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대학 '심장대사증후군 팩트시트 2024' 기자간담회 26일 개최
대사증후군 유병률, 팬데믹 전 27.74%→후 29.68%로 유의하게 상승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이후 국내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했다. 특히 복부비만과 고혈당 유병률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심장대사증후군학회는 26일 콘래드 서울에서 '심장대사증후군 팩트시트 2024: 심장대사증후군 현황과 COVID-19 전후 변화'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3년 만에 업데이트한 팩트시트를 공개했다. 기자간담회는 26~27일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APCMS)'에 맞춰 진행됐다.
이번 팩트시트는 2007년부터 2021년까지인 제4기~제8기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마련됐다. 모든 분석은 2005년 국가통계포털의 주민등록연양인구 자료를 기준으로 연령 표준화 유병률을 산출했다.
팩트시트를 발표한 심대학 김현진 의료정보이사(한양대 구리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대사증후군 현황을 분석한 본 학회 팩트시트처럼 대사증후군 유병률 변화를 장기간 확인하고 발표한 자료는 전 세계적으로 없다"며 "이러한 점에서 이번 팩트시트가 갖는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팬데믹 동안 생활습관 나빠져 대사증후군 유병률 증가"
코로나19 발생 전후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2018~2019년 27.74%에서 2020~2021년 29.69%로 약 2%p 유의하게 늘었다(P<0.01).
특히 대사증후군 구성요소에 따라서는 복부비만과 고혈당 유병률이 의미 있게 증가했다. 복부비만 유병률은 2018~2019년 30.8%에서 2020~2021년 36.6%로, 고혈당 유병률은 각 36.4%에서 39.4%로 증가했다.
그 외 구성요소인 고중성지방혈증,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혈증, 고혈압 등 유병률은 코로나19 전후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김 이사는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생활습관이 나빠지면서 대사증후군 구성요소의 유병률이 증가해, 결국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늘어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학회는 코로나19가 대사증후군 유병률을 높인 직접적인 원인인지 확인하기 위한 데이터를 분석 중이다.
김 이사는 "코로나19 전후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어느 정도 달라졌는지 논문으로 발표하고자 데이터를 분석 중"이라며 "이 과정에서 여러 요인을 보정한 결과, 코로나19 요인만으로도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나타난 이유를 확인하고자 영향을 미친 요인들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사증후군 유병률, 2007년~2009년 '22.1%'→2019~2021년 '24.9%'
심대학은 2021년 심장대사증후군 팩트시트를 발표한 데 이어 3년 만에 업데이트를 마쳤다. 그동안 팩트시트는 연도별 유병률을 계산해 그래프화했으나, 이번 분석에는 국건영 8기 자료가 포함돼 분석해야 할 기간이 늘면서 이를 모두 담고자 국건영 기수별 유병률 및 오차값을 제시했다.
국건영 기수별 조사기간은 △4기 2007~2009년 △5기 2010~2012년 △6기 2013~2015년 △7기 2016~2018년 △8기 2019~2021년이다.
최근 15년 동안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4기 22.1%에서 8기 24.9%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는 남녀 모두에서 관찰됐다. 남성은 23.9%에서 30.8%로 꾸준히 늘었다. 여성은 4기 20.1%에서 6기 16.2%로 감소하다 이후에는 증가해 8기 19.0%로 집계됐다.
남녀 간 대사증후군 유병률 격차는 점차 벌어져, 성별에 따른 차이는 4기 2.8%p에서 8기 10.8%p로 조사됐다. 이 같은 차이는 남성은 복부비만, 고중성지방혈증, 고혈압, 고혈당 등 유병률이 높고, 여성의 경우 저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이 남성보다 높아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65세 이상 성인만 대상으로 대사증후군 유병률을 분석하면 여성이 4기 50.7%로 남성(35.2%)보다 높았으나, 8기에는 각 49.4%와 44.5%로 조사돼 남녀 간 차이가 좁아지는 그래프를 보였다.
최근 15년간 연령별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모든 연령대가 4기에서 8기로 갈수록 증가세를 보였다.
성별에 따라서는 남성은 4~7기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60대에서 가장 높았으나, 8기에는 70세 이상에서 가장 높은 유병률이 확인됐다. 여성은 최근 15년간 젊은 층인 20~30대에서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지만 40대부터 감소하다 70세 이상에서 증가해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였다.
대사증후군 유병률 증가에 '복부비만'·'고혈당' 영향
대사증후군 구성요소에 따라서는 복부비만 유병률이 최근 15년 동안 급격하게 증가했고 특히 남성에서 두드러졌다. 여성은 국건영 4~6기에 감소세를 보이다 최근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복부비만 유병률 차이는 남녀 간 계속 벌어졌다.
고중성지방혈증 유병률은 전체적으로 감소세였다. 남성은 6기까지 증가하다 이후 감소 경향을 보였다. 여성은 4~8기 동안 꾸준히 감소했다.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여성이 남성보다 높았으나 남녀 모두 감소세였고 남녀 간 차이도 좁혀졌다. 이는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치료 인식이 변화하고 치료율이 증가하면서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고혈압 유병률은 증가와 감소 모두 관찰되다 최근에는 감소세가 나타났다. 이와 달리 고혈당 유병률은 남녀 모두 증가세였고 남녀 간 간격도 조금씩 벌어졌다.
김 이사는 "대사증후군 구성요소 유병률이 모두 늘지 않고, 복부비만과 고혈당이 증가했다"며 "국내 대사증후군 유병률 상승에 복부비만과 고혈당이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도 대사증후군 유병률 차이가 관찰됐다. 지역별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전반적으로 증가했고, 농촌지역이 도시지역보다 증가세가 뚜렷했다. 특히 전남, 충북, 경남 지역이 크게 증가해 이들 지역에서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했다.
2009~2021년 국내 성인 4명 중 1명 대사증후군
최근인 2019~2021년만 보면,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24.9%로 4명 중 1명이 대사증후군인 것으로 조사됐다. 30대 이상에서는 29.6%였고, 65세 이상에서는 47.0%로 2명 중 1명이 대사증후군으로 집계됐다.
성별에 따라서는 여성이 연령에 따라 대사증후군 유병률 증가세가 확인됐고, 남성이 젊은 나이인 30대부터 급격히 증가해 지속적으로 높은 유병률을 보였다.
대사증후군 구성요소 별로는 복부비만 유병률이 33.2%로 가장 높았고, 고혈당 32.2%, 고혈압 31.2%, 고중성지방혈증 27.1%,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혈증 25.6%로 뒤를 이었다. 성별에 따라서는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혈증만 여성에서 유병률이 높았고, 그 외에는 남성에서 두드러졌다.
교육/소득 수준별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남녀 모두 교육 수준이 낮거나 소득 수준이 낮은 경우 높았다. 이는 심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사회적 취약계층의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며, 이들을 대상으로 대사증후군 예방 및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또 대사증후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흡연자, 고위험음주자, 규칙적인 운동을 하지 않은 자에서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높았고 이는 남녀 모두에서 관찰됐다.
김 이사는 "이번 결과는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하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교육과 안내 캠페인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3년마다 실시하는 국건영 조사에 맞춰 심장대사증후군 팩트시트를 2027년에 다시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