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시가 제네릭 대거 만성 심부전·신장병 적응증 추가…오리지널 승계 다파엔 따라잡기
SGLT-2 억제제 심부전 영역 급여 확대, 임상현장 활용도 확대 전망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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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지난해 12월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 아스트라제네카 '포시가'의 빈자리를 노리는 제네릭들이 오리지널 제품의 적응증 따라잡기에 분주하다.

제2형 당뇨병에만 허가를 받았던 포시가 제네릭들이 만성 심부전과 만성 신장병 적응증을 속속 추가하며 시장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HK이노엔 '다파엔'에 이어 만성 심부전 및 만성 신장병 적응증을 추가 획득한 다파글리플로진 성분 의약품은 총 11개 제약사 17개 품목으로 집계됐다. 

허가된 품목은 ▲한미약품 '다파론정10밀리그램', '다파론정5밀리그램' ▲대원제약 '다파원정10mg', '다파원정5mg' ▲경동제약 '다파진정10밀리그램' ▲동아에스티 '다파프로정10밀리그램', '다파프로정5밀리그램' ▲삼진제약 '다포진정10밀리그램' ▲삼익제약 '디파글루정10밀리그램', '디파글루정5밀리그램' ▲종근당 '엑시글루정10밀리그램', '엑시글루정5밀리그램' ▲보령 '트루다파정10밀리그램' ▲한국파비스제약 '파시가정10밀리그램' ▲대웅바이오 '포시다파정10밀리그램' ▲넥스팜코리아 '플로가정10밀리그램', '플로가정5밀리그램' 등이다. 

만성 신장병 적응증만을 추가한 다파글리플로진 성분 의약품은 총 4개 제약사 8개 품목으로 ▲녹십자 '네오다파정10밀리그램', '네오다파정5밀리그램' ▲한림제약 '다파로정10밀리그램', '다파로정5밀리그램' ▲아주약품 '다파릴정10밀리그램', '다파릴정5밀리그램' ▲광동제약 '다프로디정10밀리그램', '다프로디정5밀리그램' 등이다. 

포시가 PMS 종료로 제네릭 적응증 추가 가능해져

다파엔 독점했던 '만성 심부전·만성 신장병' 확보

다파글리플로진 오리지널 제품인 포시가는 지난해 말 국내 시장에서 자진 철수했다. 특허 만료 후 다수의 제네릭 출시와 약가 인하 고시가 이뤄지면서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철수 이전인 지난해 4월 포시가의 당뇨병 적응증 외 만성 심부전과 만성 신장병 관련 임상자료를 HK이노엔에 허여하기로 결정했다. 갑작스런 시장 철수에 따른 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함이었다. 

2023년 4월 포시가의 당뇨병 관련 특허가 만료되면서 제네릭이 쏟아져 나온 상태였으나, 이들의 적응증은 제2형 당뇨병 치료에 국한돼 만성 심부전 및 신장병으로 포시가를 복용하는 환자들은 불편을 겪을 가능성이 있었다.

이에 HK이노엔 다파엔이 제네릭 중 유일하게 해당 적응증을 승계받고 포시가의 시판 후 조사(PMS)를 이어 진행하기로 했다. 급여 기준 역시 포시가와 동일하게 적용됐다. 다파엔 입장에서는 사실상 오리지널 제품의 지위를 승계받고 다른 제네릭 대비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나 포시가의 PMS 기간이 12월 22일 종료되면서 제네릭 보유사들의 적응증 따라잡기도 시작됐다. 오리지널에 부여된 다른 적응증에 대한 PMS 기간이 종료되면 제네릭은 별도의 임상시험 없이 해당 적응증을 추가할 수 있다. 

올해 1월부터 보령, 경동제약 등을 선두로 포시가 제네릭의 적응증 추가가 진행됐으며 현재까지 15개사의 제품이 추가 적응증을 승인 받은 상태다. 

500억 규모 시장 점유 위한 제네릭 경쟁 치열

새 적응증 활용한 영업 활동 강화 전망

포시가는 지난 2013년 국내 허가 후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장기간 1위를 차지해온 블록버스터 품목이다. 2023년 기준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큰 시장이 공백을 맞이함에 따라 이를 선점하려는 제네릭사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만성 심부전과 만성 신장병 적응증 추가는 개원가보다 병원급 이상에서 처방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제품간 내세울 수 있는 차별점이 크게 없는 포시가 제네릭 시장에서는 이마저도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될 수 있다.

실제 지난 2023년 포시가 제네릭 제품 일부는 영업·마케팅 과정에서 오리지널의 적응증인 만성 심부전과 만성 신장병에 대한 효과를 홍보해 행정처분을 받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에 적응증을 추가한 업체들은 이를 본격 활용해 순환기 및 신장내과 등에서 학술 영업과 마케팅 활동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당뇨병학회(ADA), 심부전학회 등 가이드라인에서는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이나 심부전을 동반한 경우 심혈관질환 감소 효과가 입증된 SGLT-2 억제제를 포함한 치료를 우선 고려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만성신장병학회 등에서도 알부민뇨가 있거나 사구체 여과율(GFR)이 떨어져 있는 당뇨병성 신장질환 환자들에게 SGLT-2 억제제를 포함한 치료를 우선으로 권고한다. 

다파엔, 박출률 보존 만성 심부전까지 급여 확대

심부전 영역에서 활용 확대 기대

더불어 이달 1일부터 복지부 급여 기준 개정에 따라 SGLT-2 억제제 중 엠파글리플로진 오리지널 제품 '자디앙'과 다파글리플로진 오리지널 포시가의 적응증을 인계받은 다파엔에 대한 보험 적용 범위가 확대됐다. 

이전 기준 하에서는 심부전 증상·징후가 있으면서 좌심실박출률(LVEF)이 40%를 초과한 만성 심부전 환자에게는 급여가 적용되지 않았으나 이제 LVEF 40% 초과 환자에게도 급여가 적용된다. 

이는 좌심실 이완기능 이상·좌심실 충만압의 증가(NT-proBNP≥125pg/mL 또는 BNP≥35pg/mL)에 부합하는 심장 구조 또는 기능 이상의 객관적인 증거가 있는 경우에 한해서다. 12개월 이내 심부전 악화로 응급실을 방문했거나 입원한 경우에도 급여 적용이 가능하다. 

급여 적용 범위가 박출률 감소 만성 심부전에서 박출률 보존 만성 심부전까지 확대됨에 따라, 만성 심부전에서 이들 치료제의 활용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동일 성분 제네릭의 급여 적용 여부도 향후 시장 점유율 확대의 가늠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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