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전공의 류옥하다, 2일 '젊은 의사 동향 조사 결과' 발표
전공의·의대생 3만여 명 중 1581명 설문조사 참여
응답자 96%, 의대 정원 축소 또는 현행 유지…93%, 전면 백지화
[메디칼업저버 이주민 기자] 전공의와 의대생 96%는 우리나라의 의료 현실과 교육 환경을 고려할 때 의대 정원을 줄이거나 현행 유지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또, 전공의 수련을 위해서는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를 백지화해야 한다고도 대답했다.
사직 전공의 류옥하다는 2일 서울 광화문 센터포인트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젊은 의사 동향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조사는 3월 29일~4월 1일까지 나흘간 전공의 1만2774명과 의대생 1만834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이들 중 응답자는 총 1581명이다.
'정원 감축 및 현행 유지' 96%…응답자 중 2명만 정부안 2000명 찬성
전공의 수련 선행조건 1순위, '의대 증원·필수의료 패키지 백지화'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96%(1518명)는 의대 정원 규모를 감축하거나 현행을 유지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의대 정원을 증원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4%(63명)로 상당히 낮은 비율을 차지했다.
구체적으로는 의대 정원을 2058명 미만으로 줄여야 한다는 전체 응답자 중 17%(269명)를 차지했으며, 2058~2558명으로 줄여야 한다는 응답자는 12%(195명), 2558~3058명은 35%(550명)로 나타났다.
반면, 증원은 그 범위를 500명 이내로 증원해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정부가 제시한 2000명 증원에 찬성하는 응답자는 전체 중 2명에 불과했다.
류옥하다는 전공의들이 수련을 하기 위한 선행 조건을 조사했는데, 그 결과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백지화가 93%로 가장 높았다. 그 뒤로 구체적인 필수의료 수가인상 82.5%, 보건복지부 장·차관 경질이 73.4%,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이 71.8% 순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전공의 수련의 선행 조건이란 전공의들의 복귀 조건이 아닌 정부와 대화 테이블에 앉는 조건이라고 류옥하다는 부연했다.
전공의 수련 의사 없는 531명, "의사 악마화에 환멸"
또, 응답자 중 34%(531명)는 차후에도 전공의 수련을 받을 의사가 없다고 답했는데, 그 이유로 정부와 여론이 의사를 악마화하는 것에 환멸이 났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87.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 외에는 정부의 일방적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추진(76.9%), 심신이 지쳐 쉬고 싶어서(41.1%)가 그 뒤를 이었다.
류옥하다는 이날 "우리 젊은 의사들은 의사로서의 본분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고, 환자와 국민의 신뢰가 붕괴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사직한 개인 전공의들이 주축이 돼 휴학한 의대생들, 교수님들, 한국소비자단체연합회가 머리를 맞대 '전국 암 환자 및 만성질환자 분류 프로젝트'를 이번 주 내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환자의 개인정보와 질병 등을 모아 각 환자 상황에 맞는 최선의 대안을 찾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의료체계를 일방적으로 훼손한 정부와 달리, 저희는 환자분들의 불편함과 불안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하고 실천해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의협 임현택 차기 회장은 "젊은 의사들이 의료현장에서 보람과 긍지를 갖지 못하고 있는지, 오늘의 사태가 왜 발생한 것인지 조사 결과가 극명히 보여줬다"며 "의협은 젊은 의사들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이 사태 해결의 핵심은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는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중대본 브리핑에서 "오늘까지 인턴 등록이 안 되면 상반기에 인턴은 더 이상 수련을 받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