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질환 똑같이 치료해도 기관별 성적 달라
특성화병원 성공·유지 위해 병원과 정부 끊임없는 지원 필수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선택과 집중' 전략은 특정 분야를 선택해 이곳에 자원을 집중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며 전문화하는 전략이다. 

모든 산업계 경영전략의 근간이 되며 병원도 예외는 아니다. 병원 간 규모 경쟁에서 벗어나 선택과 집중에 따라 병원을 특성화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은 오랫동안 제기돼 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정부가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질환 치료에 집중하도록 진료구조를 전환하겠다고 발표해, 선택과 집중에 따른 특성화 전략의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이에 상급종합병원은 모든 질환과 진료 분야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백화점식 경영에서 벗어나 특정 중증·희귀질환 진료에 집중하는 특성화병원(특화병원)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방향성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본지는 2025년 신년특집호를 맞아 특정 중증·희귀질환 전문진료를 제공하는 특성화병원으로 얻을 수 있는 기대효과와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 등을 조명했다. 

<1> 상급종합병원, 백화점식 경영 넘어 '특성화' 향해 달려라

<2> 전문성 강화한 특성화병원으로 신속하게 치료 제공할 수 있어

특성화병원 전문성 강화해 환자 중심 의료서비스 제공

지방 상급종병 특성화로 수도권 환자 쏠림 현상 해소할 수도

상급종합병원이 특정 중증·희귀질환에 중점을 둔 특성화병원을 지향해야 하는 이유는 치료 경험이 많은 전문 의료진이 한곳에 모여 중증·희귀질환 환자를 잘 치료하기 위해서다. 전문성을 강화한 특성화병원은 경험이 많은 전문 의료진이 환자를 신속하게 치료해 궁극적으로 환자 중심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가톨릭혈액병원 김희제 병원장은 "똑같은 질환을 똑같이 치료할지라도 기관별 치료 성적이 다르다. 결국 생명을 다루는 중증·희귀질환의 치료성적은 전문 인력과 시설 등을 잘 갖춘 전문화된 특성화병원이 좋을 수밖에 없다"며 "전국 병원을 똑같은 수준으로 만들고 치료해도 모두 같은 치료 성적을 낼 수 없다. 중증질환을 잘 치료하는 의료진이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도록 특성화병원을 지향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방 상급종합병원이 특성화병원을 운영하면 수도권 대형병원의 환자 쏠림 현상을 해소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연세암병원 최진섭 병원장은 "이른바 수도권 빅5 대학병원에서 교육받은 의료진들이 지방에서 근무하면서 치료 수준과 성적은 수도권과 지방이 어느 정도 상향 평준화됐다"면서도 "그럼에도 지방에 거주하는 환자들은 수도권에서 치료받는 것을 선호한다. 지방 상급종합병원을 소위 한 분야의 특성화병원으로 만들어 환자가 찾아오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통해 수도권 대형병원의 환자 쏠림 현상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모든 지역에 같은 분야의 특성화병원을 만들기보단, 해당 지역에서 지원이 필요한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 병원장은 "희귀암처럼 환자 수가 적고 치료가 어려우며 많은 시설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질환의 경우 특성화병원은 각 지역에 만들기보단 치료를 잘 하는 한 곳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면서 "중증·희귀질환은 치료경험이 많은 의료진이 한 곳에서 집중치료할 수 있도록 중심화해야 한다. 이 외에도 지역에서 지원이 필요한 질환이 있다면 해당 질환에 중점을 둔 특성화병원을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인력 늘리고 시설 유지하기 위한 꾸준한 집중투자 필요

상급종합병원이 특성화병원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꾸준하게 지원하는 것이 필수다. 병원은 인력, 시설 등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하며, 치료 후 환자 삶의 질까지 책임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와 함께 국민 건강과 의료전달체계 안정화를 위한 정부 지원도 끊임없이 이뤄져야 한다. 

최 병원장은 "지금처럼 병원 규모만 늘리고 알아서 성장하도록 하면 안 된다. 특성화병원이 성장하려면 병원을 대표할 수 있는 의료진이 있어야 하고, 전문인력을 늘리기 위한 병원의 집중투자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또 정부가 병원을 도와줄 수 있는 시스템도 필요하다. 정부도 꾸준히 지원해야 특성화병원이 성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병원장은 "특성화병원을 만들 때뿐만 아니라 시설을 유지·보수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며, 환자 삶의 질까지 책임지는 시스템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또 모든 진료과가 힘을 합쳐 환자 치료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면서 "아울러 정부가 바뀌더라도 중증·희귀질환 치료에 집중하는 병원에 책임지고 끊임없이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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