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그때 키 수치가 아니라 지속적인 '흐름'을 관찰해야
아이와 부모가 성장 문제를 함께 이해하는 것이 중요
[메디칼업저버 김지예 기자] 소아의 성장 문제를 단순한 키 수치나 일회성 검사 결과로 해석해서는 안 되며, 아이의 생리적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제언이 나왔다.
키탑 소아청소년과의원 윤종서 원장은 16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소아의 성장 문제를 단순한 키 수치나 일회성 검사 결과만으로 해석해서는 안 되며, 아이의 생리적 변화가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를 중심에 두고 진료해야 한다"며 "성장과 사춘기라는 '흐름'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병원에 근무할 당시 사춘기가 이미 시작된 뒤 한창 진행된 상태에서야 진료실을 찾는 아이들을 자주 만났다"며 "그러나 대학병원은 진료 대기에만 수개월이 걸리는 등 접근성이 떨어져 결국 개입 가능한 시기를 놓치기 쉽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주변 일차의료기관을 통해 성장 진행을 자주 점검하고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성장은 체지방·식습관·운동·수면 등 다양한 일상생활 요건에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생활습관 상담도 병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성장 원리와 자신의 성장 속도 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윤 원장은 "아이들의 생활습관이 좋지 않은 이유는 대부분 게으르거나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왜 나쁜지 모르기 때문"이라며 "충분한 시간을 갖고 초콜릿, 사탕, 음료수, 과자 등이 성장과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차분하게 설명해주면 아이들은 의외로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실천한다"고 전했다.
윤 원장은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 사춘기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을 내원해 전문가와 상담할 것을 권장했다. 대표적인 사춘기 증상은 △여아의 경우 가슴 발달, 남아의 경우 고환 크기와 색깔 변화 △갑작스러운 식욕 및 체중 증가 △정수리 냄새 변화 △피지분비 증가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에 색소 침착 등이다.
또 아이의 키가 갑작스럽게 커지는 경우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보통 여아의 경우 초등학교 3학년 안팎에, 남아의 경우 초등학교 5학년 안팎에 성장 속도가 비정상적(연 7cm 이상)으로 빨라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이른 사춘기 증상으로 이후 성장이 지연될 수 있으므로 서둘러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그 외에도 키 백분위수가 갑자기 높아지거나 낮아지면 전문가와 상담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