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 불면증과 염증 반응 여부에 따른 우울증 위험 분석
내독소 투여로 염증 노출되면 우울한 기분으로 이어질 수 있어
[메디칼업저버 손재원 기자] 불면증이 있는 60세 이상 노인이 염증 반응에 노출되면 우울증 증상이 나타날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는 불면증이 있고 우울증 위험이 있는 노인에서 염증 반응을 관리하는 것이 질환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불면증 있으면 대조군 대비 우울 반응 3배 증가
미국 캘리포니아대 Michael R. Irwin 박사 연구팀은 불면증이 있는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염증 반응에 노출됐을 때 우울증 증상이 지나치게 증가하는지를 살폈다.
불면증과 염증은 노년층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으로, 노인 우울증의 위험 요인에 속한다. 연구팀은 불면증이 있는 노인이 염증 반응을 보이면 우울증 위험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자 맹검, 평행 대조, 무작위 방식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는 2017년 8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단일 병원에서 이뤄졌다. 데이터 분석은 2023년 7월부터 2024년 8월까지 진행했다.
60세 이상이면서 우울증이 없는 성인 160명을 대상으로 지역사회 표본 조사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했다. 53명은 불면증이 있었고 나머지 107명은 불면증이 없는 대조군에 해당했다.
불면증 여부에 따라 계층화된 참여자들은 내독소 혹은 위약을 투여하는 군에 무작위 배정됐다.
1차 목표점은 기분 상태 프로필에 따른 우울증 하위 척도(POMS-D)를 통해 평가한 우울한 기분 정도로 정해졌다.
2차 목표점은 우울증 증상의 중증도 및 염증성 사이토카인으로 정의했다.
최종 모집된 160명은 평균 연령 65.9세, 여성이 52.5%(84명)였다. 79명은 내독소군(불면증군 26명과 대조군 53명), 나머지 81명은 위약군(불면증군 27명과 대조군 54명)에 무작위 배정됐다.
연구 결과, 불면증이 있는 경우 내독소군은 위약군 대비 POMS-D 점수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으로 증가했다(P<0.001).
연구자가 평가한 POMS-D 점수에서도 내독소군은 위약군 대비 의미 있게 점수가 증가했다(P=0.001). 연구자가 평가한 우울 증상 척도에서도 임상적으로 유의한 증가 수준이 보고됐다.
두 군 모두에서 내독소 투여는 유사한 염증성 사이토카인 증가로 이어졌다.
분석 결과, 불면증군에서는 염증 반응과 POMS-D 점수 증가 간 유의한 관련성이 있었다(β=0.33; 95% CI 0.26~0.41; P<0.001). 반면 대조군에서는 이런 경향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불면증이 있는 노인이 염증 자극에 반응해 우울한 기분이나 우울증 증상에 보다 취약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내독소를 투여해 염증 반응을 활성화한 결과, 불면증군은 대조군 대비 우울한 기분이나 증상이 3배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불면증군은 우울 반응이 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Irwin 박사는 "불면증이 있는 노인은 염증에 노출된 후 우울한 기분이나 역치 이하의 우울증 증상에 대해 취약성이 높다"며 "이 경우 염증 반응을 보이는 기간에 보다 엄격한 우울증 모니터링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불면증과 염증 표현형을 모두 표적하는 선택적인 우울증 예방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JAMA Psychiatry 7월 1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