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0.83m/s 걷는 성인에서 노인 인지기능 평가점수 감소

▲ 고대 안산병원 신철 교수

국내 연구팀이 느려지는 보행속도가 치매 등 노화로 인한 인지기능 저하를 예측하는 지표가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고대 안산병원 신철 교수팀(수면장애센터)은 평균 0.83m/s 정도로 느리게 걷는 성인이 평균 1.02m/s 이상 보통 속도로 걷는 성인에 비해 노인 인지기능 평가점수가 낮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한국인유전체조사사업 중 안산 코호트에 참여하고 있는 2222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4m 보행검사와 노인 인지기능 평가를 수행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이같이 밝혔다. 

4m 보행검사는 시작 지점을 설정한 뒤 일직선으로 4m 떨어진 지점에 도착 지점을 정하고, 평소 걷는 속도로 시작 지점에서 도착 지점에 닿을 때까지의 시간을 측정하는 방법이다. 건강상 문제가 없는 65세 이상 노인의 보행 속도는 1m/s 정도로 알려졌다.

주목할 점은 수면 무호흡증 환자에서 느린 보행속도와 인지기능 저하의 연관성이 더 분명하게 나타난 것이다. 결과에 따르면, 느리게 걷는 수면 무호흡증 환자에서 인지기능 저하가 더 빠르게 진행됐다.

이는 치매 환자가 경도인지장애 노인 및 건강한 노인보다 보행속도가 느리다는 스위스 바젤대학병원 운동센터의 연구를 비롯해 보행속도가 느려지고 보폭이 짧아지는 것이 기억력 등 인지기능 저하와 연관 있다는 미국 메이요 클리닉 노화연구소에서 수행한 연구 등 다수의 국외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

신철 교수는 "걷는 것은 우리 몸의 에너지, 운동 조절, 심장이나 폐, 혈류, 신경이나 근육을 포함하는 다수의 장기 및 근골격계의 복합적인 건강 상태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느린 보행속도는 이러한 기능의 손상과 보행에 사용되는 에너지 효율이 낮음을 반영할 수 있으므로, 성인에서의 보행속도 감소는 노화로 인한 인지기능 저하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여겨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수면 무호흡증 환자의 경우 운동 조절 기능과 연관된 전두엽 피질 하부 기능 저하로 인한 인지기능 감소와 강한 연관성을 보인다는 과거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 "이를 근거로 이번 결과가 노화뿐만 아니라 수면 무호흡증 자체가 인지기능 저하와 연관됐음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노인의학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Age and Ageing' 1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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