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HA 2024] 中 BPROAD 연구, 목표혈압 120mmHg vs 140mmHg 비교
120mmHg 미만 집중조절군,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 감소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환자의 혈압을 엄격하게 조절해야 한다는 데 무게가 실렸다.
수축기혈압이 높은 당뇨병 환자 대상의 BPROAD 무작위 연구 결과, 표준 목표혈압인 140mmHg 미만으로 조절하기보단 120mmHg 미만으로 집중적으로 치료하면 주요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이 더 감소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주요 고혈압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당뇨병 환자의 목표혈압에 변화가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중국 연구팀이 진행한 BPROAD 연구 결과는 16~18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4)에서 공개됐고 동시에 NEJM 11월 16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SPRINT 연구에 당뇨병 환자 제외
당뇨병 환자 목표혈압 제시하기 위한 근거 필요
현재 고혈압 동반 당뇨병 환자의 목표혈압은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다.
고혈압 환자의 수축기혈압을 120mmHg 미만으로 강력하게 조절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며 국내외 고혈압 가이드라인의 변화를 일으킨 SPRINT 연구는 당뇨병 환자를 제외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앞서 발표된 ACCORD 연구는 심혈관질환 또는 위험인자를 동반한 당뇨병 환자의 목표혈압을 140mmHg 미만과 120mmHg 미만으로 조절한 결과, 주요 심혈관계 사건 발생률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이 연구는 2x2 요인설계로 혈당 조절 연구를 진행하고자 디자인돼, 연구 설계에 따른 편향된 결과가 나타났을 수 있다.
이에 미국 JNC-8은 당뇨병 환자의 목표 수축기혈압을 140mmHg 미만으로 제시하지만, AHA를 포함한 대부분 가이드라인에서는 130mmHg 미만을 권고한다.
2022년 대한고혈압학회가 발표한 고혈압 진료지침에서는 동반된 심뇌혈관질환 위험인자, 임상적 심뇌혈관질환, 만성콩팥병 3, 4, 5기 및 무증상장기손상이 없는 당뇨병 환자는 목표 수축기혈압으로 140mmHg 미만을, 이 같은 동반질환이 있는 당뇨병 환자는 130mmHg 미만을 제시한다.
그러나 이 같은 국내외 가이드라인의 권고안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더 필요한 상황이었다.
집중조절군, 뇌졸중·심근경색 등 1차 목표점 위험 21%↓
120mmHg 미만 조절 시 저혈압·고칼륨혈증 모니터링 필요
중국에서 진행된 BPROAD 연구는 수축기혈압이 높은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강력한 목표혈압을 설정해 집중치료를 할 경우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이 감소하는지 평가하고자 진행됐다.
2019년 2월~2021년 12월 중국 145곳 의료기관에서 50세 이상으로 수축기혈압이 높고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당뇨병 환자 1만 2821명이 모집됐다. 이들은 항고혈압제를 복용하지 않을 경우 수축기혈압 140mmHg 이상, 최소 한 가지 항고혈압제를 복용할 경우 130mmHg 이상이었다. 여성이 45.3%(5803명)를 차지했고 평균 나이는 63.8세였다. 평균 수축기혈압은 140mmHg, 평균 당화혈색소는 7.6%였고, 22.5%가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었다.
전체 환자군은 최대 5년 동안 수축기혈압 120mmHg 미만을 목표로 치료한 집중조절군(6414명)과 140mmHg 미만을 목표로 한 표준조절군(6407명)에 무작위 배정됐다.
1차 목표점으로 비치명적 뇌졸중, 비치명적 심근경색, 심부전 치료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등을 종합해 평가했다.
추적관찰 1년째 평균 수축기혈압은 집중조절군 121.6mmHg, 표준조절군 133.2mmHg로 집중조절군이 더 낮았다.
4.2년(중앙값)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1차 목표점 발생 위험은 집중조절군이 표준조절군보다 21% 유의하게 낮았다(HR 0.79; 95% CI 0.69~0.90; P<0.001). 1차 목표점은 집중조절군 393명(100인년당 1.63건), 표준조절군 492명(100인년당 2.09건)에게서 발생했다. 이 같은 집중조절군의 혜택은 사전에 정의한 하위분석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입원을 포함한 중증 이상반응 발생률은 두 군이 비슷했다. 그러나 증상성 저혈압과 고칼륨혈증은 집중조절군이 표준조절군보다 더 빈번하게 발생했다(집중조절군 2.8% vs 표준조절군 2.0%; P=0.003).
연구를 진행한 중국 상하이 교통대의대 Guang Ning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당뇨병 환자의 목표혈압을 120mmHg 미만으로 설정해 조절하면 140mmHg 미만의 표준 목표혈압보다 주요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이 낮았다"며 "이 같은 결과는 당뇨병 환자를 제외한 SPRINT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당뇨병 환자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 혈압을 집중적으로 조절해야 한다는 근거"라고 결론 내렸다.
이어 "당뇨병 환자의 혈압을 집중적으로 조절하는 동안, 특히 강력한 혈압 중재를 진행하는 동안 저혈압과 고칼륨혈증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면서 "향후 가이드라인에서는 당뇨병 환자의 목표혈압을 권고할 때 이번 연구 결과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UT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 Shawna Nesbitt 박사는 "이번 연구는 당뇨병 환자도 비당뇨병 환자와 마찬가지로 혈압을 집중적으로 조절하면 동일한 혜택을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하지만 노인의 경우 혈압 변화로 인한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목표혈압을 결정할 때 낙상과 실신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환자 나이와 건강 상태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