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보다 어려움 극복하는 능력 갖춰도 당뇨병 위험 더 높아 원인은 스트레스

회복탄력성(resilient)이 강한 흑인 청소년일 수록 향후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다는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회복탄력성은 난관이나 역경에 부딪쳤을 때 남들보다 더 빠르게 어려움을 극복하는 능력을 말한다. 즉 빠르게 원상 회복하거나 이전보다 더욱 발전한 상태로 도약하는 능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연구팀은 어떠한 이유로 '회복탄력성'이 당뇨병 발병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했을까?

이 같은 물음에 연구를 주도한 미국 조지아 대학 Gene H. Brody 교수는 회복 탄력성이 높은 모든 흑인이 아닌 소득이 낮은 가정에서 자란 흑인이라는 전제 조건을 달았다.

Brody 교수에 따르면 회복탄력성이 높은 흑인(High-striving black youth) 중에서도 소득이 낮은 가정에서 자란 흑인은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는 열망만큼 스트레스도 상당했다는 것. 이번 연구결과는 AAP Journals 11월 28일자에도 게재됐다.

연구팀은 미국 청소년·성인 건강을 장기적으로 연구한 Add Health(Longitudinal Study of Adolescent to Adult Health) 데이터에서 16세 이상 29세 미만 흑인 1431명 백인 3935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대상군에게 각각 본인이 갖고 있는 교육 열망 정도, 미래 목표, 복용 약물 유무, 신체활동 여부 등을 물었고, 추가적으로 우울증 관련 증상, 혈당 측정 등을 통해 당뇨병 위험도 등을 검사했다.

특히 대상군 가운데 흑인의 30%는 연방 빈곤수준(federal poverty) 즉 연간 수입 1만 8620달러 이하인 가정에 자란 흑인이였고, 15%는 부모가 실직자였다. 또 백인의 11%는 저소득 가정이였으며 6%는 역시 부모가 실직한 상태였다.

설문조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저소득 가정에서 자란 16세 이상 흑인 청소년이 16세 이상 백인 청소년과 비교했을 때 29세 이후 당뇨병은 물론 우울증을 동반할 위험이 유의미하게 더 높았다. 단 회복탄력성이 높은 흑인이라는 전제에서다.

즉 회복탄력성이 낮은 저소득 가정 흑인과 백인의 경우 우울증은 물론 당뇨병 발병 위험과 거리가 멀었다는 것.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과도하게 생성된 스트레스 호르몬이 이들의 염증 마커를 더욱 빠르게 성장시켰을 뿐만 아니라 혈압을 상승시켜, 혈당수치를 높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Brody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논쟁이 될 것이다. 정서적인 요인이 당뇨병과 긴밀한 연관성이 있다지만,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고 알려진 회복탄력성이 당뇨병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은 처음 보고된 결과이기 때문"이라면서 "지나친 노력만을 추구하는 현 사회 분위기 속에 과도한 노력이 만성질환 위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추가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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