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도·소음도 증가 시 심혈관질환 바이오마커 농도 높아져

자동차가 많은 도로 근처와 같이 이산화질소,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 농도가 높고 시끄러운 곳에 사는 사람들은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의대 Yutong Cai 교수는 "대기오염도와 소음도가 높은 곳에 사는 사람에서 심혈관질환 관련 바이오마커 농도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고 European Heart Journal 지난달 31일자 온라인판에 실린 논문을 통해 밝혔다.

대기오염은 뇌졸중, 천식, 심혈관질환 등의 발병 원인으로 꼽히는 위험요인 중 하나다. 소음공해는 혈압상승, 수면장애, 스트레스 등으로 이어져 문제가 되는 요인으로, 자동차가 많은 도로 근처 또는 비행기가 지나가는 곳 등에서 소음도는 60dB 이상의 높은 수준을 보인다.

그러나 대기오염과 소음공해는 주로 동시에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두 요인과 심혈관질환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는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대기오염과 소음공해가 심혈관질환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심혈관질환 바이오마커를 통해 예측했다.

연구에는 노르웨이 및 네덜란드에 거주 중인 20세 이상의 14만 4000여 명 데이터가 포함됐다. 연구팀은 혈액검사를 통해 바이오마커인 C-반응성 단백질(C-Reactive Protein, CRP), 혈당, 혈중 지질 등을 확인해 대기오염 및 소음공해와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대기오염 및 소음공해와 심혈관질환과의 정확한 상관관계를 분석하고자 연구팀은 나이, 성별, 음주, 흡연 등과 같이 바이오마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생활습관 요소를 보정했다.

최종 결과 소음도가 5dB 증가할수록 CRP 농도는 1.1%(95% CI 0.02~2.2), 중성지방은 0.7%(95% CI 0.3~1.1), HDL-콜레스테롤은 0.5%(95% CI 0.3~0.7)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음도 보정 후 대기오염에 따른 바이오마커 농도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미세먼지(PM10) 농도가 2.0㎍/㎥ 증가 시 중성지방 농도는 1.9%(95% CI 1.5~2.4) 높아졌다.

아울러 이산화질소 농도가 7.4㎍/㎥ 높아지면 중성지방 농도는 2.2%(95% CI 1.6~2.7), CRP 농도는 1.9%(95% CI 0.5~3.3) 증가했다.

이러한 연관성이 나타난 메커니즘에 대해 연구팀은 대기오염 및 소음공해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생리학적, 심리학적 상태가 악화되면서 심혈관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것으로 예측했다. 장기간 수면 부족, 스트레스 호르몬 생성 등과 같은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이 증가하면서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Cai 교수는 한 외신(Medical Xpress)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에서는 대기오염뿐만 아니라 소음공해도 심혈관 건강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임을 확인했다"면서 "향후 대기오염과 소음공해를 구별해 각각에 따른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을 평가한 연구가 필요하며, 앞으로 환경적 위험요인에 대해 심혈관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공공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공동저자인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의대 Susan Hodgson 교수는 "이번 연구를 계기로, 향후 대기오염 및 소음공해가 심혈관질환 발병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입증한 추가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구팀은 성별, 체중, 고혈압 및 당뇨병 동반 여부 등에 따라 대기오염과 소음공해가 심혈관질환 바이오마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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