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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①]약물의 변신은 무죄…'신약재창출'로 새 옷 입기안전성 검증된 약물서 새 적응증 발굴…시간·비용 크게 줄고 성공 가능성 높여
박미라·박선혜 기자  |  shpark@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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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승인 2017.07.17  06: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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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국가가 인구 고령화, 새로운 질환 증가 등으로 신약 개발을 갈망하고 있다. 이에 의료계 및 제약업계 등에서는 이러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막대한 시간과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자한다.

하지만 수많은 신약 후보물질 중에서 최종적으로 적응증을 획득할 수 있는 물질을 찾기란 모래 속에서 진주를 찾는 것처럼 쉽지 않다. 2012년 세계제약협회연맹(IFPMA)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신약 후보물질 5000~1만 종 중 전임상에 도입한 물질은 250여 종에 불과하며 최종적으로 승인받는 약물은 단 1종뿐이다.

이에 의료계 및 제약업계가 다른 전략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른바 '신약재창출(Drug Repositioning)'. 신약재창출이란, 이미 적응증을 획득해 시판되고 있거나 임상에서 효능 부족 등의 이유로 신약으로서 인정받지 못한 약물을 재평가해 새로운 적응증을 찾아 신약으로 개발하는 방법이다.

본지에서는 신약 재창출이 갖는 의미와 필요성을 짚어보고, 신약재창출로 성과를 본 약물부터 새로운 적응증을 찾기 위해 순항 중인 약물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함께 알아봤다.

<기획-1> 약물의 변신은 무죄…'신약재창출'로 새 옷 입기
<기획-2> "꺼진 불도 다시 보자" 새 적응증으로 '재점화'
<기획-3> 신약재창출 가능성 보이는 약물은?

신약 개발보다 성공 가능성 높아

신약재창출은 임상 과정에서 안전성이 검증된 약물을 대상으로 하기에 새로운 후보물질로 신약을 개발하는 것보단 성공 가능성이 높다.

신약재창출이 가능한 이유는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먼저 약물이 한 가지 표적 단백질만 조절하지 않고 다른 표적 단백질도 조절할 수 있다는 가정에서다. 두 번째로는 특정 표적 단백질이 한 질환만 치료하는 게 아니라 여러 질환도 치료할 수 있다는 가능성 덕분이다.

과거에는 신약재창출의 범위를 약물 용법이나 용량 등을 바꾸는 정도로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약물 제형, 화학구조 변경 등을 통해 약물 전달 속도, 효과, 안전성 등을 향상시키는 경우도 신약재창출로 보고 있다.

잠재적 파이프라인 풍부

신약재창출이 신약개발 시장에서 부각되는 이유는 개발 기간과 비용에 있다. 적응증을 획득하거나 효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전임상을 포함한 여러 임상 단계를 거쳤기에,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기 위한 스크리닝 과정부터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

또 약물독성검사에서 안전성이 검증됐고 임상 승인에 필요한 독성자료도 가지고 있어 새로운 적응증에서 효과를 보이는 용량을 확인하는 임상2상부터 시작할 수 있다. 

임상1상에서 후보물질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기간이 평균 7~8년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약개발까지의 상당한 시간이 줄어드는 셈이다. 

이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신약재창출에 활용할 수 있는 잠재적 파이프라인이 풍부하다는 점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

2014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주요국의 신약재창출 동향과 전망' 보고서에 의하면 현재 신약개발에 실패해 사장된 신약 후보물질은 2000여 종에 달하며, 매년 150~200종씩 늘어나고 있다. 이미 적응증을 받은 약물까지 생각한다면 활용할 수 있는 후보물질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일본, 정부가 직접 나서 추진

미국에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 잠들어 있는 신약 후보물질 깨우기에 나섰다. 2012년 미국국립보건원(NIH)은 제약사들이 더는 개발하지 않는 신약 후보물질 약 20종에 대해 연구제안을 받고 8개 과제를 선정해 총 2000만달러의 연구비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 2014년 신약재창출을 통해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프로젝트에 돌입했고, 연구과제당 최대 5000만엔을 2~3년간 지원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도 신약재창출을 통한 신약개발에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일본과 비교해 보유하고 있는 오리지널 약 또는 후보물질이 많지 않고 글로벌 제약사를 제대로 갖지 못했지만, 신약재창출을 통해 우리나라만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울산의대 송재관 교수(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는 "전체 매출 1조원이 넘는 제약사가 드문 국내 상황에서 신약개발은 무척 어려운 일"이라며 "하지만 신약재창출은 개발이나 독성에 대한 검증단계를 통과한 유효물질을 대상으로 새로운 적응증을 확립하기 때문에 개발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글로벌 제약사를 제대로 갖지 못한 국내 상황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으므로 집중해야 하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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