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L 2024] 간경변증 환자 대상 경구용 테스토스테론 전구약물 효과 조사
치료 24주차에 근감소증 개선...현성 간성 뇌증 발생 감소

[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테스토스테론 전구약물(Prodrug)이 간경변증 환자의 골격근 양과 질을 개선하고 간성 뇌증 발병률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경변증 환자는 간기능 저하로 요소합성이 감소되고 혈중 암모니아가 증가해, 혈장 단백질 합성 감소로 인한 근육량 감소가 발생하기 쉽다. 근감소증은 간경변증의 또 다른 합병증인 간성 뇌증 위험 증가와도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 근감소증 치료에 승인된 약물은 없으며, 간경변증 환자는 간 이식 이전에 질병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는 상태다.   

근육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안드로겐 호르몬은 근감소증으로 인한 근육 약화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간경변증 환자에 대한 안드로겐의 효과 및 안전성은 제대로 연구된 바 없다.

이에 버지니아 커먼웰스대학 Arun Sanyal 박사팀은 경구용 테스토스테론 전구약물인 LPCN 1148이 간경변증 환자의 근감소증과 뇌병증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8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된 유럽간학회 연례학술대회(EASL 2024)에서 발표됐다. 

24주차에 골격근 지수 증가...52주까지 유지

현성 간성 뇌증 발생률 더 적어

이미지 출처: EASL 2024 공식 홈페이지
이미지 출처: EASL 2024 공식 홈페이지

LPCN 1148의 임상2상 연구에는 미국 내 8개 기관에서 29명의 환자가 등록됐다. 연구팀은 간경변증 및 근육감소증이 있는 남성 환자를 대상으로 24주 동안 LPCN 1148 또는 위약을 복용하도록 했다. 

24주차 이후 진행된 2단계 공개 라벨 연구에서는 모든 참가자가 LPCN 1148을 복용하도록 전환됐다. 참가자들에게는 연구 기간 동안 식이 요법, 운동, 리팍시민 또는 락툴로스 등 배경 요법의 변화가 요구되지 않았다. 

1차 목표점은 기준선에서 연구 24주차까지 골격근 지수(SMI)의 변화였다. 연구팀은 요추 3번의 전체 골격근 면적을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스캔하고 참가자의 키로 정규화한 L3-SMI 수치의 변화를 평가했다.

2차 목표점에는 이상반응평가도구(CTCAE) 심각도 2 이상의 간성 뇌증(HE)으로 정의된 현성 간성 뇌증(OHE) 사건 발생이 포함됐다. 

연구 결과, 24주차에 위약군 대비 LPCN 1148군의 L3-SMI 수치가 유의하게 증가했다. LPCN 1148군의 L3-SMI가 4.1cm2/m2 증가한 반면 위약군은 0.6cm2/m2가 감소했다(P<0.01). LPCN 1148군의 L3-SMI 증가는 52주차까지 유지됐다. 

24주차에 LPCN 1148 치료로 전환한 위약군 참가자 역시 52주차 SMI가 8.1cm2/m2(16.7%) 증가했다.

1단계 연구 기간 동안 OHE 발생률은 위약군 대비 LPCN 1148군에서 더 낮았으며(2건 대 6건, p<0.05), 첫 번째 OHE 재발까지 걸린 평균 시간은 더 길었다(114일 대 35일). 2단계 연구 기간 동안에는 두 군에서 각각 1건의 OHE가 더 발생했다. 

LPCN 1148군은 환자 보고 결과, 빈혈, 근육의 질, 6분 걷기 테스트, 디지털 스트룹 검사(digital Stroop test) 결과의 개선을 경험했다. 

치료로 인한 이상반응 발생 숫자와 중증도는 두 군에서 유사했으며, 약물로 인한 간 손상이나 혈전증 발생 사례는 없었다. 위약군에서는 2명이, LPCN 1148군에서는 1명이 사망했다. 

Arun Sanyal 박사는 "LPCN 1148는 간 이식을 기다리는 간경변증 남성의 근감소증을 개선하고 OHE 사건 발생을 감소시키는 최초의 치료적 중재"라며 "LPCN 1148은 최대 52주의 치료에도 내약성이 좋았으며, 이러한 결과는 진행성 간경변증에서 LPCN 1148의 근육감소증 및 HE 재발 예방을 위한 추가 연구 필요성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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