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르 쏟아지는 복합제…동반질환 다 잡는다

주요 질환에서 복합제는 그야말로 대세다. ARB+CCB 복합제로 포문을 연 항고혈압제 시장에서는 복합제를 넘어 3제 복합제가 주목받고 있으며, 스타틴계열이 장악하고 있는 고지혈증 치료제 시장은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제가 트렌드다. 뿐만 아니라 만성질환들이 상호작용하며 다중으로 동반됨에 따라 질환 간 복합제 개발도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의료진들도 단일 약물의 한계를 극복하거나 예방차원에서 병용요법 또는 복합제 처방을 고려하고 있다. 때문에 제약사들은 앞다퉈 복합제 개발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올해 등장할 복합제들을 비롯해 개발 중인 약물을 살펴보자.고혈압·고지혈증, 3제 복합제 등장 '성큼'고혈압과 고지혈증 간의 복합제는 3가지 성분이 결합된 3제 복합제 출현이 머지않았다.일동제약은 고혈압·고지혈증 3제 복합제 'TAR정'을 개발 중이다. 고혈압 치료제 성분인 텔미사르탄, 암로디핀과 고지혈증 치료제인 로수바스타틴으로 이뤄진 3제 복합제로, 작년 임상 3상을 진행해 올해 출시가 예상된다. 이들 성분은 고혈압과 고지혈증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인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최적의 조합이라는 설명이다.텔미사르탄은 긴 반감기를 갖고 있어 1일 1회 투여로도 효과적인 혈압조절이 가능하며, 심혈관 질환 감소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고 안전성과 내약성이 우수하다. 암로디핀은 장시간형 디히드로피리딘계 칼슘길항제로, 동맥경화 진행 억제 및 뇌졸중 예방 효과를 갖고 있으며,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유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수바스타틴은 상대적으로 긴 반감기를 갖고 있고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 인자인 LDL-C/HDL-C를 현저히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때문에 이 조합의 3제 복합제 개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제일약품 역시 텔미사르탄과 암로디핀, 로수바스타틴을 결합한 'JLP-1401'을 개발 중이며 유한양행도 같은 성분의 'YH22189' 개발에 착수해 201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원제약도 동일 성분의 3제 복합제 개발에 한창이다.이와 함께 대웅제약은 올메사르탄과 암로디핀, 로수바스타틴을 결합한 'DWJ1351'의 3상을 작년 9월 허가받아 서울성모병원 등 다기관에서 임상을 진행 중이며, 한미약품은 로자르탄과 암로디핀, 로수바스타틴이 더해진 복합제를 개발하고 있다.
 

CJ헬스케어는 2개 복합제를 내놓을 예정이다. 발사르탄과 암로디핀을 기본으로 아토르바스타틴을 더한 'CJ-30061'이 임상 1상 단계에 있으며 로수바스타틴을 붙인 'CJ-30060'은 2015년 임상 3상에 착수했다. 

보령제약은 국산신약 카나브 성분인 피마사르탄에 암로디핀, 로수바스타틴을 섞은 3제 복합제 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종근당은 칸데사르탄과 암로디핀 조합에 아토르바스타틴을 더했다. 

이처럼 스타틴에 더해지는 ARB+CCB 고혈압 치료제는 트윈스타, 엑스포지, 아모잘탄, 세비카 등 블록버스터 약물로 고혈압 복합제 시장에서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들이 스타틴과 결합해 나올 경우 어떠한 조합의 3제 복합제가 맹활약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스타틴+메트포르민'으로 당뇨병·고지혈증를 한꺼번에 

당뇨병과 고지혈증,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조합은 스타틴과 메트포르민이 주를 이루는 추세다.

유한양행은 로수바스타틴과 메트포르민 복합제 'YH14755'의 하반기 허가를 목표로 분당서울대병원, 고대구로병원 등 19개 기관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제일약품은 동일 성분의 'JLP-1310'을 개발 중이다.

이에 앞서 CJ헬스케어와 대웅은 지난 2015년에 아토르바스타틴과 메트포르민의 복합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올 상반기 제품 출시를 목표로 세웠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는 자체개발 신약인 제미글로의 주성분 제미글립틴에 로수바스타틴을 섞은 복합제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제약사들의 개발 열기는 많은 환자가 당뇨병과 고지혈증을 동반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국내 당뇨병 환자 중 절반 이상이 고지혈증을 동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당뇨병 환자에게 스타틴계 약물을 투여할 경우, 당뇨병 환자의 가장 큰 사망원인으로 꼽히는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메트포르민은 시타글립틴 등 DPP-4 억제제 계열 9개 성분과 결합된 복합제 형태로 선전 중이다. 이는 메트포르민이 제2형 당뇨병 환자 1차 치료제이며 가장 많이 처방하는 약제이기 때문. 따라서 고지혈증과 당뇨병을 동시에 잡는 약물에서도 메트포르민을 베이스로 한 복합제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는 모습이다. 

고혈압 3제 복합제, 경쟁체제 전환

세비카HCT(올메사르탄/암로디핀/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가 유일했던 3제 복합제 항고혈압약 시장이 올해 경쟁체제로 전환될 전망이다. 

유일무이한 세비카HCT는 2014년 107억원, 2015년 193억원, 2016년 249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지만 경쟁품목의 출현으로 방어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은 고혈압 3제 복합제인 'YH22162'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블록버스터 품목인 트윈스타(텔미사르탄과 암로디핀)에 이뇨제 클로르탈리돈이 합쳐진 약물로 올해 허가 및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YH22162는 약물의 복용 편의성 및 순응도와 약제비 경감 등의 장점을 가졌다는 설명이다.

이보다 앞서 3제 복합제를 준비한 곳도 있다. 일동제약과 한미약품이다. 일동제약은 텔미사르탄과 암로디핀에 이뇨제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를 더한 'TAH정'을, 한미약품은 로자르탄, 암로디핀, 클로르탈리돈이 결합된 ' HCP1401'의 3상을 진행 중이다. 모두 올해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골다공증·비뇨기질환 등에서도 복합제 개발

만성질환 치료제가 아니어도 복합제 개발은 대세다.

맞춤치료 주문으로 COPD에도 복합제 바람이 불었다. 2015년 LABA(지속성 베타2-작용제)+LAMA(지속성 항콜린제) 복합제가 2세대 치료제로 등장한 데 이어 벌써 3제 복합제 개발이 한창이다. 

GSK가 작년 하반기 1일 1회 투여하는 고정용량 복합제 FF/UMEC/VI에 대한 3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았으며 아스트라제네카도 ICS/LABA/LAMA 3제 복합제에 대한 3상을 진행 중이다. 

비뇨기과 질환에도 복합제가 선보였다. 한미약품은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탐스로신과 발기부전약 타다라필의 복합제 구구탐스를 지난해 12월 출시했다. 국내외 임상연구를 통해 단일제 대비 하부요로증상 및 성기능개선 효과를 입증했으며, 두 가지 증상을 동반한 환자가 증가한다는 사실에 근거해 개발됐다는 설명이다.  

비타민 추가 복용으로 복합제가 필요했던 골다공증 치료제 시장에는 새로운 복합제 출현이 감지되고 있다.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에 비타민D가 결합된 복합제가 주를 이뤘다면 안전성이 높은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SERM)와 비타민D를 합친 복합제가 등장할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SERM제제 라록시펜염산염과 비타민D를 합친 '라본디캡슐'을 출시할 계획이며 일동제약도 동일 성분의 복합제 'RVD정'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미 시장에 나온 복합제들 성적은?

이처럼 우르르 뛰어드는 복합제 시장에 먼저 출시된 제품들의 성적은 어떠할까?

고혈압과 고지혈증 복합제는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미약품 로벨리토는 2015년 135억원에서 지난해 199억원으로 성장했으며 대웅제약 올로스타도 107억원에서 130억원으로 늘어났다. 유한양행 듀오웰은 2년 만에 100억대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

DPP-4 억제제 당뇨병 치료제에서는 메트포르민을 결합한 복합제 활약이 더 눈부시다. 
자누메트가 679억원의 원외처방액으로 452억원 자누비아를 넘어섰으며 제미메트(288억원)도 제미글로(270억원) 보다 처방액이 많았다. 407억원 가브스메트 역시 128억원 가브스 대비 월등히 많다. 

에제티미브와 로수바스타틴이 결합된 한미약품 로수젯도 출시 2년 만에 200억원 고지를 넘어 235억원의 처방액을 올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단일 약물로 치료 한계가 있는 환자들은 증량하기보다는 병용치료 또는 복합제 처방을 고려하는 것이 추세"라면서 "또한 하나의 심혈관계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도 위험인자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증상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동시 발현될 위험인자들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차단할 수 있는 복합제가 대세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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