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양성일·강청희·남인순·전현희·김윤·신현영 등 거론
의정갈등 수습과 공공의료 확대 동시에 짊어질 중량감 있는 인사 필요
[메디칼업저버 김지예 기자] 최근 윤석열 정부 장·차관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보건복지부 장관 인사에 의료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양한 면면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장·차관 등을 대국민 추천을 통해 채우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2일 윤석열 정부 장·차관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이 중에는 복지부 조규홍 장관과 박민수 제2차관도 포함됐다.
이들은 의대정원 증원 정책을 비롯한 의료개혁정책 패키지를 추진하며 의료사태를 불러온 장본인으로 지목돼, 의료계로부터 여러 차례 문책을 요구를 받은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 5월 자신의 SNS를 통해 의료사태 책임자들의 문책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어 후임이 확정되는 대로 빠른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이번 복지부 장관은 의료사태의 조속한 해결과 이재명 정부가 주장하는 공공의료 확대 정책 추진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는 점에는 중량감 있는 인사가 기용될 것이라는 추측이다.
새 장관의 하마평에는 질병관리청 정은경 전 청장, 복지부 양성일 제1차관, 국민건강보험공단 강청희 전 급여이사 등이 언급되고 있다.
그 중 가장 인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인물은 정은경 전 청장이다. 1995년 국립보건원 연구관으로 공직을 시작해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장,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 긴급상황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코로나19(COVID-19) 유행 당시 초대 질병관리청장으로 방역의 최전선을 이끌며 K-방역의 신화를 썼으며, 그 성과를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아 2020년에는 BBC 선정 '올해의 여성 100인'과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을 올렸다.
2022년 5월 질병관리청장직에서 물러나며 모교인 서울의대 가정의학과 임상교수로 지냈으나,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 캠프 공동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으며 정계에 입문했다.
국민적 신뢰감이 높고, 보건의료 정책 실무 경험이 풍부하며, 의료계와의 관계도 좋아 새 정부 첫 복지부 장관으로 걸맞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본인은 새 정부 출범 후 다시 모교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여러 번 밝힌 바 있어, 장관직 수락 여부는 불투명하다.
양성일 차관은 최근 유력하게 떠오르는 장관 후보다.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졸업 후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에 입문했으며, 경제성장위원회 제약바이오헬스위원장, 기본사회 정책단 기본돌봄분과 위원장, 장애인시민특보단장 등을 거쳤다.
대선 기간 이재명 캠프에서 복지정책분과 공동위원장을 맡아 건강보험제도 개혁과 보건산업 육성 전략 등을 담당하며 핵심 싱크탱크로서 역할을 해냈다.
강청희 전 급여이사 역시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연세원주의대를 졸업한 의사 출신으로, 혜민병원 진료부장과 흉부외과장 및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흉부외과학교실 외래교수 등을 역임했다. 이재명 캠프에서는 보건의료특별위원장을 맡아 보건의료 정책 수립에 참여한 바 있다.
특히 대한의사협회 총무이사, 제38·39대 상근부회장, 의료보험공제조합 이사장 등을 지내며 의료계와 돈독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정갈등 해소에 적임자라는 평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 국민이 직접 추천하는 '국민추천제' 도입 예고
여당 의원들 중에서는 4선 의원으로 오랫동안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한 남인순 의원, 치과의사와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3선 전현희 의원, 대선 캠프에서 정책본부 부본부장으로 활동한 김윤 의원, 백신 이상반응 보상법 등을 발의한 가정의학과 전문의 출신인 신현영 전 의원 등이 거론 중이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자신의 SNS를 통해 '국민주권정부 국민추천제' 포스터를 게재하며, 국민의 추천을 받아 주요 공직자를 임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진정한 민주주의는 국민이 주인이 돼 직접 참여하고 변화를 만들어가는 데서 시작한다"며 "이제 국민 여러분께서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진짜 일꾼을 선택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이번 국민추천제는 인사 절차의 변화를 넘어, 국민이 국가 운영의 주체가 돼 주도권을 행사하는 의미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각계각층에서 묵묵히 헌신해온 숨은 인재, 국민을 위해 일할 준비가 된 유능한 인물들이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의 장을 마련해달라"고 밝혔다.
한편, 인사혁신처 국민추천제 홈페이지, 대통령 페이스북·인스타그램·X(트위터) 등 SNS 계정 쪽지, 이메일 중 하나의 방법으로 공직 자리에 어울리는 인사를 직접 추천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