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2024] FINEARTS-HF, 케렌디아군 심부전 악화·사망 위험↓
케렌디아 세 가지 연구 통합 분석, 모든 사망·심혈관계 사건 등 위험 감소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바이엘 케렌디아(성분명 피네레논)가 좌심실 박출률 경도 감소(HFmrEF) 또는 보존 심부전(HFpEF)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케렌디아는 비스테로이드성 무기질 코르티코이드 수용체 선택적 길항제(MRA)로, 진료현장에서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동반 만성 콩팥병 치료제로 사용된다. 무기질 코르티코이드 수용체(MR)와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계(RAAS)의 과활성화를 표적해 좌심실 박출률 40% 이상 심부전의 특징인 진행성 섬유화 등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 연구에서 케렌디아가 표준요법과 병용 투약 시 심혈관계 혜택을 보인다고 보고됐다.
이런 가운데 8월 30일~9월 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4)에서 HFmrEF 또는 HFpEF 환자를 대상으로 케렌디아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한 FINEARTS-HF 임상3상 결과가 공개됐다. 연구 결과는 발표와 동시에 NEJM 9월 1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최종 결과에 따르면, 케렌디아는 HFmrEF 또는 HFpEF 환자의 전체 심부전 악화 사건 또는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등 위험을 유의하게 낮췄다.
FINEARTS-HF, 케렌디아 투약 시 심부전 악화·사망 위험 18%↓
"케렌디아가 HFmrEF·HFpEF 새로운 치료옵션 될 것"
FINEARTS-HF 다기관 이중맹검 연구에는 40세 이상이면서 좌심실 박출률 40% 이상인 심부전 환자 7463명이 모집됐다. 평균 나이는 72세였고 증상성 심부전 환자이면서 평균 좌심실 박출률은 53%였다. 대부분 환자는 NYHA 기능등급 II에 속했다.
전체 환자군은 케렌디아 최대 용량 20mg 또는 40mg 1일 1회 복용군(케렌디아군)과 위약군에 1:1 무작위 배정됐고 일반 치료와 병행했다.
1차 목표점은 전체 심부전 악화 사건으로, 최초 및 재발로 인해 계획되지 않은 입원이나 심부전으로 인한 긴급한 방문 그리고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등을 종합해 평가했다. 이와 함께 안전성도 확인했다.
32개월(중앙값) 추적관찰 동안 1차 목표점은 케렌디아군 3003명 중 624명에게서 1083건, 위약군 2998명 중 719명에게서 1283건 발생했다. 1차 목표점 발생 위험은 케렌디아군이 위약군보다 18% 유의하게 낮았다(RR 0.82; 95% CI 0.71~0.94; P=0.006).
이러한 결과는 사전에 정의한 모든 좌심실 박출률 범위와 SGLT-2 억제제 치료 여부 등 하위분석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다만 생존 측면에서는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없었다.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케렌디아군 8.1%, 위약군 8.7%로 두 군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HR 0.93; 95% CI 0.78~1.11).
현재까지 좌심실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과 달리 HFmrEF와 HFpEF 환자를 대상으로 의미 있는 생존 혜택을 입증한 무작위 연구는 없다는 점에서, 케렌디아 역시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감소 효과를 통계적으로 입증하기엔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케렌디아군에서 고칼륨혈증 위험이 증가하고 저칼륨혈증 위험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Scott Solomon 박사는 "이번 결과는 케렌디아가 HFmrEF 또는 HFpEF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들 환자에게 케렌디아가 새로운 치료옵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바이엘은 케렌디아의 시판 허가 신청서 제출을 위해 보건당국과 긴밀히 논의할 예정이다.
FINE-HEART, 심혈관·신장·대사에 미치는 영향 통합 분석
"케렌디아가 심혈관·신장·대사 등 질병 진행 개선할 수 있을 것"
이어 학술대회에서는 FINEARTS-HF를 포함해 케렌디아의 FIDELIO-DKD와 FIGARO-DKD 등 세 가지 무작위 임상연구를 통합분석한 FINE-HEART 연구 결과가 발표됐고 동시에 Nature Medicine 9월 1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FINE-HEART 연구는 당뇨병을 동반한 심부전 그리고 만성 콩팥병 환자에서 케렌디아의 심혈관, 신장 예후와 생존 혜택을 평가했다. FIDELIO-DKD와 FIGARO-DKD는 당뇨병 동반 만성 콩팥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케렌디아 임상3상이다.
세 가지 연구에는 총 1만 8991명이 모집됐다. 평균 나이는 67세였고 여성이 35%를 차지했다.
FINE-HEART 결과에 따르면, 2.9년(중앙값) 추적관찰 동안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은 케렌디아군 4.4%, 위약군 5.0%에게서 발생했다. 두 군 간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은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HR 0.89; 95% CI 0.78~1.01).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은 케렌디아군 11.0%, 위약군 12.0%였다. 케렌디아군의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은 위약군 대비 9% 의미 있게 낮았다(HR 0.91; 95% CI 0.84~0.99; P=0.027).
또 케렌디아군은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이 17%(HR 0.83; 95% CI 0.75~0.92; P<0.001), 복합 신장사건 발생 위험이 20%(HR 0.80; 95% CI 0.72~0.90; P<0.001) 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Muthiah Vaduganathan 박사는 "FINE-HEART 통합분석은 비스테로이드성 MRA인 케렌디아가 심혈관·신장·대사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가장 대규모 연구"이라며 "이번 분석에서 케렌디아는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을 유의하게 낮추지 못했지만,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또는 심혈관계 사건, 신장사건 등 위험 감소와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결론 내렸다.
이어 "이 같은 케렌디아 치료 효과는 다양한 심혈관·신장·대사질환이 있는 환자와 기저치료로 SGLT-2 억제제 또는 GLP-1 수용체 작용제를 투약하고 있는 환자 등 모든 하위군 분석에서 일관되게 관찰됐다. 또 새로운 안전성 신호는 보고되지 않았다"며 "이번 결과는 케렌디아가 질병 조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심혈관·신장·대사질환을 포함한 광범위한 고위험군의 질병 진행을 케렌디아가 개선할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