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한 당뇨병 환자 A1C 감소…특히 염증수치 높을수록 효과 극대화

천식·알레르기 비염 치료제인 암렉사녹스(amlexanox)가 비만에 이어 당뇨병 치료 효능까지 입증하면서 약제 기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미국 미시건 대학 Elif Oral 교수팀은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NAFLD) 환자가 암렉사녹스를 12주간 복용했더니, 당화혈색소(A1C)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면서 "암렉사녹스의 A1C 감소효과는 제2형 당뇨병 환자가 DD4-억제제를 복용했을 때 보인 A1C 감소효과와 거의 비슷했다"고 밝혔다(Cell Metabolism Volume 26, Issue 1, 5 July 2017 ).과연 암렉사놀스의 어떤 기전이 체중은 줄이고 혈당은 개선시킨 것일까?

체내 염증수치 높은 환자 약효 더 뛰어나

연구팀은 아직 매커니즘은 불명확하지만, 환자의 체내 '염증 수치(levels of inflammation)'를 눈여겨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연구결과에서도 체내 염증수치가 높은 환자일수록 암렉사녹스 효과가 더욱 극대화됐는데, 암렉사녹스가 비만세포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다양한 분자를 억제시킨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과거에도 알레르기 치료에 흔히 쓰이는 항히스타민제인 푸마르산 케토티펜(ketotifen fumarate)과 크로몰린(cromolyn)이 비만세포를 억제해 당뇨병 관련 증상도 크게 개선됐음을 확인했다.

실험쥐를 대상으로 실험에서 두 약물을 복용한 쥐가 약물을 복용하지 않은 쥐와 비교했을 때 비만세포 수가 줄어 체중감량 효과가 나타났으며, 당뇨병 관련 증상도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제1저자인 Oral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염증수치가 높을수록 암렉사녹스 효과가 더욱 상승했음을 확인했다. 이전 동물실험에서도 염증수치가 높은 실험쥐에서 똑같은 효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Oral 교수는 또 "이미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암렉사녹스가 만성염증에 잘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매우 흥미로운 결과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실험쥐에게 암렉사놀스의 효능 및 안전성을 확인한 뒤, NAFLD 환자 42명을 암렉사놀스군과 위약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추가 연구를 진행했다. 환자들은 암렉사놀스 50㎎ 또는 위약을 12주동안 매일 3번씩 복용했다.

그 결과 암렉사녹스를 복용한 환자가 위약 대비 A1C가 0.5% 가까이 감소한 것은 물론(P = .05), 프록토사민(fructosamine)도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P = 0.024).

프록토사민은 안정된 케토아민의 혈청 내의 당화단백질로, 혈색소 이상이나 빈혈에 영향을 받지 않고, 헤모글로빈이 아닌 알부민의 반감기에 영향을 받아서 수 주 이내 혈당 변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암렉사녹스를 복용한 대상군은 그렇지 않은 이와 비교했을 때 공복혈당은 감소하고 인슐린 감수성은 향상됐다.

특히 암렉사녹스 복용군 가운데 2~4주안에 체중감량 및 혈당개선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 환자도 있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인터루킨(IL-6)이 높았다. 즉 염증 수치가 높았다는 것.

반면 알렉사녹스를 복용한 7명에서 부작용으로 발진이 나타났지만, 치료를 시행해 2주 이내 회복됐다. 발진 외에 다른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식욕 억제시키는 것이 아닌, 대사 높이는 효과 발휘

암렉사녹스는 IKK 및 TBK1 이라는 두 단백질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수년전 염증 수치가 높은 비만한 실험쥐를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도 체중을 비롯한 인슐린 저항성, 지방간 등을 개선시켰다.

미국 미시건대학 Alan Saltiel 박사팀이 암렉사녹스의 항염증 작용을 규명한 연구로, 암렉사녹스를 실험쥐에 투여했더니, 체중이 효과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Nature Communications 2013).

비만이 되면 간과 지방조직에서 염증상태가 만성화가 되면서 호르몬 작용에도 이상이 생겨 비만 관련 증상이 악화된다. 반면 암렉사녹스를 복용한 실험쥐에서는 만성염증상태가 유의미하게 개선되면서, 체중감량효과는 물론, 실험쥐가 비만해지면서 악화된 인슐린 저하성, 지방간 역시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흥미로운 점은 암렉사녹스를 복용한 쥐는 열량이 높은 음식을 지속적으로 섭취해도 체중이 줄었다. 이를두고 연구팀은 "암렉사녹스가 식욕을 단순히 억제시킨 것이 아니라, 대사를 조절하는 유전자 발현을 일으켜 신진대사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Oral 교수는 "암렉사녹스는 오래동안 안전성이 입증된 비교적 안전한 치료제인만큼, 비만과 당뇨병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제로 활용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기대했다.

염증수치 높은 환자 위한 약물 적정용량 알아보는 연구 진행

한편 Oral 교수팀은 염증 수치가 높은 비만한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암렉사녹스의 효능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염증수치가 정확히 얼만큼 높은 환자들에서 약효가 나타나는지부터 암렉사녹스의 최적의 용량이 어떻게 되는지를 연구를 통해 알아본다는 게 연구팀 향후 계획이다.

Oral 교수는 "염증 수치가 높은 환자에서 약물이 더욱 잘 반응한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에 이어 비만한 당뇨병 환자에서도 확인한 만큼 향후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암렉사녹스를 이용해 비만한 당뇨병 환자의 맞춤형 치료 가능성도 함께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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