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25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간호법 처리 강조
26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 "간호법만큼 우선되는 민생법안 있나"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 "간호법 거부권 행사하더니, 이제와 야당 탓"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간호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던 정부가 입장을 바꾼 모양새다. 여기에 국회 보건복지위 여당 의원들도 가세했다.
간호법은 지난 21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시행되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미묘한 흐름의 변화가 생겼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5일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간호법 처리를 강조했다.
한 총리는 "간호사법은 의료 비상 시기에 크게 헌신하고 계시는 간호사들께서 좀 더 안심하고 환자 치료와 보호에 전념하실 수 있는데 필수적 법안"이라며 "이번 회기 내에서 꼭 통과되게 힘써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 간호법 처리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여
간호법을 통과시키려는 움직임은 국회로 이어졌다.
25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복지위 위원들은 간호법을 빠르게 통과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간호법만큼 민생 법안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반문하며, 빠르게 논의하고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전공의 역할을 대신하는 전담 간호사들은 20년 동안 불법과 합법의 경계에서 진료지원을 해왔다. 따라서 이제 법적근거를 확보해 줘야 한다"며 "국민 건강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간호법 만큼 우선되는 민생법안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야당 의원들에게 매우 유감이다. 간호법은 정치적 흥정 대상이 아니고, 정쟁거리가 되서도 안 된다"며 "민주당이 요구하는 내용을 대부분 수용하겠다. 따라서 상임위에서 간호법을 논의하자"고 토로했다.
국민의힘 안상훈 의원은 간호법을 전향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간호법은 법안소위에서 논의를 진행했고, 법안 내용도 검토했다"며 "대승적으로 충분히 합의에 이를 수 있는 사항이다. 다른 어떤 법안보다 시급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거부권 행사해 놓고 이제와서...
정부와 여당의 태도 변화에 야당 의원들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복지위 박주민 위원장은 "21대 국회 때 통과시킬려고 굉장히 애를 썼다. 복지위 직상정까지 올리는 노력까지 했다"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 했을 때 감정을 떠올리면 지금이라도 사과를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마치 없었던 일처럼 얘기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정부와 여당 의원들을 직격했다.
강 의원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놓고, 이제와 야당이 소극적이라고 얘기하고 있다"며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으면, 지금은 PA 관련 개정만 했으면 됐다. 이제와 야당 탓을 하는 것에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및 여당이 간호법에 대한 입장 변경을 한 것이 현재 의료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미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사직하면서 응급실 뺑뺑이가 현실화하고 있고, 경증 환자들은 응급실 이용 시 본인부담을 더 많이 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게다가 오는 29일 보건의료노조가 총파업을 선언하는 등 병원 현장은 계속 나빠지고 있다.
A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정부가 PA 간호법로 전공의들의 빈 공백을 메울 요량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잔머리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공법을 쓰지 않고, 잔수를 계속 쓰면 결국 의료붕괴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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