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비만학회 국제학술대회 기자간담회 4일 개최…2025년 팩트시트 공개
10년간 전체 비만 유병률 증가세 보이다 최근 3년간 비슷한 수준 유지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소아청소년 5명 중 1명은 비만 또는 과체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비만학회는 이 같은 결과를 담은 '2025 비만 팩트시트(2025 Obesity Fact Sheet)'를 4일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대한비만학회 국제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공개했다.
학회는 소아청소년에서 확인된 비만 위험이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생애 전반에 걸친 비만 관리 중요성을 강조했다.
복부비만율 소폭 감소…젊은 성인에서 초고도비만 문제
초고도비만 유병률 30~34세 가장 높아
팩트시트에 따르면, 2014년부터 10년간 전체 성인의 비만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다 최근 3년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2023년 전체 성인의 비만 유병률은 38.4%로 조사됐다.
성별에 따라서는 남성은 2014년 38.8%에서 2023년 49.8%로 급증했고, 여성은 2014년 23.7%에서 점차 증가하다 2021년부터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2023년에는 27.5%로 나타났다.
복부비만율은 통계적 유의성은 크지 않았지만 대부분 연령대에서 유지 또는 감소세를 보였다.
대한비만학회 한경도 빅데이터위원회 이사(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지 않을지라도 2023년 전체 복부비만율은 전년도 대비 0.2%p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는 비만 치료 시각이나 관련 정책이 조금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성별과 연령에 따른 비만 유병률도 차이를 보였다. 전체 성인의 비만 유병률은 35~39세에서 44.6%로 가장 높았고, 성별에 따라 유병률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남성 35~39세에서 58.0%, 여성 75~79세에서 42.1%로 조사됐다.
주목할 결과는 초고도비만에 해당하는 3단계 비만 유병률이다. 전체 성인의 3단계 비만 유병률은 30~34세에서 2.57%로 가장 높고, 이후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감소해 60세 이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또 3단계 비만 유병률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남성 20~24세에서 3.22%, 여성 35~39세에서 1.86%로 조사됐다. 젊은 성인의 기대수명을 고려하면, 비만에 노출될 시기가 길다는 점에서 향후 3단계 비만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에 대한 정책적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젊을수록 비만 환자 만성질환 위험 높아
이번 팩트시트에서는 비만 환자에서 만성질환인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 대사증후군 유병률을 분석한 결과를 제시했다. 공통된 결과는 젊은 연령일수록 비만 환자(비만군)의 위험이 비만하지 않은 이들(비비만군)보다 뚜렷하게 높다는 것이다.
고혈압 유병률은 비만군이 비비만군보다 1.9배 컸다. 성별에 따른 고혈압 유병률은 남성 39.2%, 여성 30.8%로 파악됐다.
당뇨병 유병률은 비만군이 비비만군보다 2.1배 높았다. 성별에 따라서는 남성 19.1%, 여성 20.9%로 조사됐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비만군이 비비만군보다 1.5배 컸으며, 성별에 따른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남성 26.4%, 여성 34.9%로 나타났다.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비만군이 비비만군보다 3.1배 높았으며, 유병률은 남성 57.4%, 여성 58.3%로 확인됐다.
소아청소년 비만 유병률, 남아 14세·여아 17세 가장 높아
아울러 이번 팩트시트에서는 소아청소년 비만 문제가 제기됐다.
전체 소아청소년의 과체중 및 비만 유병률은 2014년 19.5%에서 점차 증가해 2021년 29.2%로 정점을 찍었고 이후 소폭 감소해 2023년 22.1%로 조사됐다. 이 같은 경향은 남아와 여아 모두 관찰됐다.
소아청소년의 비만 및 과체중 유병률은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남아는 8세부터 증가해 14세에 28.3%로 가장 높았고, 여아는 16세부터 증가해 17세에 26.7%로 가장 높게 확인됐다.
한경도 이사는 "여아는 중학교 3학년 시기부터 비만 유병률이 급증했다. 입시 스트레스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고등학교 여학생의 비만이 앞으로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제시한 첫 번째 근거"라고 설명했다.
대한비만학회 최성희 학술위원회 이사(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젊은 성인의 비만 문제는 소아청소년 시기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소아청소년 때부터 생활습관을 개선하면서 학교 차원에서 비만 관리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며 "향후 비만치료제가 국내 소아청소년 비만 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도록 적응증을 받는다면, 생활습관 개선에 더해 약물치료를 적극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비만은 어렸을 때부터 노인이 될 때까지 생애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해 이번 국제학술대회 프로그램은 생애 전반을 아우르는 비만 관리를 논의하는 세션으로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모의 체질량지수(BMI)가 높을수록 자녀가 비만할 확률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도 이사는 "부모가 비만하면 자녀도 비만할 것임을 직관적으로 알고 있지만, 그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 근거는 아직 없다"며 "유전적 또는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이에 관한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