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 8개월, 국정감사서 저조한 성적표 받은 복지부

[메디칼업저버 박서영 기자] 유례없는 의료대란을 맞닥뜨리게 되면서 2024년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여야의정협의체를 통한 의정 간 갈등 봉합의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의료계의 의견을 폭넓게 듣겠다고 하면서도 2025년 의대 정원 재논의는 어렵다는 뜻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23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기관들을 대상으로 종합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먼저 종합 국감 하루 전인 지난 22일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극적으로 참여를 밝힌 여야의정협의체와 관련,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복지부 조규홍 장관에게 “여야의정협의체 설치 분위기가 잡혔다. 문제는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이라며 “전공의들과 언제쯤 합의를 이룰 수 있겠나”라고 물었다.

이에 조 장관은 “의료개혁을 착실히 추진하면서 동시에 전공의들과 의대생 복귀를 추진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 시기에 대해서는 확실히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의학회와 KAMC이 제시한 조건인 2025년 의대 정원 재논의와 의대생 휴학계 승인 등에 대해서도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

조 장관은 “(두 단체가) 상당히 어렵게 참여를 결정했는데 제 발언으로 참여를 번복할까 봐 걱정된다”면서도 “2025년 입학 정원 논의는 불가능하다. 2026년은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못박았다.

그러면서도 “입학 정원과 관련해서는 의료계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고 덧붙였다.

의대생 휴학에 관해서도 “휴학계 처리는 법령과 학칙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며 “(의대생) 동맹 휴학은 정당한 휴학 사유가 아니라서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교육부 입장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불법 유통 및 비대면 진료 처방에 관해서도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위고비는 기존에 쓰이던 삭센다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큰 비만치료제로, 해외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 15일 국내에 출시되자마자 불법 판매 및 오남용 문제가 나타났다. 지난 23일에는 대한비만학회에서 “치료 목적이 아닌 미용 등의 목적으로 사용 시 사망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의료기관 접근성이 떨어진 환자들을 위한 제도인 비대면 진료가 위고비 처방에 활용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됐다.

식약처 오유경 처장은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의 이러한 비판에 “이미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식약처 사이버조사단에서 한달동안 집중 모니터링을 하고 있고, 지난 22일부터는 해외직구도 차단했다”고 밝혔다.

또 비만치료제 과대광고 자제 공문을 보내는 한편, 비대면 진료 처방 여부에 관해서는 소관 부처인 복지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 역시 잘 협조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강중구 의원이 때아닌 태도 논란에 휩싸여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지난 16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심평원 국감이 끝난 뒤 공단 정기석 이사장은 여야 위원들과 인사를 나눴지만 강 원장은 그러지 않았다”며 “위원들은 (강 원장을) 기다리다가 회의장을 이석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와보니 뒤늦게 강 원장이 박주민 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저와 인사를 나누라는 박 위원장에게 ‘강선우 위원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했다”며 “상임위 위원이 국감 대상 기관장과 대화를 나누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호감인가”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 역시 “일정이 끝나면 모든 기관장이 당연히 위원들에게 인사를 한다. (국감은) 사적 감정을 드러내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한 기관을 대표하는 역할로 온 것이니 입장을 명확히 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강 원장은 “(강 위원이) 제가 악수하자고 해도 안 할 것 같아서 그렇게 했는데 다행히 먼저 손을 내밀어서 악수를 했다.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16일 국감에서) 개인적으로 사실이 아닌 질문이 많았다”고 답했다.

다만 깊이 반성하며, 앞으로는 그러지 않겠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강 원장은 지난 16일 자생한방병원과 심평원 간 유착 가능성을 등을 질의받은 바 있다. 또 김건희 여사가 해외순방 때 착용한 고가 목걸이가 강 원장 아내의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강 원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