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록사반·다비가트란 저용량 전략, 임상에 이어 효능·안전성 입증
임상연구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인종 간 NOAC 용량에 따른 효과와 안전성 차이가 존재한다.
그러나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에게 임상결과만을 근거로 저용량 전략을 적용하기엔 출혈 면에서 승산이 있을지라도 허혈성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발병이 높아지는 등 효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대만 창궁의대 Lai-Chu See 교수팀은 리얼월드에서 리바록사반 또는 다비가트란 저용량 투여군과 와파린 투여군 간의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했다.
연구팀은 대만 국가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2013년 2월부터 12월까지 약 1년간 리바록사반 또는 아픽사반, 와파린을 투여받은 환자 3916명, 5921명, 5251명을 대상으로 회고적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 중 저용량인 리바록사반 10~15mg 1일 1회 투여군은 3425명(87%)이었고, 다비가트란 110mg 1일 2회 투여군은 5301명(90%)이었다.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아웃컴은 △허혈성 뇌졸중 또는 전신색전증 △ICH △위장관 출혈로 인한 입원 △급성 심근경색 △주요 출혈로 인한 입원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으로 설정했다.
와파린 투여군과 비교한 결과, 저용량 리바록사반 또는 다비가트란 투여군에서 공통적으로 세 가지 아웃컴 위험이 유의하게 감소하고 나머지는 비슷한 수준이었다.
허혈성 뇌졸중 또는 전신색전증 위험은 각각 49%와 36% 감소했고, 통계적인 차이도 있었다(각각 P=0.0004; 0.0006). ICH 위험 역시 각각 70%와 56% 낮았고(P=0.0007; P=0.0005),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도 53%와 60% 감소해(모두 P<0.0001) 효능과 안전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급성 심근경색과 위장관 출혈로 인한 입원 위험은 저용량 리바록사반 또는 다비가트란 투여군에서 낮았지만,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 단 주요 출혈로 인한 입원 위험은 다비가트란 투여군에서 의미 있게 35% 감소했다(P=0.005).
아울러 연구팀은 리바록사반 투여군과 다비가트란 투여군 간의 아웃컴을 추가로 비교했다.
그 결과 위장관 출혈로 인한 입원을 제외한 다섯 가지 아웃컴에서는 두 약물 간 위험도 차이가 없었다. 위장관 출혈로 인한 입원 위험은 리바록사반 투여군에서 1.6배 높았지만, 다른 약물을 투여하지 않았던 환자만을 대상으로 분석했을 때에는(on-treatment analysis) 두 약물 간 위장관 출혈 위험이 비슷해 해석에 주의가 필요했다.
See 교수는 "대만인은 RE-LY 연구에 등록된 환자들의 평균 BMI인 28kg/m2보다 적은 23kg/m2라서 적정 용량이 논란이었는데, 리얼월드 결과 저용량 NOAC으로도 충분했다"며 "이번 연구는 같은 기간 동안 리바록사반 또는 다비가트란을 투여받은 비판막성 심방세동 아시아 환자에서 저용량 전략의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한 첫 인구기반 연구라는 점에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저용량 처방에 안심 주는 리얼월드 결과다"
연구에 대해 박 교수는 "심방세동 환자는 고령이고 체중이 많이 감소하며 다른 출혈 위험이 있는 등의 위험요인 때문에 실제 임상에서는 저용량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번 리얼월드 결과를 통해 임상의가 여러 위험요인을 고려해 저용량 NOAC을 선택할 때 좀 더 확신을 가지고 투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 연구에서 환자들의 신장기능 정도를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은 제한점으로 제기됐다.
고려의대 김영훈 교수(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는 "과학적으로 체중이 적게 나가고 신장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저용량을 투여해야 한다"며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이 기준에 맞춰 저용량을 선택한 것인지 아니면 굳이 선택할 필요가 없는데 저용량을 투여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향후 연구에 대해 박 교수는 "연구에서는 리바록사반과 다비가트란만을 분석했기에, 아픽사반과 에독사반에서도 저용량이 충분한지에 대한 리얼월드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며 "국내에서 대규모 연구를 진행하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