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바이오의약품 글로벌 매출이 국내시장 3배…형보다 나은 아우 나올까

바이오의약품과 안전성·유효성 측면에서 치료효과가 동등한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IMS헬스데이터는 바이오시밀러가 미국과 유럽 5개 주요 상위 시장에서 2020년까지 1110억달러(약 125조원)의 절약효과를 낳을 것으로 추산했다.신약개발 대비 R&D 비용 부담이 적고, 성장 가속화 등 장밋빛 미래가 예고됨에 따라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국내 업체들은 물론 릴리, 화이자, 암젠 등 오리지널 의약품을 보유한 빅파마들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집중하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현재까지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조망해보고 국내 상황을 살펴봤다.7개 바이오의약품 매출 63조원...국내 제약시장 3배조 단위의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의약품 중 절반 이상은 바이오의약품이 차지하고 있다.이벨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바이오시밀러 개발 타깃이 되고 있는 오리지널 약인 휴미라(아달리무맙)와 엔브렐(에타너셉트), 레미케이드(인플릭시맙), 리툭산(리툭시맙), 란투스(인슐린제제), 아바스틴(베바시주맙), 허셉틴(트라스트주맙)의 올해 매출 합은 약 561억 달러(약 63조원)로 추산된다.국내 제약시장 규모가 19조원인 것과 비교하면 7개 제품이 3배가 넘는 매출을 올리는 셈이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약인 휴미라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171억 달러(약 19조원)로 국내 제약시장과 맞먹는 수치다. 그러나 이들 바이오의약품들의 특허기간이 만료됐거나 만료를 앞두고 있어 성장세는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이다.바이오시밀러, 어디까지 왔나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위협하는 바이오시밀러의 개발단계는 어디까지 왔을까?매출 순위로 살펴보면, 개발 중인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만 30여개가 넘고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곳도 10개사 이상이다.암젠이 '암제비타'로 작년 9월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해 가장 선두에 섰다. 삼성바이오에피스 ‘SB5’도 지난해 유럽의약국(EMA) 허가신청을 진행했다. 애브비가 유럽에서 2022년까지 특허만료연장 방어전략을 펼쳤음에도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달 특허무효소송에서 1년 만에 승소판결을 이끌었다. 이에 SB5가 허가승인을 획득할 경우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비호지킨 림프종 치료제 ‘리툭산’은 2013년 유럽에서 특허가 만료됐다. 셀트리온이 리툭산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를 개발해 지난 2015년 EMA 허가를 신청했으며 최근 영국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이어 산도스가 ‘GP2013 EMA’의 허가단계를 밟고 있는 중이며, 화이자(PF-0528085), 암젠(AMP798), 머크(MK-8088), 테바(TL011) 등이 임상3상 에 있다.폐암 치료제 ‘아바스틴’은 암젠과 엘러간의 ‘ABP215’가 작년 말 FDA, EMA 허가신청을 접수했으며 베링거인겔하임(BI 695502)과 삼성바이오에피스(SBB), 화이자(PF-06439535)도 개발에 뛰어들었다.유방암 치료제인 ‘허셉틴’은 바이오시밀러 허가신청이 줄을 잇고 있다. 셀트리온 ‘허쥬마’가 2014년 일찌감치 국내 허가를 획득한 데 이어 지난해 EMA 허가를 신청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SB3)와 밀란/바이오콘(MYL-14010·인도 제품명 헤르트라즈) 등도 미국과 유럽 등에 허가신청을 마쳤다. 이미 누적매출 1조원을 넘어선 ‘램시마’의 오리지널 ‘레미케이드’는 유럽시장의 상당부분을 위협받고 있다. 앞서 언급한 램시마가 이미 2013년에 발매됐으며 삼성바이오에피스 '플릭사비'도 출시됐다. 화이자/산도스도 지난해 9월 3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출시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또 다른 자가면역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선두다. 작년 1월 유럽에서 '베네팔리' 판매허가를 획득했으며 이후 호주, 캐나다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산도스에서 개발한 '에렐지'가 작년 미국에서 최초로 허가를 받았지만 미국에서의 특허기간이 2028년까지 보장됨에 따라 유럽시장 공략이 중요해 보인다.인슐린제제 ‘란투스’는 릴리/베링거인겔하임의 ‘베이사글라’가 한국과 유럽, 일본에 출시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머크의 ‘SB9’도 유럽과 미국에 허가신청을 마친 상태다.
 

램시마, 70개국서 판매허가…북유럽 시장 90% 점유

이처럼 합리적인 비용과 다양한 치료옵션 제공 등의 장점을 내세운 바이오시밀러가 줄줄이 대기하는 가운데 앞서 출시된 제품들의 활약상은 어떨까?

바이오시밀러 선두주자로 꼽히는 램시마는 한국과 일본, 유럽, 캐나다 등 70여 개국에서 판매허가를 받았으며 유럽시장의 약 30% 이상을 점유하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특히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의 시장 점유율은 출시 후 약 9개월 만에 30%에 도달했고, 노르웨이와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에서는 점유율이 90% 수준에 이른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형보다 나은 아우의 탄생이다.

여기에 작년 12월 유럽크론병대장염학회(European Crohn’s and Colitis Organization)에서 발표된 염증성장질환 환자 치료 시 오리지널에서 바이오시밀러로 전환 가능하다는 내용의 성명서는 램시마의 성장에 한 층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는 미국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12월부터 미국에서 본격 처방되기 시작한 램시마(미국 제품명 인플렉트라)는 3월 현지 처방액이 441만 달러(50억원)을 기록했으며 전달 158만 달러(18억원)보다 179% 증가했다. 아직 미국시장 진입 초기단계인 만큼 향후 처방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암젠의 백혈구 생성 촉진제 ‘뉴포젠(필그라스팀)’은 바이오시밀러 ‘작시오’의 등장으로 작년 6월 기준 유럽 점유율이 2006년 대비 72% 급감했다. 반면 치료제시장은 123% 증가해 작시오의 활약을 짐작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첫 번째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는 지난해 11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만 7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 다른 바이오시밀러 '플릭사비'의 1분기 매출은 약 20억원으로 집계됐다.   

유진투자증권 곽진희 연구원은 "유럽에서 베네팔리 시장은 덴마크가 87%로 가장 크고, 노르웨이 74%, 스웨덴 41%, 영국 29% 등"이라며 "국가별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면서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링거인겔하임과 릴리의 바이오시밀러 베이사글라는 일본에서 출시 6개월 만에 기저인슐린 시장의 10.9%를 점유했고 지난해 4분기 약 20%까지 성장했다.  

 

국내 시장, 걸음마 단계...MSD의 '고전'

지난 2010년 한국정부는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2020년까지 바이오시밀러 시장점유율을 22%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앞서 2009년에는 바이오시밀러 허가규정도 도입했다. 

그러나 현재 국내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는 제품 수도 적고, 램시마외에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IMS헬스 데이터에 따르면 램시마는 2012년 하반기 출시 이후 2013년 매출은 30억원, 2014년 91억원, 2015년 119억원을 기록했다. 작년에는 160억원을 올렸으며 올해는 200억원의 매출이 기대된다. 

반면 삼성바이오에피스와 MSD가 손 잡은 바이오시밀러 브렌시스의 성적은 초라하다. 
2015년에 출시된 브렌시스는 작년 2억원 실적을 올리는 데 그쳤다. 램시마가 출시된 이듬해 30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0분의 1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두 번째 바이오시밀러 렌플렉시스는 2016년 6월 출시로 아직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들 제품의 국내 판매는 한국MSD에서 담당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생각보다 부진한 실적에 바이오시밀러 영업·마케팅 조직의 위기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MSD 관계자는 "제품 영업활동에 들어가는 비용을 축소하려는 계획이지 부서의 해체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기대했던 것보다 제반 여건상 제품을 투여할 환자 수가 많지 않다"며 "그러나 오리지널 대비 제품의 효과는 자신 있다.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베이사글라가 국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가세했다. 최초의 인슐린 바이오시밀러 타이틀을 내세워 인슐린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 비해 국내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제한적이고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며 "회사들이 시장성이 높은 글로벌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국내 상황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오시밀러, 강점이자 약점은 '약가'

제네릭의약품이 내세우는 강점인 '약가'는 바이오시밀러에서도 적용된다. 오리지널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정부의 의료재정은 물론 환자의 경제적 부담도 줄여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바이오시밀러의 약가는 약점이 되기도 해 가격설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0월 약가제도 개편을 통해 혁신형기업이 개발하고 일부 조건이 충족된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80%까지 약가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기존 70%에서 10% 상향조정된 것.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0억달러가 소요되는데, 바이오시밀러는 1~2억달러밖에 들지 않는다. 신약개발 10~20% 수준의 개발비로 약가는 최대 80%까지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허쥬마150mg와 트룩시마(0.5g/50mL)는 각각 37만 2692원과 93만 4655원에 등재됐다. 회사는 최대 80%까지 받을 수 있지만 가격 경쟁력을 고려해 72% 수준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반면 베이사글라의 보험상한가는 1만 714원으로 오리지널인 란투스 1만 2245원의 87.5% 수준이다. 일본에서 출시된 베이사글라는 오리지널 약가 대비 70%, 유럽은 50%인데 반해 국내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고려의대 김신곤 교수(안암병원 내분비내과)는 베이사글라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오리지널 대비 저렴한 것은 맞지만 개인적으로 가격 차이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특히 바이오시밀러의 안전성과 대체 가능성을 입증한 임상현장에서의 처방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이라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의료진의 인식개선과 함께 약가는 주 무기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릴리 관계자는 "국내 출시된 바이오시밀러의 처방경험과 시장 안착에 대한 평가는 다르다. 가경 경쟁력이 크지 않음에도 비교적 순조롭게 안착한 제품도 있다"며 "평생 관리가 필요한 당뇨병 환자들이나 투여량이 많은 환자의 경제적인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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