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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2DS2-VASc 점수 '여성'이 정말 위험요인일까?아시아인 대상 연구결과, 여성 심방세동 환자 뇌졸중 위험 남성보다 안 높아
박선혜 기자  |  shpark@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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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승인 2017.08.16  06: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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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위험을 예측하는 지표로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하는 평가도구가 CHA2DS2-VASc 점수다.

2010년 유럽심장학회(ESC)와 2014년 미국심장협회·심장학회·부정맥학회(AHA·ACC·HRS)는 CHA2DS2-VASc 점수를 뇌졸중 위험도 평가도구로 처음 권고했고, 대한부정맥학회(전 대한심장학회 부정맥연구회)도 지난 2015년 성명서를 통해 CHA2DS2-VASc 점수를 제시하면서 미국·유럽과 같은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서양인을 기준으로 한 평가도구를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인에게 그대로 적용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CHA2DS2-VASc 점수가 국내 임상에 적용된 지 약 2년이 지난 지금, 평가도구가 지닌 제한점을 국내외 연구 결과를 근거로 짚어봤다.

뇌졸중 저위험군 판별에 CHA2DS2-VASc 유용

CHA2DS2-VASc 점수는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위험을 평가해 항응고요법을 결정하는 지표다. 

앞서 임상에서는 CHADS2 점수로 뇌졸중 위험도 평가 후 항응고요법을 결정했지만, 0~1점인 뇌졸중 저위험군에서 감별진단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특히 저위험군은 어떤 위험요인을 가졌는지에 따라 위험도가 크게 달라지기에, 이들의 출혈 위험을 고려해서 항응고요법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에 학계에서는 보다 명확한 진단를 위한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이를 반영한 CHA2DS2-VASc 점수를 개발해 현재 임상에 적용하고 있다.

CHA2DS2-VASc 점수는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위험도를 △울혈성 심부전(1점) △고혈압(1점) △75세 이상(2점) △당뇨병(1점) △뇌졸중·일과성허혈발작(2점) △혈관질환(1점) △65~74세(1점) △여성(1점)을 기준으로 점수를 매겨 평가한다. 

CHADS2 점수에 △혈관질환 △65~74세 △여성을 추가, 저위험군에서 보다 세밀하게 뇌졸중 위험을 진단할 수 있도록 보완한 것이다. 

   

CHA2DS2-VASc 점수에 대한 국내외 권고안을 살펴보면, 2014년 AHA·ACC·HRS 가이드라인에서는 CHA2DS2-VASc 점수가 2점 이상이라면 와파린 또는 비-비타민 K 경구용 항응고제(NOAC) 등의 항응고요법을 권고했다(Circulation 2014;130(23):2071-2104). 1점일 경우 항응고요법을 적용해야 하는 환자군이 늘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ESC는 2016년 심방세동 관리 가이드라인을 발표, CHA2DS2-VASc 점수가 남성 2점 이상, 여성 3점 이상이면 경구용 항응고요법을 우선 권고한다고 제시했다(Eur Heart J 2016;37(38):2893-2962). 

이와 함께 CHA2DS2-VASc 점수가 남성 1점, 여성 2점인 경우 정맥혈전증 예방을 위한 경구용 항응고제의 치료 혜택이 나타나기에, 환자 특징 및 선호도를 감안 후 경구용 항응고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2015년 대한부정맥학회 성명서에는 CHA2DS2-VASc 점수가 1점 이상이면 와파린 또는 NOAC을 포함한 항응고요법을 고려할 수 있으며, 2점 이상일 경우 NOAC을 추천한다는 권고안이 담겼다(Korean Circ J 2015;45(1):9-19). 단 여성이라도 위험요인이 없다면 0점으로 간주하도록 했다.

해당 권고안을 토대로 현재 국내 임상에서는 CHA2DS2-VASc 점수가 2점 이상이면 1차 약제로 NOAC이 보험급여가 가능한 상황이다. 

아시아인 대상 연구에서 '여성' 위험요인 논란

그러나 최근 아시아인 대상 연구에서 비판막성 심방세동 '여성' 환자의 뇌졸중 위험이 높지 않다는 결과가 발표되면서, 여성 환자에게 1점을 부여해야 하는지가 도마 위에 올랐다.

서양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영국 버밍엄의대 Wagstaff AJ 교수팀이 무작위 대조군 연구 및 전향적 관찰연구들을 체계적으로 문헌고찰한 결과 심방세동 남성 환자보다 여성 환자에서 뇌졸중 발병 위험이 1.31배 높았다(QJM 2014;107:955-967).

반면 일본 도야마의대 Inoue H 교수팀이 일본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J-RHYTHM 등록연구 결과에서는 앞선 연구와 상반된 결과가 도출됐다(Am J Cardiol 2014;113:957-962). 

일본인에서는 비판막성 심방세동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보다 주요 출혈성 사건 및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각각 1.58배(P=0.027), 1.78배(P<0.002) 높았던 것이다. 혈전색전증 또는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은 성별에 따른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국내 심방세동 여성 환자, 남성보다 뇌졸중 위험 안 높다"

국내 연구팀이 진행한 연구 결과에서도 여성이 남성보다 뇌졸중 위험이 높다고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의대 최의근 교수팀(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토대로 CHA2DS2-VASc 점수에 따른 뇌졸중 위험도를 평가한 결과, 비판막성 심방세동 여성 환자는 뇌졸중 위험과 의미 있는 상관관계를 가지지 않았다(Circ J 2017;81:1158-1164).

분석에는 경구용 항응고제 복용력이 없으며 새롭게 비판막성 심방세동을 진단받은 환자 1만 846명의 데이터가 포함됐다. 평균 나이는 63.7세였고 여성이 약 47%를 차지했다. CHA2DS2-VASc 점수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높았다.

단변량 분석 결과, 여성을 제외한 CHA2DS2-VASc 점수 위험요인에서 혈전색전증 발생 위험이 증가했다. 아울러 다변량 분석 결과에서는 여성과 뇌졸중 위험 간 유의미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어 연구팀은 CHA2DS2-VASc 점수에 따른 성별 간 허혈성 뇌졸중 위험도를 평가했고, 그 결과 2점인 여성에서 허혈성 뇌졸중 발생률은 100인년(person-years)당 0.77명, 남성에서 2.55명으로 평가됐다. 1점인 경우 허혈성 뇌졸중 발생률은 각각 100인년당 0.17명과 1.47명이었다. 

즉 연구 결과만 본다면 국내 심방세동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뇌졸중 위험이 높다고 판단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연세의대 정보영·김태훈 교수팀(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과 영국 버밍엄의대 Gregory Y.H. Lip 교수팀이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도 유사하게 나타났다(Stroke 2017;48(6):1524-1530).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2002년부터 2008년까지 항응고제 치료를 받지 않은 20세 이상의 심방세동 환자 약 5900명을 2013년까지 추적관찰했다. 그 결과 허혈성 뇌졸중 위험은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보다 27% 낮았다(HR 0.73; 95% CI 0.64-0.84).

두 연구 모두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분석했기에 일부 환자군이 겹칠 수 있지만, 동일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여성을 위험요인으로 고려하기에는 제한점이 있음을 시사한다.

최의근 교수는 "같은 심방세동 환자더라도 서양인과 아시아인은 인종적 또는 문화적 차이가 존재한다. 특히 뇌졸중, 출혈 위험 등은 아시아인이 더 높다고 알려졌기에 이러한 차이가 연구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서양 여성은 아시아 여성보다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는 흡연, 알코올 등에 많이 노출돼, 남성보다 뇌졸중 위험이 더 높았던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CHA2DS2-VASc 점수 보완 위한 움직임 

이에 일각에서는 CHA2DS2-VASc 점수가 지닌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모습이다.

2015년 미국부정맥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서울의대 오세일 교수팀(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은 성별 대신 신장기능을 위험요인으로 보정한 CHA2DS2-VAK 점수를 새롭게 제시했다. 

연구팀이 CHA2DS2-VASc 점수를 이용해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 1만 5000여 명의 뇌졸중 위험도를 평가한 결과, 여성 환자에서 뇌졸중 위험이 의미 있게 높지 않았다(HR 1.05; P=0.371). 그러나 만성 콩팥병을 동반했다면 혈전색전증 위험이 1.24배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HR 1.24; P=0.02).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CHA2DS2-VASc 점수의 위험요인에서 여성 대신 만성 콩팥병을 대체한 CHA2DS2-VAK 점수를 제시했으며, 두 점수를 비교한 결과 CHA2DS2-VAK 점수를 활용했을 때 혈전색전증 위험을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이와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 히로사키의대 Hirofumi Tomita 교수팀은 지난 2015년 CHA2DS2-VASc 점수의 위험요인에서 여성을 제외한 CHA2DS2-VA 점수를 내세웠다(Circ J 2015;79:1719-1726).

CHA2DS2-VASc 점수와 CHA2DS2-VA 점수의 혈전색전증 위험을 비교한 결과, 성별을 고려하지 않았을 때 2년간 혈전색전증 위험을 효과적으로 평가할 수 있었다.

"점수체계 유지하되 보험급여 기준 확대해야"

이처럼 학계에서는 CHA2DS2-VASc 점수를 보완해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위험을 보다 면밀히 평가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현재 CHA2DS2-VASc 점수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대부분 국가에서 활용하는 CHA2DS2-VASc 점수 외에 여러 평가도구를 만들 경우 오히려 임상에서 혼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 연구 결과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뇌졸중 위험이 높지 않으므로 현재 CHA2DS2-VASc 점수를 지속하면서 이에 따른 보험급여 기준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보험급여 기준에서는 CHA2DS2-VASc 점수가 2점 이상일 때 NOAC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어, 여성은 위험요인이 하나만 있어도 대상이 되지만 남성은 두 가지 이상이어야 급여 적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국내 연구 결과만 두고 본다면 여성이 남성보다 뇌졸중 위험이 높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의근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CHA2DS2-VASc 점수가 2점 이상일 경우 NOAC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다. 즉 남성은 위험요인이 두 가지 이상이어야 NOAC을 약값 부담 없이 복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연구 결과만 본다면 여성이 남성보다 뇌졸중 위험이 높지 않았다. 향후 이에 대한 연구 결과가 쌓인다면 현재 NOAC의 보험급여 기준 변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제의했다.

고려의대 최종일 교수(안암병원 순환기내과)는 "2016년 ESC 가이드라인에서는 근거 수준은 약하지만 CHA2DS2-VASc 점수가 1점인 남성 또는 2점인 여성에게 NOAC을 포함한 항응고요법을 권고하고 있다"면서 "CHA2DS2-VASc 점수가 1점인 남성에서도 NOAC이 유용할 수 있으나 이들에서 출혈 위험도를 면밀히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NOAC 보험급여가 확대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 및 논의가 더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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