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호흡기학회, 고위험군 대상 검진 도입 비용효과적 강조
전체 국민 대상 비용효과성 낮지만, 고위험군 대상은 인정돼
복지부 학회와 과거 논의 시 검진 필요성 인정했지만 최근 기조 변화돼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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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사업에 천식 및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 포함될 계획인 가운데, COPD 질환 조기진단을 위한 폐기능 검사의 국가건강검진 포함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COPD의 국가검진 포함에 대한 비용효과성이 낮다는 이유로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COPD는 세계 사망원인 3위에 해당되는 만성호흡기 질환으로 국내 40세 이상 인구 13.4%, 65세 이상 남성 절반이 COPD 환자로 알려져 있다.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는 COPD 질환의 조기진단을 통해 사회경제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천식·COPD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포함 예정

폐기능 검사는 글쎄?

보건복지부 역시 천식 및 COPD 질환을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사업에 포함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일차의료에서 만성호흡기질환인 천식과 COPD 질환을 관리하게 되면 질환 악화 방지와 건강보험 재정 절감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복지부는 지난 2020년 질병관리청이 인하대학교에 의뢰한 정책연구용역사업 '국가건강검진 내 검사항목 도입에 대한 타당성 분석연구(만성폐쇄성폐질환)' 결과를 토대로 비용효과성이 낮다는 이유로 검진 도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복지부 건강증진과는 지난 2024년도 보건복지부 종합감사 서면 답변을 통해 "연구용역 결과보고서를 검토한 질병청 전문가 평가 결과를 참고했다"며 "해당 연구용역에 대한 질병청의 전문가 평가 결과, 조기 발견 및 치료 가능성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는 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가 평가가 완료된 검사항목에 대해 향후 관련 학회 등의 추가 근거자료 제출 등 필요 시 재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복지부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결핵및호흡기학회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COPD 진단율 자체가 매우 낮아 COPD 환자들이 관리체계 밖에서 방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결핵및호흡기학회와 전문가들은 복지부가 과거와 다른 기조를 보이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전 정부에서는 COPD 질환에 대한 폐기능 검사 국가검진 도입에 대해 긍정적인 기조를 보였다는 것이다.

결핵및호흡기학회 유광하 차기 이사장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많은 환자들은 자신이 COPD 환자인지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현재 COPD 전체 환자 중 약 5%만 진단받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유 차기 이사장은 "제대로 진단을 받지 못한 COPD 환자가 많아 그들을 발굴하는 것이 COPD 관리의 핵심"이라며 "COPD 사망률이 폐암보다 높다는 사실도 국민들에게 인식시켜 폐기능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D는 조기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해 기류폐쇄의 중증도를 평가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환자의 추적, 예후 측정 등을 위해 중요한 폐기능 검사를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용효과성 분석 결과 놓고 정부와 전문학회 다른 해석

전문가들은 폐기능 검사를 국가건강검진에 포함시켜 COPD 조기진단 체계를 구축한다면 COPD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사업을 통해 진단-치료-관리를 아우르는 실효성과 완결성을 갖는 전주기 사업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결핵및호흡기학회는 복지부가 주장하고 있는 COPD 국가검진 도입 비용효과성 부족 연구 결과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학회에 따르면, 연구결과는 COPD의 조기발견 효과 및 치료 가능성은 체계적 문헌 고찰에 의해 명확히 확인됐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흡연군 대상 56세와 66세 2회 검진의 점증적 비용효용비는 2900만원/Qaly로 비용효과성의 판단 기준인 3050만원/Qaly에 비해 낮아 비용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COPD의 원인이 흡연인 경우가 많아 흡연자의 경우 금연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이는 관리 대책의 작은 부분에 불과할 뿐, 약물치료 등으로 진행을 막거나 지연시키는 것 매우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40세 이상 COPD 환자는 약 359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COPD를 진단받고 치료를 받는 환자의 비율은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즉 대부분의 COPD 환자들은 본인이 COPD 환자인지 모른 채 치료 기회를 상실하고 있어 국가 차원의 조기 발견 체계가 조속히 가동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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