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내분비학회 국제학술대회 1~3일 개최
레테브모 임상3상, 기존 표준치료와 비교해 12개월 PFS 높아
국내 환자 치료 결과, 효과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안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임동준 교수는 1~3일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대한내분비학회 국제학술대회(SICEM 2025)에서 'Benefit and challenges of highly selective TKIs for thyroid cancer'을 주제로 발표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임동준 교수는 1~3일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대한내분비학회 국제학술대회(SICEM 2025)에서 'Benefit and challenges of highly selective TKIs for thyroid cancer'을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에서 비급여로 처방되는 일라이 릴리 RET 억제제 레테브모(성분명 셀퍼카티닙)가 국내 갑상선 수질암(MTC) 환자 치료에 상당한 효능과 안전성을 보였다.

레테브모는 임상3상에서 기존 표준치료와 비교해 12개월 무진행 생존율(PFS)이 높았고 지속적인 반응이 확인된 바 있다. 이 같은 긍정적 결과는 국내 갑상선 수질암 환자 치료에서도 일관되게 관찰됐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임동준 교수(내분비내과)는 1~3일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대한내분비학회 국제학술대회(SICEM 2025)에서 'Benefit and challenges of highly selective TKIs for thyroid cancer'을 주제로 발표하며 실제 치료 경험을 공유했다. 

임상3상 12개월 PFS, 레테브모군 86.8% vs 표준치료군 65.7%

▲서울성모병원 임동준 교수.
▲서울성모병원 임동준 교수.

갑상선 수질암 유병률은 전 세계 갑상선암에서 1~2%, 한국에서 0.6%에 불과하다. 하지만 60%는 RET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다. 이는 RET 유전자를 타깃한 치료제를 갑상선 수질암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현재 갑상선 수질암 1차 치료제는 반데타닙, 카보잔티닙 등 다양한 키나아제를 함께 억제하는 다중 키나아제 억제제로, 비선택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상반응 발생률이 높아질 수 있다. 이와 달리 레테브모는 RET에 대한 높은 선택성을 가진 억제제다. 

2023년 발표된 진행성 RET 변이 갑상선 수질암 환자 대상 LIBRETTO-531 임상3상에서 레테브모는 반데타닙, 카보잔티닙 등 기존 표준치료와 비교해 긍정적 결과를 얻었다. 

12개월 무진행 생존율(PFS)은 레테브모군 86.8%, 반데타닙 또는 카보잔티닙 등 표준치료군 65.7%로 조사됐다.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은 레테브모군이 72% 유의하게 낮았다. 아울러 레테브모군의 용량 감량, 치료 중단 등 발생률이 낮았다.

또 레테브모는 진행성 RET 변이 갑상선 수질암뿐만 아니라 갑상선 분화암(DTC)에도 치료 효과를 보였고, 객관적 반응률(ORR)은 약 60%에서 약 95%까지 보고된다. 

임동준 교수는 "레테브모는 반응 지속성이 좋으며 치료력과 관계없이 효능이 확인됐다. 또 다중 키나아제 억제제와 비교해 유사하거나 더 나은 효과를 보이면서 이상반응이 적었다"며 "레테브모는 다중 키나아제 억제제 대비 용량을 줄인 사례가 절반 수준이었고 치료 중단율도 1/7에 그쳤다. 이는 레테브모가 내약성이 좋아 장기간 치료에 적합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환자 투약 결과, 장기간 부분반응 유지

임 교수는 실제 진료현장에서 갑상선 수질암 환자를 레테브모로 치료한 경험을 공유했다.

먼저 두개내출혈과 연하곤란이 있고 여러 장기에 전이된 갑상선 수질암 60대 남성 환자에게 위루관(PEG)으로 레테브모를 투약한 결과, 부분관해가 나타났고 육안으로 보이던 전이 병변이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환자는 4년가량 레테브모를 투약하면서 특별한 이상반응 없이 부분반응을 유지했다. 이는 레테브모가 복잡한 임상 상황에서도 지속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안전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두 번째 사례는 간 전이가 있고 초기 검사에서는 RET 변이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후 간 전이 병변에 대한 NGS 검사에서 RET 변이가 확인된 60대 여성 환자였다. 이 환자는 눈 맥락막(choroidal)에 전이가 있어 심각한 시야장애를 겪고 있었다. 환자에게 레테브모를 투약한 결과, 한 달 만에 영상검사에서 호전이 관찰됐다. 이는 레테브모가 전신뿐 아니라 국소적으로도 치료 효과가 있음을 보여준다. 

세 번째는 렌바티닙 치료력이 있지만 공황증상이 악화됐고 이상반응으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해 2차 치료로 레테브모를 시작한 50대 환자 사례였다. 치료 전후 CT 영상을 비교한 결과, 폐문 병변, 흉막, 폐실질 등에서 전이 병변이 확인됐으나 치료 후에는 전이 병변이 줄었고 최소 3년간 부분관해를 유지했다. 이를 통해 레테브모 효과가 장기간 지속됨을 확인했다.

그는 "레테브모의 반감기는 32시간으로, 카보잔티닙 120시간 그리고 반데타닙 19일과 비교해 짧다"면서 "이는 레테브모가 수술 전후 회복이나 출혈 측면에서 혜택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환자는 레테브모 투약 이후 이상반응으로 전신 부종과 흉수 등이 보고됐다. 하지만 레테브모를 2주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이후 용량을 줄여 다시 투약하자 증상이 호전됐다. 

그는 "흉수는 레테브모를 투약한 환자에서 간헐적으로 보고되는 이상반응으로, 또 다른 항암제인 다사티닙 치료 시에도 유사한 이상반응이 보고된다. 이는 내피세포 투과성이 저하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RET 억제제는 림프관 내피세포 무결성(integrity)을 바꿔 유미성 삼출액(chylous effusions)까지 림프관 내피 투과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레테브모 1년 사용 후 유미성 삼출액 발생률이 2.3%, 2년 후 4.6%, 3년 후 5.3%로 보고됐다"면서 "레테브모가 유발하는 흉수는 우윳빛 색을 특징으로 한다"고 덧붙였다. 

"레테브모, 타깃 /선택성 높아 진정한 정밀의료 실현할 것"

레테브모 등 높은 선택성을 가진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로 진정한 정밀의료를 실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그는 "레테브모는 타깃 선택성이 높아 진정한 정밀의료를 실현하면서 지속적으로 개선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면서 "또 오프타겟 독성이 낮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으며, 다양한 임상 상황에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레테브모를 많은 갑상선 수질암 환자에게 사용하기엔 비용 문제가 발목을 잡는다. 아직 국내에서 급여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레테브모는 하루 2정·2회 복용 시 한 달 약값이 약 930만원에 달한다. 

또 정확한 진단을 위해 NGS 또는 RNA 기반 분자 검사를 사전에 수행해야 하고 기존 다중 키나아제 억제제와 다른 독성 프로파일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그는 "국내에서 레테브모는 비급여 약제로 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치료 접근성이 낮다"면서 "이에 기존 다중 키나아제 억제제를 사용하는 치료전략이 여전히 중요하다. 또 갑상선 수질암 환자의 약 40%는 RET 변이가 없으므로, 이들은 반데타닙과 카보잔티닙 등 다중 키나아제 억제제를 1차 치료로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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