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 10, 비만한 당뇨병 전단계 성인에게 '위고비' 투약 시 정상혈당 회복
SURMOUNT-1, '젭바운드' 치료 10년 후 당뇨병 위험 감소할 것으로 예측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비만 치료의 게임체인저로 평가되는 GLP-1 수용체 작용제인 노보노디스크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와 일라이 릴리 젭바운드(터제파타이드)가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예방까지 영역 확장을 노리고 있다.

위고비는 비만한 당뇨병 전단계 성인 대상의 STEP 10 임상3상에서 체중 감소와 함께 정상혈당 회복 가능성을 입증했다. 젭바운드는 혈당과 관계없이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의 10년 후 당뇨병 발생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예측됐다.

STEP 10, 위고비군 정상혈당 회복 가능성 19.8배 높아

▲노보노디스크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노보노디스크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위고비는 임상3상에서 비만한 당뇨병 전단계 성인의 정상혈당 회복을 위한 치료옵션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 결과를 얻었다.

당뇨병 예방약으로서 위고비 가능성을 확인한 STEP 10 임상3상 결과는 The 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 7월 29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STEP 10 임상3상은 캐나다, 덴마크, 핀란드, 스페인, 영국 등 30개 의료기관에서 진행된 무작위 이중맹검 병행설계 연구다. 18세 이상으로 체질량지수(BMI)가 30kg/㎡ 이상인 비만한 당뇨병 전단계 성인을 모집했다. 당뇨병 전단계는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소 기준에 따라 선별검사 시 당화혈색소 6.0~6.4% 또는 공복혈당 5.5~6.9mmol/L 중 최소 한 가지 해당되는 경우로 정의했다.

전체 참가자는 위고비군(138명)과 위약군(69명)에 무작위 배정돼 52주 동안 치료받으며 식이요법 및 신체활동 상담을 병행했다. 등록 당시 평균 나이는 53세였고 체중은 111.6kg, BMI는 40.1kg/㎡, 허리둘레는 120.1cm, 당화혈색소는 5.9%, 공복혈당은 5.9mmol/L였다.

1차 목표점은 52주째 체중 변화율과 정상혈당으로 회복된 비율로 설정했다. 당화혈색소 6.0% 미만 그리고 공복혈당 5.5mmol/L 미만이라면 정상혈당으로 판단했다.

분석 결과, 52주째 정상혈당으로 회복된 비율은 위고비군 81%, 위약군 14%로 조사됐다. 정상혈당 회복 가능성은 위고비군이 위약군보다 19.8배 유의하게 높았다(OR 19.8; 95% CI 8.7~45.2; P<0.0001).

등록 당시 대비 52주째 체중은 위고비군 13.9%, 위약군 2.7% 감소해, 두 군 간 11.2%p의 의미 있는 차이가 확인됐다(95% CI -13.0~-9.4; P<0.0001). 

위고비의 안전성도 확인했다. 심각한 이상반응 발생률은 위고비군과 위약군 모두 9%로 같았고, 치료 중단으로 이어진 이상반응 발생률은 각 6%와 1%였다. 새로운 안전성 문제도 보고되지 않았다.

연구를 진행한 가이스&세인트 토마스 영국국가보건서비스(NHS) 파운데이션 트러스트 Barbara M McGowan 박사는 논문을 통해 "위고비가 비만한 당뇨병 전단계 성인의 체중을 줄이면서 정상혈당으로 회복시키는 좋은 효과를 보였다. 안전성 및 내약성 프로파일은 이전 연구 그리고 GLP-1 제제 계열에서 보고된 것과 일치했다"며 "이번 결과는 비만한 당뇨병 전단계 성인의 정상혈당 회복을 위한 치료옵션으로 위고비를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 앞서 2022년 발표된 STEP 1·4 참가자 데이터를 사후분석한 연구에서도 위고비의 당뇨병 예방 가능성을 엿봤다. 연구는 STEP 1·4 데이터를 토대로 심장대사질환 병기(cardiometabolic disease staging, CMDS) 도구를 이용해 개인의 10년 후 당뇨병 발생 가능성을 평가했다.

CMDS 도구는 베이지안 로지스틱 회귀모형을 이용한 검증된 예후공식이다. 나이, 성별, 인종 등 수정 불가능한 요인과 BMI, 혈압, 혈당, HDL-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 수정 가능한 요인을 활용해 10년 후 당뇨병 발생 위험을 예측한다. 

먼저 STEP 1 분석 결과, 68주 동안 10년 후 당뇨병 발생 위험 변화율은 위고비군이 61% 낮아졌지만 위약군은 13% 감소에 그쳤다. STEP 4 분석 결과에서도 10년 후 당뇨병 발생 위험 변화율은 위고비군이 32% 감소했지만 위약군은 41% 증가했다.

이 같은 결과는 위고비가 단순히 혈당 감소뿐 아니라 여러 메커니즘을 통해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SURMOUNT-1, 당뇨병 전단계인 젭바운드군에서 당뇨병 위험 감소 커

▲일라이 릴리 젭바운드(성분명 터제파타이드).
▲일라이 릴리 젭바운드(성분명 터제파타이드).

젭바운드는 SURMOUNT-1 사후분석에서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간접적 근거를 제시했다.

이 연구 결과는 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 지난해 12월호에 실렸다(Diabetes Obes Metab 2023;25(12):3748~3756).

사후분석은 CMDS 도구를 이용해 젭바운드 5, 10, 15mg 치료에 따른 10년 후 당뇨병 발생 예측 위험을 확인하고 이를 위약과 비교했다.

등록 당시, 평균 당뇨병 발생 예측 위험 점수는 젭바운드군과 위약군 간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72주째 평균 당뇨병 발생 예측 위험 점수 절댓값은 위약군은 0.7% 감소에 그쳤지만, 젭바운드 5mg군은 12.4%, 10mg군은 14.4%, 15mg군은 14.7%로 줄어 치료에 따른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72주째 젭바운드군의 당뇨병 발생 예측 위험 감소 상대값은 60.3~69.0% 의미 있게 감소했지만 위약군은 10.8% 감소에 불과했다. 

이 같은 결과는 당뇨병 전단계 여부와 관계없이 일관되게 관찰됐고, 특히 당뇨병 전단계군의 위험 감소 정도가 더 컸다. 등록 당시 대비 72주째 평균 당뇨병 예측 위험은 당뇨병 전단계군이 16.0~20.3% 감소했고, 당뇨병 전단계가 아닌 군은 10.1~11.3% 줄었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앨라배마대학 W. Timothy Garvey 박사는 논문을 통해 "이번 연구는 젭바운드가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의 당뇨병 발생 위험을 장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간접적 근거를 처음 제시했다. 이러한 혜택은 빠르면 6개월 만에 나타났고 18개월 동안 지속됐다"며 "당뇨병 전단계군의 당뇨병 발생 위험이 아닌 군보다 유의하게 크게 감소했다는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결과의 임상적 중요성을 입증하려면 광범위한 인구 대상의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SURMOUNT-1 연장연구와 젭바운드 치료에 따른 비만 성인의 이환율과 사망률을 평가하는 SURMOUNT-MMO 임상3상을 통해, 젭바운드가 당뇨병 전단계에서 당뇨병으로 진행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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