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요법연구회, 고대구로병원 이경민 교수 연구 소개
국내 7개 병원 550명 환자 분석···예방적 뇌방사선요법 생략 논의 예고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확장기 소세포폐암(ES-SCLC) 1차 표준치료법으로 자리한 로슈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과 백금기반 항암화학 병용요법이 생존 연장을 넘어 뇌 전이 지연 효과까지 입증했다.
이로써 전신 화학요법에 더해 예방적 뇌방사선(PCI)이라는 기존 치료 패턴도 변화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티쎈트릭 병용요법, TTicP 24.4개월
소세포폐암은 최대 80%까지 뇌 전이가 발생하는 대표적인 중추신경계(CNS) 고위험 종양이다. 때문에 전신 화학요법과 함께 전뇌방사선(WBRT) 또는 PCI가 표준치료로 자리해왔다. 하지만 인지 기능 저하와 삶의 질 악화가 문제로 지적되면서 PCI 필요성을 둘러싼 논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웹진에는 고대구로병원 이경민 교수(혈액종양내과)의 연구 결과가 소개됐다. 이 연구는 국내 7개 의료기관에서 2016~2022년 1차 치료를 받은 확장기 소세포폐암 환자 550명을 대상으로 두개내 진행까지의 시간(TTicP), 무진행생존(PFS), 전체생존(OS) 등을 분석했다.
전체 환자 중 44.9%(247명)은 티쎈트릭+에토포사이드+카보플라틴 병용요법을 투여 받았고, 55.1%(303명) 통상적인 화학요법을 받았다.
모든 환자들은 치료 시작 전 뇌 MRI로 전이 여부를 확인했다. 전체 환자 중 32.5%(179명)는 추적관찰 기간 중 뇌내 진행이 발생했다.
분석 결과, 티쎈트릭+항암화학요법군의 TTicP 중앙값은 24.4개월로, 대조군 14.3개월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장을 보였다(P=0.038).
아울러 진단 시점에서 뇌전이가 없었던 환자 408명을 따로 분석한 경우에도 티쎈트릭+항암화학요법군의 TTicP 중앙값은 27.2개월로, 대조군 15.3개월 대비 더 길었다(P=0.016).
이 같은 이점은 PCI를 받은 환자를 제외하고 분석했을 때도 티쎈트릭+항암화학요법군이 27.2개월, 대조군이 15.2개월로 유지됐다(P=0.02).
즉 PCI 없이 티쎈트릭+항암화학 병용요법만으로도 뇌 전이 시점을 의미 있게 늦출 수 있다는 신호인 것이다.
반면, 기존 뇌전이 환자에서의 이득은 제한적이었다.
진단 시점부터 뇌 전이가 있던 142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티쎈트릭+항암화학요법군의 TTicP 중앙값은 10.5개월로, 대조군 9.4개월과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P=0.501). 초기 뇌 병번에 WBRT, 감마나이프, 수술 등 국소치료 여부에 따라 나눠도 그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티쎈트릭+항암화학 병용요법은 확장기 소세포폐암에서 표준치료라는 것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PCI 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근거를 제시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PCI 생략 논의 촉발되나
이번 연구에서 눈에 띄는 지점은 티쎈트릭+항암화학요법군의 PCI 시행률이 1.7%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TicP가 대조군에 비해 더 길게 나타났다는 점은 면역항암제를 병용하는게 기존 PCI로 기대하던 역할을 일정 부분 대신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연구팀은 "티쎈트릭+항암화학 병용요법을 받는, 진단 시 뇌 전이가 없는 확장기 소세포폐암 환자에서 PCI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는 생략 또는 연기하는 전략을 검토할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