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란인자 보정 후 분석 결과, 베타차단제와 태아의 선천성 심장병 사이 연관성 없어

임신부가 임신 기간에 베타차단제를 복용해도 태아 심장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규모 회고적 연구를 진행한 결과, 베타차단제를 복용한 모체에서 태어난 아이는 선천성 심장병 발병 위험이 의미 있게 증가하지 않았다.

이는 모체의 동반질환, BMI 등 교란인자를 모두 보정해 분석한 결과로 베타차단제가 태아의 심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했다.

앞서 2013년에 발표된 메타분석에서는 임신 첫 3개월 동안 베타차단제를 복용한 모체에서 태어난 아이는 심장장애 위험이 2배 이상 높았다. 하지만 분석에 포함된 연구가 적었기에, 베타차단제와 태아의 심장건강의 연관성을 확실하게 입증할 수 있는 추가 연구가 필요했다(Hypertension 2013;62(2):375~381).

이에 미국 카이저 퍼머넌트 메디컬센터 Ming-Sum Lee 박사팀은 2003~2014년에 단일 병원에서 태어난 단생아를 대상으로 모체의 베타차단제 복용이 태아의 선천성 심장병 발병에 영향을 주는지 분석했다.

약 40만 명의 태아가 연구에 포함됐다. 이들의 모체 중 5000명가량(1.3%)이 임신 기간에 베타차단제를 복용했다(베타차단제 복용군). 이 중 약 2600명(0.7%)은 임신 첫 3개월 이내에 치료제를 복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모체가 복용한 베타차단제는 라베타롤(3357명)이 가장 많았고, 아테놀올(638명), 프로프라놀올(489명), 메토프롤롤(324명)이 뒤를 이었다.

모체의 특징을 살펴보면, 베타차단제 복용군의 평균 나이는 비복용군보다 1.4세 더 많았고(평균 31.1세 vs 29.7세), 체질량지수(BMI)가 높았다(평균 31.6kg/㎡ vs 26.2kg/㎡). 아울러 고혈압, 자간전증, 고지혈증, 심부전 등을 진단받은 모체도 베타차단제 복용군에서 많았다.

모체의 나이, BMI, 동반질환 등의 교란인자를 보정해 분석한 최종 결과, 모체의 베타차단제 복용이 태아의 심장 건강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모체의 교란인자를 보정하지 않은 경우 베타차단제 복용군에서 태아의 선천성 심장병 발병 위험이 2.7배 더 높았다(95% CI 2.4~3.1). 하지만 교란인자를 보정한 후 위험은 1.1배로 절반 이상 낮아졌고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95% CI 0.9~1.3).

뿐만 아니라 임신 첫 3개월 이내에 베타차단제를 복용한 경우도 결과가 유사했다. 교란인자를 보정하기 전에는 베타차단제 복용군에서 태아의 선천성 심장병 발병 위험이 2.5배(95% CI 2.2~3.1) 높았지만, 보정 후에는 베타차단제 복용군과 비복용군 간 위험 차이가 없었다(OR 1.0; P=0.93).

Lee 박사는 한 외신(Medpage today)과의 인터뷰에서 "모체의 교란인자를 보정한 후에는 베타차단제와 태아의 선천성 심장병 사이에 유의미한 연관성이 없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임신부가 심장 건강을 위해 베타차단제를 복용해도 괜찮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제언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하버드의대 메사추세추병원 Brian T. Bateman 교수는 "본 연구는 단일 의료기관에서 진행된 대규모 분석 결과로, 이전 소규모 연구와 달리 교란인자를 보정해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베타차단제가 태아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JAMA Internal Medicine 4월 17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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