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L 2024] PPAR 작용제 셀라델파·아이커보 PBC 대상 임상 결과 공개
생화학적 지표 개선 및 가려움증 등 삶의 질 향상...PBC 신약 10년 만의 FDA 승인
[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희귀 담즙정체성 간질환인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PBC) 분야에 새로운 계열의 치료제가 등장하고 있다.
5~8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유럽간학회 연례학술대회(EASL 2024)에서는 퍼옥시좀 활성화 수용체(PPAR)를 타깃하는 약물들의 PBC 대상 임상 결과가 연이어 발표됐다.
현재 PBC 1차 치료제로는 우르소데옥시콜산(UDCA)이 사용되지만, 이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가 많다. UDCA 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환자들에게는 오칼리바(성분명 오베티콜산)를 단독 또는 병용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오칼리바도 환자들의 피부 가려움증 악화와 간부전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어 추가적인 치료제 개발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번 EASL 2024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PPAR 작용제 계열 약물들은 PBC 환자의 알칼리성인산분해효소(ALP) 수치를 낮추고 가려움증을 개선하는 등 효과를 보였다.
길리어드 '셀라델파', 장기 효과 및 안전성 입증
24개월차 생화학적 반응 달성률 70%, ALP 수치 정상화 42%
5일 영국 버밍엄대학교 Palak J. Trivedi 박사팀은 경구용 PPAR-델타 작용제 셀라델파의 장기 임상인 ASSURE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ASSURE 연구는 이전에 셀라델파의 PBC 대상 임상 연구에 참가했던 환자를 대상으로 셀라델파의 장기적인 효과 및 안전성, 내약성을 평가하기 위해 계획됐다.
연구 참가자는 PBC 1차 치료제인 우르소데옥시콜산(UDCA)에 반응이 불충분하거나 내약성이 없는 환자로, 임상3상 RESPONSE 연구에 참여한 158명과 임상2상, 3/4상 등 기존 연구에 참여한 179명이 등록됐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내용은 ASSURE 연구의 2년 중간 결과로, 참가자들은 최대 155주 동안 하루 한번 셀라델파 10mg을 투여받았다.
1차 목표점은 복합 생화학적 반응 및 알칼리성인산분해효소(ALP) 수준의 정상화였다. 복합 생화학적 반응은 ALP 수준이 정상 상한치(ULN)의 1.67배 미만, ALP 수준 최소 15% 감소, 총 빌리루빈 수준 ULN 이하로 정의됐다.
연구 결과, 24개월간 셀라델파 치료를 받은 기존 연구 참가자 99명 중 70%가 복합 생화학적 반응을 달성했으며, 42%가 간 질환 진행의 지표인 ALP 정상화를 달성했다.
12개월간 치료를 받은 기존 연구 참가자 164명 중 73.2%가 복합 생화학적 반응을 달성했으며, 42%가 ALP 정상화를 경험했다.
RESPONSE 연구에서 전환된 환자 중 102명은 18개월, 29명은 24개월 동안 치료를 받았다. 이들 환자군에서 각각 61.8%, 72.4%가 복합 생화학적 반응에 도달했으며 33%, 17%가 ALP 정상화를 달성했다.
RESPONSE 연구에서 위약에 배정됐던 환자 52명은 ASSURE 연구에서 6개월간 셀라델파로 치료를 받은 후 75%가 복합 반응, 27%가 ALP 정상화를 달성했다. 12개월 치료 후에는 이들 중 94%가 복합 반응 목표점을 달성하고 50%가 ALP 정상화에 도달했다.
셀라델파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가려움증 역시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기준선에서 환자 보고 소양증 숫자평가척도(NRS)가 4 이상이었던 참가자들의 소양증은 지속적으로 개선돼, 기존 연구 참가자의 경우 12개월, 24개월차에 각각 평균 3.8점, 3.1점이 감소했다. RESPONSE 연구 참가자들은 평균 3.8점이 감소했다.
ASSURE 연구에서 셀라델파는 일반적으로 내약성이 좋았으며 치료와 관련된 심각한 부작용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Palak 박사는 "ASSURE 연구의 장기 효과 및 안전성 결과는 셀라델파가 PBC 치료제의 기준을 의미있게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셀라델파는 환자들의 간 혈액 검사를 상당히 감소시키고 정상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가려움증 강도를 낯주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셀라델파는 현재 미국식품의약국(FDA)에 UDCA에 대한 반응이 부족하거나 내약성이 없는 환자 또는 간경변증 및 대상성 간경변증이 없는 성인의 PBC 치료제로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올해 8월 중 허가 여부가 결정된다.
입센 '아이커보', 가려움증 및 삶의 질 개선 효과 강조
10일 PBC 새 치료제로 FDA 승인
EASL 2024에서는 또 다른 PPAR 작용제 아이커보(엘라피브라노)의 임상3상 ELATIVE 연구 추가 데이터도 공개됐다.
ELATIVE 연구의 78주차 데이터에 따르면 아이커보군 환자의 70%가 생화학적 반응을 포함하는 연구의 복합 목표점을 충족했으며, 78주차까지 약물의 효과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아이커보는 5가지 영역으로 구성된 5-D 가려움증 점수를 위약 대비 크게 감소시켰다. 수면 장애, 정서적 영향 등 가려움증과 관련된 환자들의 삶의 질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52주차에 아이커보군 환자의 58%가 가려움증 감소를 보고한데 반해 위약군은 27%에 그쳤다. 아이커보군 환자의 80%는 수면 장애가 없거나 간헐적 지연 수준까지 개선된 반면 위약군 중에서는 30%가 개선을 보였다.
연구를 진행한 Christopher Bowlus 박사는 "PBC 환자는 질병 진행을 관리해 간 손상이나 부전을 예방하고 지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또 고통스러운 증상이 삶의 질에 매우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완화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커보는 질병 진행 예후 지표의 장기적인 개선과 가려움증 중증도 개선 및 삶의 질에 대한 영향을 입증함으로써 두 가지 우선적인 치료 목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가 발표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커보는 FDA로부터 PBC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10일 UDCA에 부적절한 반응을 보이거나 내약성이 없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단독 및 UDCA와 병용요법으로 사용하도록 승인됐다. PBC 분야에서 신약이 승인된 것은 거의 10년 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