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김상현 교수
서울의대 김상현 교수

고중성지방혈증은 중성지방 수치가 200mg/dL 이상인 경우이며, 이는 심혈관질환의 위험요소로 알려져 있다. 중성지방 수치가 높으면 혈중에 small dense LDL(저밀도지단백) 입자들이 많아져서, 동일한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LDL-C) 혈중 수치라도 중성지방이 높지 않은 경우에 비해 LDL 입자수가 많아지고 apo B 지단백이 증가하며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HDL-C)은 감소해 죽상경화 발생과 진행을 촉진한다.
 

 

유병특성

2024년에 발표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만 19세 이상 성인의 고중성지방혈증 유병률은 2022년 13.2%, 2023년 11.4%로 집계됐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에서 2024년에 발간한 이상지질혈증 자료집(fact sheet 2024)은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한 것이다.

이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의 고중성지방혈증 유병률은 2007년부터 2022년까지 계속 약 14-15%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남성의 경우 고중성지방혈증 유병률이 30-39세에서 23.3%, 40-49세 28.9%, 50-59세 26.6%로서 동일 연령대의 여성의 유병률 6.4%, 7.2%, 11.0%에 비해 3-4배 이상 높다.

여성의 고중성지방혈증 유병률은 30-39세에서 6.4%, 40-49세에서는 7.2%였다가 갱년기 이후 증가해 50~59세에서는 11.0%, 60-69세에서는 10.3%로 높았다.

이러한 통계는 특히 청장년층의 남성과 갱년기 이후의 여성에서 고중성지방혈증 예방과 관리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위험인자

고중성지방혈증을 유발할 수 있는 인자로는 비만, 과체중, 육체적 활동 부족, 과도한 흡연, 과도한 음주, 고탄수화물 식이(전체 칼로리의 60% 초과), 만성질환(2형당뇨병, 만성 신부전, 신증후군), 약제(corticosteroid, estrogen, retinoids, high doses of beta-adrenergic blockers), 그리고 유전적인 소인 등이 있다.

각각의 원인 제거를 통해 고중성지방혈증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음주를 피하고, 탄수화물 과다섭취를 하지 않고, 운동 체력단련 등 건강한 생활습관개선을 통해 비만 및 인슐린저항성을 개선하고 대사증후군을 조절하면서 동시에 고중성지방혈증을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활습관관리와 약물치료

고중성지방혈증에 대해서는 식사 및 체중조절, 운동 등 생활습관개선을 우선적으로 강조한다. 심혈관질환 발생 고위험군의 경우, 생활습관개선 노력 후에도 고중성지방혈증이 지속되면 스타틴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을 권유한다.

이는 스타틴이 중성지방 수치를 18-22% 정도 낮출 수 있고 동시에 LDL-C를 낮추어 심혈관질환 예후를 개선시켰다는 것을 증명한 많은 연구결과들이 있기 때문이다.

스타틴 투여 후에도 중성지방 수치가 계속 높은 심혈관질환 발생 고위험군의 경우에는 fibrate, omega-3지방산 투여를 고려할 수 있다.

특히 중성지방 500mg/dL 이상이면 췌장염 발생위험이 증가해 약물치료를 권고한다.

한국 및 유럽 진료지침은 스타틴 투여 후에도 고중성지방혈증이 있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 대해 fenofibrate, 오메가-3지방산(EPA 단독 혹은 EPA+DHA 병용 투여)를 class IIb로 권고하면서 추적관리 지표로는 식사에 따른 변동이 큰 중성지방 수치보다 여러 지단백 콜레스테롤, 즉 non-HDL-C를 고려할 것을 권고했다.

2018년 ACC/AHA 미국 진료지침은 스타틴 투여 후 fenofibrate, 오메가-3지방산을 고려할 것을 권고했고, 2021 ACC와 2025 AACE 진료지침은 icosapent ethyl 투여만을 권고했다.

이는 fibrate와 오메가-3지방산의 중성지방에 대한 효과와 다음에 기술된 연구결과들을 고려한 것이다.

Fibrate

Fibrate는 PPAR-alpha 수용체에 작용해 apo C3는 낮추고 apo C2는 증가시켜 중성지방 분해를 촉진하는 효소가 활성화되고 잘 작용해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고 HDL-C 수치는 증가시키며 염증 및 혈전 형성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인다.

FIELD와 ACCORD-LIPID 연구에서는 스타틴에 fibrate 병용투여가 스타틴 단독치료에 비해 심혈관 예후를 개선하지 못했다. 하지만 두 연구에서 치료 전 중성지방 수치는 155mg/dL, 164mg/dL로서 고중성지방혈증 환자군이 아니었다.

FIELD 연구에서 관상동맥 재개통술은 오메가-3지방산 투여군에서 유의하게 감소했다.

연구종료 후 시행된 후향적 하위군 분석에서 중성지방 수치가 204mg/dL 이상이고 HDL-C 수치가 34mg/dL 이하였던 환자들에서는 스타틴과 fenofibrate 병용투여군의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12.4%로서, 스타틴 단독치료군의 17.3%보다 31% 감소를 보여 유의한 예후 개선효과를 보였다.

후향적인 추가분석의 제한점이 있으면서도, 고위험군에서 중성지방이 높고 HDL-C가 낮은 환자를 약물치료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주장이 나온 근거가 됐다.

FIELD 등 여러 연구결과에서 fenofibrate는 당뇨병의 미세혈관합병증, 즉 망막병증이나 미세알부민뇨 발생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현재 당뇨병성 망막병증에 대한 적응증이 허가돼 있다.

Fibrate보다 더 선택적인 PPAR-alpha 수용체로서 개발된 pemafibrate는 간효소 및 신장 크레아티닌 수치에 영향이 없다는 초기 연구결과들을 보였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로서 고중성지방혈증이 있는 대상자들에 투여했던 PROMIENT 연구에서, pemafibrate+스타틴 병용투여군이 스타틴 단독투여에 비해 중성지방을 26% 더 낮췄으나 LDL-C는 14% 증가하면서 심혈관사건 발생을 유의하게 감소시키지 못했고, 지방간은 호전됐지만 신장 및 정맥혈전은 증가하는 부작용을 보였다.

오메가-3지방산

오메가-3지방산은 세포막의 주요 구성성분으로 주로 음식물 섭취를 통해 인체에 공급된다.

오메가-3지방산은 체내 지방조직에서 유리지방산 분비를 억제하고, 간에서 중성지방 합성효소를 억제하며, 중성지방 합성기질은 감소시키고 인지질 합성은 증가시켜,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낮춘다.

또한 항염증, 항혈전, 항부정맥 효과 및 미세한 혈압강하 효과가 증명됐다.

하지만 4g 이상 투여는 심방세동 발생위험, 6g 이상 고용량 투여는 출혈위험 증가와 연관되는 결과를 보였다.

오메가-3지방산을 심근경색 환자들에게 투여한 연구들 중에서 GISSI-PREVENSIONE 연구는 오메가-3지방산 1g 투여하는 것이, JELIS 연구에서는 심바스타틴 5mg, 프라바스타틴 10mg에 EPA 1.8g을 추가투여하는 것이 대조군이나 스타틴 단독치료에 비해 심혈관계 예후를 개선했다.

그러나 2000년부터 2018년 사이에 발표된 Alpha-omega, OMNEMI 등 연구들은 스타틴 단독치료에 비해 스타틴+오메가-3지방산의 병용요법이 유의한 예후 개선효과를 보이지 못했다.

이는 오메가-3지방산들 중에서도 EPA가 DHA보다 세포막 안정효과가 우수하다는 주장과, 1g이 아닌 4g 고용량 투여가 중요하다는 주장들이 제기된 배경이다.

또한 ASCEND나 VITAL 연구는 1차예방 위주로 진행됐다. 오메가-3지방산은 EPA+DHA 복합제였으며 하루 1g 투여됐고, 주요 심혈관사건 발생을 유의하게 감소시키지 못했다.

VITAL 연구에서 오메가-3지방산은 2차 연구지표들 중의 하나인 심근경색 발생을 28% 감소시켰고, 관상동맥 재개통술을 22% 유의하게 감소시켰으며 특히 생선 섭취가 적은 흑인에서 유의하게 더 좋은 효과를 보였으나, 하위군 분석결과라는 제한점이 있다.

REDUCE-IT 연구는 스타틴 복용 중이며 조절된 LDL-C 40-100mg/dL 수치를 보이는 죽상경화성 동맥혈관질환자 또는 1개 이상 추가 위험인자를 동반한 당뇨병 환자들 중에서 중성지방 135-499mg/dL(median 216 mg/dL)로서 고중성지방혈증이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무작위 배정해 EPA의 일종인 icosapent ethyl 하루 4g 고용량 경구 복용한 군과 미네랄 오일을 복용한 대조군의 심혈관계 예후를 비교했다.

Icosapent ethyl 4g 투여군은 대조군에 비해 주요 심혈관질환 발생이 25%, 심혈관 사망이 20% 유의하게 감소했다.

대조군에서 사용된 미네랄 오일이 대조군의 예후를 악화시켜 치료군과의 예후차이가 두드러졌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이 연구의 결과는 중성지방 관리가 필요한 환자군과 치료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지만 치료시작 1년 후 중성지방 변화 수치가 예후와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한국 및 유럽 진료지침에서는 추적관리 지표로 non-HDL-C를 권고하고 있다.

STERNGTH 연구는 스타틴 4주 이상 복용 중이며 100mg/dL 미만으로 잘 조절된 LDL-C 수치를 보이는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또는 당뇨병 등 심혈관질환 발생 고위험군 환자들 중에서 중성지방 185-500mg/dL(median 240mg/dL)로서 고중성지방혈증이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EPA+DHA 하루 4g 고용량 경구 복용한 군과 옥수수 오일을 복용한 대조군의 심혈관계 예후를 비교했는데 양 군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RESPECT-EPA 연구는 스타틴을 복용하고 있으면서 혈중 EPA/AA <0.4로 혈액 EPA 농도가 낮은 안정형 협심증 환자들에게 EPA 1.8g 투여하는 것이 placebo 투여에 비해 유의한 예후 개선효과가 없음을 보였다.

건강보험공단자료를 이용한 후향적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근 발표된 3개의 우리나라 연구들은 fenofibrate 또는 오메가-3지방산을 이용한 고중성지방혈증 관리군이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주요 심혈관사건 발생 및 사망률이 유의하게 낮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결론

위 연구결과들을 고려할 때 추적관리 지표로는 중성지방 수치만을 이용하는 것보다는, 중성지방과 LDL-C 등이 모두 포함된 콜레스테롤, 즉 non-HDL-C를 고려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이는 중성지방 수치가 높다고, 수치에만 매달려 조절하기 보다는 다른 지질단백들과 대사이상, 혈압 등 대사증후군 위험인자들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LDL-C를 조절하고 비만, 인슐린저항성 등 여러 위험인자를 개선해 대사증후군 구성요소들을 관리하면서 고중성지방혈증을 관리하는 것이 심혈관질환의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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