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대병원이 고 백남기 농민 사망 원인을 병사에서 외인사로 바꾸면서 머리를 숙였지만 백 번 양보해도 제대로 된 사과로 보기 어렵다.  

지난해 서울대병원은 주치의인 백선하 교수가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 원인을 병사라고 주장할 때, 그 분야 최고 전문가이고 주치의의 소견이라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당시 서울대병원 내부의 많은 의사와 외부 전문가들이 외인사라는 의견을 제시했을 때도 서울대병원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후 정권이 바뀌고 최근 서울대병원은 의료윤리위원회를 열고 사망진단서를 쓴 전공의에게 수정권고를 했고, 전공의가 이를 받아들여 사망진단서는 병사에서 외인사로 변경됐다. 

그런데 백 교수는 지금까지 사망진단서에 병사로 기록하도록 했던 자신의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왜 서울대병원은 이번에는 최고의 전문가 의견에 맞서는 걸까! 

서울대병원이 시기에 따라, 상황에 따라 혹은 정권에 따라 전문가 의견을 달리 대하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서울대병원의 사과 방식도 옹졸했다.  

고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 사건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김연수 진료부원장이 병사에서 외인사로 변경한다는 브리핑을 하고 고개를 숙였다.

모든 상황의 중심에서는 서울대병원의 수장인 서창석 원장이 있다. 당연히 서 원장이 국민 앞에서 설명하고 사과했어야 한다.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할 줄 모르는 서울대병원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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