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보다 활성화되지 못했고, 전문가 수 부족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2002년에 이어 비만이 암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재차 경고했다.주목할 점은 2002년 5개 암종에서 13개로 대폭 확대한 부분이다.IARC는 2002년 비만이 대장 및 직장암, 식도샘암종, 신장암, 폐경 후 유방암, 자궁내막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고 보고한 바 있다.여기에 위분문부암과 간암을 시작으로 담낭암, 췌장암, 난소암, 갑상선암, 수막종 및 다발성 골수종 발병 위험까지 상승한다는 내용을지난해 새롭게 추가했다(N Engl J Med 2016; 375:794-798).IARC가 14년이 지난 지금 보고서를 개정 발표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도 비만으로 인한 암종을 13개로 확대해 경고 메시지를 덧붙여서 말이다.전문가들은 불과 십수년 만에 비만과 암 발병 관련 연구가 잇따라 나오면서 많은 암종과의 연관성이 새롭게 밝혀진 점이 한몫했다는 평가다.최신 연구결과 분석을 통해 암 예방과 예후 조절을 위해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비만과 암의 연관성을 살펴봤다.<기획-상> 점점 더 명확해지는 비만과 암의 연결고리<기획-하> 국내 비만 '연구열정' 아직 멀었다

비만 관련 암 발생기전 밝히는 연구 활발

최근에는 비만이 암을 유발하는 기전을 밝히는 연구가 활발하다.

연구를 통해 성호르몬 대사의 변화부터 인슐린 저항성,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아디포카인의 변화, 체내에서 다양한 만성 염증 반응까지 이들 기전이 암과 연관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

장내 세균도 비만과 암 발생 간에 영향을 준다는 의견이 나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비만이 여러 암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설명한 미국 미시건대학 Zora Djuric 교수는 "이런 연관성의 중요한 기전 중 하나가 비만이 체내에서 유발하는 염증으로, 장내 미생물 구성도 체내 염증을 유발시킨다"고 설명했다(Transl Res 2017;179:155-167).

Djuric 교수는 하나의 예로 고지방 고열량 식단은 장내 세균으로부터 지질다당류의 체내 흡수를 높이는데, 식단 조절을 통해 장내 미생물 구성을 바꾸고 이들이 만들어 내는 물질 흡수를 조절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단 아직 명확한 근거를 내리기 부족해 향후 추가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국내 전문가 부족해 관련 연구 미흡

비만과 암의 연관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봤을 때, 비만이 암 발생의 원인 중 하나이며, 비만 조절은 암 예방뿐만 아니라 암 환자의 예후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밝혀졌다.

그렇다면 비만과 암의 연관성을 밝히고 치료적 혜택을 높이는 '연구 열정'이 국내에도 이어지고 있을까?

동국의대 오상우 교수(일산병원 가정의학과)는 "비만과 암을 주제로 한 연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역학연구부터, 비만대사수술 등의 다양한 임상시험으로까지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국내의 경우 관련 연구가 해외에 비해 활성화되지 못했고, 전문가 수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역시 비만 관련 암 발생률이 급속히 증가되는 현실을 고려해 볼 때 앞으로 이 분야의 연구에 많은 관심과 투자가 이뤄져야 국내 임상 현실에 맞는 치료전략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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