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후향적 연구 결과, 뇌졸중 발병 전 적절한 항응고요법 받지 않아

 

심방세동 과거력이 있는 뇌졸중 환자 중 84%가 뇌졸중 발병 전 적절한 항응고요법을 받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듀크임상연구기관 Ying Xian 교수는 "대규모 후향적 연구 결과, 항응고요법을 받으면 뇌졸중 위험이 낮아진다는 근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방세동 과거력이 있는 뇌졸중 환자 대다수가 항응고요법을 받지 않거나 적절하게 약물을 복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적절한 항응고요법을 받은 환자들에서 뇌졸중 중증도가 개선되고 사망 위험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결과는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3월 14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구팀은 심방세동 과거력이 있는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적절한 항응고요법을 받은 환자 비율과 항응고요법에 따른 뇌졸중 중증도 및 병원 내 예후를 분석했다.

연구는 미국심장협회(AHA)에서 시행한 뇌졸중에 관한 질적 개선 프로그램인 'Get With The Guidelines-Stroke'에 등록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총 9만 4474명 환자가 이번 분석에 포함됐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79.9세였다.

분석 결과, 전체 환자 중 뇌졸중 발병 전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적절한 항응고요법을 받은 환자는 약 16%에 불과했다.

혈액응고수치(INR)가 2 이상으로 상용량 와파린을 복용한 환자는 7.6%, 비-비타민K 길항제 경구용 항응고제(NOAC)를 복용한 환자는 8.8%에 그쳤다.

즉 84%가량의 환자들은 뇌졸중 발병 전 적절한 항응고요법을 받지 않은 것이다. 이중 항혈소판요법만 받은 환자가 40%로 가장 많았고, 어떠한 항응고요법도 받지 않은 환자가 30%, INR 2 미만으로 상용량 와파린을 복용하지 않은 환자가 13.5%를 차지했다.

게다가 뇌졸중 발병 전 뇌졸중 위험을 평가하는 CHA2DS2-VASc 점수가 2점 이상의 고위험군에서도 83.5%가 상용량 와파린 또는 NOAC을 복용하지 않았다.

Xian 교수는 논문을 통해 "일부 환자는 출혈 위험이 높거나 낙상 위험이 커서 적절한 항응고요법을 받지 못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3분의 2 이상이 뇌졸중 예방 치료를 받아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없다"고 피력했다.

부적절한 항응고요법 시 뇌졸중 발병률·사망률 ↑

이어 연구팀은 항응고요법 시행 여부에 따른 뇌졸중 중증도 및 예후를 비교했다.

그 결과, 교란인자를 보정하지 않았을 때 중등도~중증 뇌졸중 발병률은 상용량 와파린 복용군에서 15.8%, NOAC 복용군에서 17.5%를 차지했다.

하지만 항응고요법을 받지 않은 군에서는 27.1%, 항혈소판요법만 받은 군에서는 24.8%, 상용량 와파린을 복용하지 않은 군에서 25.8%로, 적절한 치료를 받았을 때보다 발병률이 약 10% 더 높았다.

이와 함께 병원 내 사망률에서도 적절한 항응고요법을 받은 환자군과 받지 않은 환자군에서 2~3%의 차이가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사망률은 상용량 와파린 복용군에서 6.4%, NOAC 복용군에서 6.3%였다. 그러나 항응고요법을 받지 않은 군에서는 9.3%, 항혈소판요법만 받은 군에서는 8.1%, 상용량 와파린을 복용하지 않은 군에서는 8.8%가 사망했다.

잠재적 교란인자를 보정한 후 평가한 중등도~중증 뇌졸중 발병 위험에서도 상용량 와파린 복용군과 NOAC 복용군, 항혈소판요법만 받은 군이 항응고요법을 받지 않은 군과 비교해 각각 44%, 33%, 12% 감소했다.

아울러 병원 내 사망 위험도 각각 25%, 21%, 17%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Xian 교수는 "적절한 항응고요법을 받은 심방세동 환자에서 중등도~중증 뇌졸중이 더 적게 발생할 뿐만 아니라 장애 및 사망 위험도 낮았다"면서 "심방세동 환자가 가이드라인을 잘 준수한다면 미국 내 뇌졸중 환자 수 및 중등도는 상당히 감소할 것이다. 1년에 5만 8000명~8만 8000명이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