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바이오의약품 글로벌 매출이 국내시장 3배…형보다 나은 아우 나올까
램시마, 70개국서 판매허가…북유럽 시장 90% 점유
이처럼 합리적인 비용과 다양한 치료옵션 제공 등의 장점을 내세운 바이오시밀러가 줄줄이 대기하는 가운데 앞서 출시된 제품들의 활약상은 어떨까?
바이오시밀러 선두주자로 꼽히는 램시마는 한국과 일본, 유럽, 캐나다 등 70여 개국에서 판매허가를 받았으며 유럽시장의 약 30% 이상을 점유하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특히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의 시장 점유율은 출시 후 약 9개월 만에 30%에 도달했고, 노르웨이와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에서는 점유율이 90% 수준에 이른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형보다 나은 아우의 탄생이다.
여기에 작년 12월 유럽크론병대장염학회(European Crohn’s and Colitis Organization)에서 발표된 염증성장질환 환자 치료 시 오리지널에서 바이오시밀러로 전환 가능하다는 내용의 성명서는 램시마의 성장에 한 층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는 미국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12월부터 미국에서 본격 처방되기 시작한 램시마(미국 제품명 인플렉트라)는 3월 현지 처방액이 441만 달러(50억원)을 기록했으며 전달 158만 달러(18억원)보다 179% 증가했다. 아직 미국시장 진입 초기단계인 만큼 향후 처방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암젠의 백혈구 생성 촉진제 ‘뉴포젠(필그라스팀)’은 바이오시밀러 ‘작시오’의 등장으로 작년 6월 기준 유럽 점유율이 2006년 대비 72% 급감했다. 반면 치료제시장은 123% 증가해 작시오의 활약을 짐작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첫 번째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는 지난해 11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만 7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 다른 바이오시밀러 '플릭사비'의 1분기 매출은 약 20억원으로 집계됐다.
유진투자증권 곽진희 연구원은 "유럽에서 베네팔리 시장은 덴마크가 87%로 가장 크고, 노르웨이 74%, 스웨덴 41%, 영국 29% 등"이라며 "국가별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면서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링거인겔하임과 릴리의 바이오시밀러 베이사글라는 일본에서 출시 6개월 만에 기저인슐린 시장의 10.9%를 점유했고 지난해 4분기 약 20%까지 성장했다.
국내 시장, 걸음마 단계...MSD의 '고전'
지난 2010년 한국정부는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2020년까지 바이오시밀러 시장점유율을 22%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앞서 2009년에는 바이오시밀러 허가규정도 도입했다.
그러나 현재 국내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는 제품 수도 적고, 램시마외에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IMS헬스 데이터에 따르면 램시마는 2012년 하반기 출시 이후 2013년 매출은 30억원, 2014년 91억원, 2015년 119억원을 기록했다. 작년에는 160억원을 올렸으며 올해는 200억원의 매출이 기대된다.
반면 삼성바이오에피스와 MSD가 손 잡은 바이오시밀러 브렌시스의 성적은 초라하다.
2015년에 출시된 브렌시스는 작년 2억원 실적을 올리는 데 그쳤다. 램시마가 출시된 이듬해 30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0분의 1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두 번째 바이오시밀러 렌플렉시스는 2016년 6월 출시로 아직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들 제품의 국내 판매는 한국MSD에서 담당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생각보다 부진한 실적에 바이오시밀러 영업·마케팅 조직의 위기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MSD 관계자는 "제품 영업활동에 들어가는 비용을 축소하려는 계획이지 부서의 해체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기대했던 것보다 제반 여건상 제품을 투여할 환자 수가 많지 않다"며 "그러나 오리지널 대비 제품의 효과는 자신 있다.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베이사글라가 국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가세했다. 최초의 인슐린 바이오시밀러 타이틀을 내세워 인슐린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 비해 국내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제한적이고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며 "회사들이 시장성이 높은 글로벌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국내 상황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오시밀러, 강점이자 약점은 '약가'
제네릭의약품이 내세우는 강점인 '약가'는 바이오시밀러에서도 적용된다. 오리지널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정부의 의료재정은 물론 환자의 경제적 부담도 줄여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바이오시밀러의 약가는 약점이 되기도 해 가격설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0월 약가제도 개편을 통해 혁신형기업이 개발하고 일부 조건이 충족된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80%까지 약가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기존 70%에서 10% 상향조정된 것.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0억달러가 소요되는데, 바이오시밀러는 1~2억달러밖에 들지 않는다. 신약개발 10~20% 수준의 개발비로 약가는 최대 80%까지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허쥬마150mg와 트룩시마(0.5g/50mL)는 각각 37만 2692원과 93만 4655원에 등재됐다. 회사는 최대 80%까지 받을 수 있지만 가격 경쟁력을 고려해 72% 수준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반면 베이사글라의 보험상한가는 1만 714원으로 오리지널인 란투스 1만 2245원의 87.5% 수준이다. 일본에서 출시된 베이사글라는 오리지널 약가 대비 70%, 유럽은 50%인데 반해 국내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고려의대 김신곤 교수(안암병원 내분비내과)는 베이사글라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오리지널 대비 저렴한 것은 맞지만 개인적으로 가격 차이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특히 바이오시밀러의 안전성과 대체 가능성을 입증한 임상현장에서의 처방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이라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의료진의 인식개선과 함께 약가는 주 무기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릴리 관계자는 "국내 출시된 바이오시밀러의 처방경험과 시장 안착에 대한 평가는 다르다. 가경 경쟁력이 크지 않음에도 비교적 순조롭게 안착한 제품도 있다"며 "평생 관리가 필요한 당뇨병 환자들이나 투여량이 많은 환자의 경제적인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