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새 기전 치료제 등장…흡입형 PDE3·4 억제제 '오투바이어'
듀피젠트는 유럽서 먼저 허가...9월 FDA 승인 여부 결정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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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10년 넘게 새로운 치료법이 등장하지 않았던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분야에 두 가지 치료제가 한꺼번에 등장했다.  

베로나 파마의 오투바이어(성분명 엔시펜트린)와 사노피 듀피젠트(두필루맙)가 일주일 새 미국과 유럽에서 승인됐다. 

현재 COPD의 표준 치료는 흡입형 단기 및 장기 작용 기관지 확장제와 흡입형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등 40년 이상 동일한 종류의 치료법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승인된 치료법의 이중, 삼중 요법 조합에도 불구하고 여전이 증상이 지속되는 COPD 환자가 많다.

또 장기지속형 베타2 작용제(LABA)와 장기지속형 무스카린 길항제(LAMA)를 사용하는 환자 중 심혈관 및 급성 요폐(AUR) 위험이 있는 이도 있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치료법이 필요했다. 

PDE3·4 이중 억제제 오투바이어 FDA 승인

COPD 중증 악화 위험 최대 42% 낮춰

베로나 파마 '오투바이어(성분명 엔시펜트린)'
베로나 파마 '오투바이어(성분명 엔시펜트린)'

이 가운데 지난달 26일 미국식품의약국(FDA)이 베로나 파마의 오투바이어를 성인 환자의 COPD 유지 치료제로 승인했다. 

오투바이어는 기관지 확장제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를 하나의 분자로 결합한 흡입형 치료제로, 포스포디에스테라제3(PDE3)와 포스포디에스테라제4(PDE4)의 이중 억제제다. 단일 요법 또는 현재 사용 중인 치료제와 함께 사용하는 추가 요법으로 승인을 받았다.

이번 승인은 지난해 8월 15일 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에 게재된 임상3상 ENHANCE-1, ENHANCE-2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두 연구는 2020년 9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17개국에서 진행된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시험이다. 연구에는 40~80세 중등도~중증 증상성 COPD 환자가 등록됐다. 

ENHANCE-1에는 760명, ENHANCE-2에는 789명의 환자가 무작위 배정돼 치료받았으며, 이들 중 각각 69%와 55%의 환자는 LABA와 LAMA를 동시에 투약했다.

연구 결과, ENHANCE-1에서 오투바이어는 24주차에 위약 대비 환자들의 호흡기 증상과 삶의 질을 상당히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ENHANCE-1에서 오투바이오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24주차에 중등도 또는 중증 악화 위험이 위약군 대비 36% 낮았고, ENHANCE-2에서는 42% 낮았다.

두 연구에서 오투바이어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위약군 대비 첫 악화까지 걸리는 시간이 증가했다. 부작용 발생률은 위약군과 유사하게 나타났다. 

미국 앨라배마대학교 버밍엄병원 Michael Wells 박사는 "유지 요법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환자는 숨가쁨과 지속적인 기침을 포함한 일상적인 증상에 시달린다"며 "현재 흡입 치료법은 20년 이상 기존 계열의 치료제 조합으로 제한돼왔다. 최초의 PDE3 및 PDE4 억제제로 고유한 접근 방식을 제공하는 오투바이어는 COPD 치료에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오투바이어는 미국에서 올해 3분기 중 출시될 예정이다.

미국 승인 연기된 듀피젠트, 유럽서 먼저 승인

COPD 악화 감소 및 폐 기능 개선 효과 입증

사노피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
사노피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

한편 지난 6월 27일 COPD 치료제로 FDA 승인 여부가 결정될 줄 알았던 사노피 듀피젠트는 오는 9월 27일까지 심사 기간이 연장됐다. 

FDA는 듀피젠트 허가 신청의 근거로 제시된 임상3상 BOREAS 및 NOTUS 연구의 하위 집단 데이터를 추가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승인은 보류됐지만 유럽에서는 승인에 성공했다. 지난 3일 유럽식품의약청(EMA)은 듀피젠트를 호산구 증가를 동반하는 조절되지 않는 COPD 성인 환자의 유지 치료제로 승인했다. 

승인 대상에는 흡입 코르티코스테로이드(ICS), LABA, LAMA 조합을 사용하고 있는 환자와, ICS 치료가 적합하지 않아 LABA, LAMA 조합을 사용하는 환자가 포함됐다. 

이번 승인의 기반이 된 BOREAS와 NOTUS 두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52주 동안 ICS, LABA, LAMA의 삼중요법 또는 LABA, LAMA 이중요법에 추가로 2주마다 듀피젠트 또는 위약을 투여받았다. 연구에는 40~85세 환자 1874명이 참가했다.

연구 결과 듀피젠트는 1차 목표점인 연간 중등도 또는 중증 급성 COPD 악화 위험을 위약군 대비 최대 34%까지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두 연구에서 듀피젠트로 치료 받은 환자들은 12주차에 폐기능이 각각 160mL, 139mL 유의하게 개선됐으며, 이러한 효과는 52주차까지 지속됐다. 

듀피젠트는 염증의 바이오마커인 호기산화질소 농도가 20ppb 이상으로 높은 환자와 흡연 상태, 폐 기능, 악화 병력에 따른 모든 하위 그룹에서 COPD 악화 감소 및 폐 기능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듀피젠트의 안전성 프로필은 앞서 승인된 적응증에서 나타난 것과 일치했으며, 가장 흔한 부작용은 주사 부위 반응, 결막염, 알레르기성 결막염, 관절통, 구강 헤르페스 및 호산구증이었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인 Evercore ISI는 COPD 치료제 승인 시 7개 적응증을 확보하는 듀피젠트의 매출이 연간 35억 달러(한화 4조 8458억원)까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 세계적으로 3억 9000만명 이상의 인구가 COPD를 앓고 있으나 기존 치료제로는 충족되지 않는 수요가 크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듀피젠트의 FDA 승인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오투바이어가 먼저 승인을 따내면서, 빠르게 시장을 점령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시장조사기관 GlobalData는 오토바이어의 매출이 2029년까지 10억 5000만달러(1조 4537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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