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내분비학회 국제학술대회 1~3일 개최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 분석 결과, 말기신질환·뇌혈관질환 위험 높아
김경진 교수 "조기 진단 및 치료와 신장·뼈·혈관 감시 이뤄져야"

▲고대 안암병원 김경진 교수는 1~3일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대한내분비학회 국제학술대회(SICEM 2025)에서 'Clinical characteristics and treatment patterns in MEN1-associated primary hyperparathyroidism: a nationwide cohort study'을 주제로 발표했다.
▲고대 안암병원 김경진 교수는 1~3일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대한내분비학회 국제학술대회(SICEM 2025)에서 'Clinical characteristics and treatment patterns in MEN1-associated primary hyperparathyroidism: a nationwide cohort study'을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다발내분비샘종양1형(multiple endocrine neoplasia type 1, MEN1) 연관 원발성 부갑상선기능항진증(MEN1-PHPT) 환자는 합병증 위험이 높아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중요하다는 데 방점이 찍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MEN1-PHPT 환자는 신장결석, 말기신질환뿐 아니라 뇌혈관질환 위험이 일반인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고대 안암병원 김경진 교수(내분비내과)는 이번 연구 결과를 1~3일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대한내분비학회 국제학술대회(SICEM 2025)에서 발표했다.

MEN1-PHPT, 젊은 나이에 확인되고 골다공증·신장결석 등 발생

MEN1은 다양한 내분비 및 비내분비 종양에 걸리기 쉬운 희귀한 유전성 질환이다. 주요 특징으로 부갑상선, 뇌하수체, 십이지장, 췌장 등에 종양이 생긴다. MEN1 환자 약 95%는 부갑상선 종양이 발생한다고 보고된다. 

MEN1-PHPT는 50~60세에 진단되는 산발성(Sporadic) PHPT와 달리 20~30세인 젊은 나이에 확인된다. 비교적 경미한 생화학적 이상에도 불구하고 어린 나이에 골다공증과 신장결석 등이 발생한다.

PHPT는 일반적인 혈액검사에서 발견되지만 MEN1-PHPT는 간과되곤 한다. MEN1을 의심해야 하는 PHPT 환자는 △40세 미만에 진단 △다중샘종 또는 재발 △혈청 칼슘에 비례하지 않는 신장결석 또는 신장석회증 발생 △경미한 생화학적 특징에도 불구하고 조기 축성 골다공증(axial osteoporosis) 또는 척추 골절 발생 △뇌하수체 또는 소화기계에 생기는 신경내분비 종양(gastro-entero-pancreatic NET) 동반 △내분비종양 가족력 등이 있다.

이 중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MEN1 유전자 검사를 강력하게 권장한다. 유전자 기반 선별검사는 위험군을 식별하고 종양을 확인하는 데 도움된다. 가이드라인에 따른 조기 부갑상선 부분/전체 절제술로 칼슘 노출을 줄이고 골밀도(BMD)를 안정화할 수 있다. 

MEN1-PHPT 환자, 뇌혈관질환 위험 54.8배↑

▲고대 안암병원 김경진 교수.
▲고대 안암병원 김경진 교수.

그동안 MEN1-PHPT 역학연구는 주로 유럽이나 북아메리카에서 진행됐고, 아시아 리얼월드 데이터는 제한적이었다. 이번 연구는 국내 MEN1-PHPT 발생 빈도와 치료 패턴, 합병증 부담 등을 정량화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됐다.

2003~2020년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에서 MEN1-PHPT 환자 241명을 확인했다. 이들은 나이, 성별, 진단 시점에 따라 대조군 10명과 매칭됐고, 연구에는 대조군 총 2410명이 포함됐다. PHPT 진단 당시 평균 나이는 44세였고 62%가 여성이었다. 1차 목표점은 신장, 골격, 심뇌혈관 합병증으로 정의했다. 

동반질환 지표인 찰슨동반질환지수(CCI)는 MEN1-PHPT군 2.42점으로 대조군 0.53점보다 높았다. 당뇨병은 MEN1-PHPT군 24.5%, 대조군 5.1%가 동반했고, 고혈압은 각각 39.8%와 16.2%, 암은 각각 30.7%와 1.3%에게서 확인됐다. 

시간 흐름에 따른 변화를 분석한 결과, 부갑상선절제술(PTX) 빈도는 2003년 4건에서 2016년 37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다중샘종(multi-gland) 부갑상선 절제술은 58%에서 이뤄졌고 재수술도 증가해, 2회 이상이 15%, 3회 이상이 0.8%로 조사됐다. 이는 MEN1-PHPT 치료가 조기에 적극적으로 광범위하게 반복된 수술을 시행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아울러 첫 번째 수술과 두 번째 수술 사이의 평균 기간은 821일로 확인됐다. 

합병증 위험은 대조군에 비해 MEN1-PHPT군이 △신장결석 9.71배 △말기신질환 12.27배 △골다공증성 골절 1.76배 △심혈관질환 32.75배 △뇌혈관질환 54.8배 유의하게 높았다.

간접비교이지만, 산발성 PHPT와 비교해 MEN1-PHPT는 말기신질환, 골절, 혈관질환 위험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2024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산발성 PHPT 환자의 합병증 위험은 △말기신질환 7.4배 △골절 1.4배 △뇌혈관질환 1.8배 컸다. 이번 연구에서 확인한 MEN1-PHPT 환자의 위험보다 낮은 수준이다.

김경진 교수는 "MEN1-PHPT 환자의 뇌혈관질환 위험이 높았던 이유 중 하나로 탐지 편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 검토했지만 여전히 같은 결과가 확인됐다"며 "소화기계에 생기는 신경내분비 종양의 높은 유병률이 당뇨병과 이상지질혈증 등 대사증후군에 영향을 줘 뇌졸중 위험이 높아졌을 가능성이 있다. 또 만성 고칼슘혈증이 동맥경화 및 중막 석회화를, 높은 부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혈관내피세포장애 및 전혈전상태를 유발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MEN1-PHPT 환자 약 200명을 분석한 결과, 수술은 거의 필수적으로 진행됐다"며 "MEN1-PHPT 환자는 대조군보다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았기 때문에 조기 진단 및 치료, 수술 등과 함께 신장, 뼈, 혈관에 대한 감시가 이뤄져야 한다. 이번 연구는 향후 MEN1 선별검사 및 관리 지침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 위한 국내 근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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