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단백식이와 병행 시 효과적…CKD 환자 삶의 질 높이고 비용부담 줄여

국내 만성콩팥질환 환자 17만명…10년새 두 배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동 발간한 '2015년도 건강보험통계연보를 보면, 현재 국내 만성콩팥질환(CKD) 환자는 모두 17만 명이다. 지난 2006년 환자수가 8만 5000명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두 배가량 늘은 셈이다.

이처럼 만성콩팥병의 증가는 만성질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한신장학회 김용림 회장(경북의대 신장내과 교수)은 지난 국제복막투석학회 강연에서 "콩팥기능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 질환은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병이며 유병률이 늘면서 만성콩팥병 또한 덩달아 증가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여기에 고령화도 주 원인이다. 보통 40세가 넘으면 콩팥기능이 매년 1%씩 자연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여기에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으면 콩팥이 급속히 악화되므로 콩팥병에 걸리기 쉽다. 더 큰 문제는 콩팥은 한 번 망가지면 되돌릴 수 없는 기관이라 평소 만성질환 관리와 음식조절 그리고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이 매우 중요하다.

국제콩팥학회(ISN)가 2015년 세계 콩팥의 날(World Kidney day)을 맞아 제안한 콩팥질환 예방을 위한 8가지 규칙(rule)을 보면 △혈압 유지 및 육체 활동 △혈당수치 조절 △혈압 관찰 △건강한 식생활 및 체중 유지가 주요한 관리요소로 등재돼 있다. 그 외에도 △건강한 수분 섭취 △금연 △콩팥 손상 관련 OTC의 규칙적 복용 금지 △1개 이상의 위험인자 동반 시 콩팥기능 검사도 필요하다.

만성 콩팥병 진단 및 단계는 추정 사구체 여과율(estimated GFR 단위ml/min/1.73㎡)을 이용한다. 이 수치가 90 이상이면 정상으로 보고, 60~89이면 경도콩팥병(2단계), 30~59이면 중등도 콩팥병(3단계), 15~29이면 중증(4단계)으로 구분한다. 신대체 요법을 준비하는 단계가 바로 이때부터다. 말기 신부전 단계(5단계)는 15미만일 때를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 만성신질환 환자 17만명 중 약 7만여 명이 말기신부전환자로 투석을 하고 있다. 지난해 대한신장학회 등록위원회가 실시한 ‘우리나라 신대체 요법의 현황’ 조사에 따르면, 전체 투석환자는 정확히 6만 4209명이며 투석종류 비율은 혈액투석과 복막투석 각각 90%와 10%였다.

철저한 식습관관리 필수…저단백식이 가장 중요
만성콩팥병을 진단받으면 철저한 관리가 요구된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혈압과 혈당 조절이지만 식이요법도 매우 중요하다. 저염식은 기본이며, 저단백식이와 저칼륨식이도 필요하다. 특히 저단백식이는 콩팥에 무리를 주지 않으려면 매우 중요하다.

정상적인 인체는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단백질이 필요하지만 만성 콩팥병 환자들은 단백질 분해산물이 체외로 배설되지 못하고 신체 내에 쌓여 요독증을 일으킬 수 있다. 단백질 합성에는 아미노산이 사용되는데 과도한 아미노산 또는 단백질 대사과정에서 발생하는 아미노산이 요소로 전환된 후 배설된다. 따라서 콩팥이 나쁜 환자가 과다하게 단백질을 복용하면 콩팥에 부담을 주어 기능을 빨리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저단백식이는 필수다.

2009년 코크란 그룹이 저단백질 식이와 고백단백식이를 비교한 메타분석에 따르면, 저단백식이는 고단백식이 대비 사망률 발생위험을 32%나 줄여준다. 국제콩팥병 관리(KDOQI) 가이드라인도 환자 순응도, 동반질환, 단백뇨의 유무, 영양상태에 따라 하루 단백 섭취량을 0.6~0.7g/kg/day로 제한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케토스테릴로 투석 시작 시기 1년가량 늦춰
최근에는 저단백식이요법과 병용해 투석 시작 시기를 늦춰주는 약물들도 나와 있다. 케토스테릴(케토산제제)과 구형흡착탄제제들인데 특히 케토스테릴은 저단백식이가 필수적 치료인 투석전 만성신부전 환자에게 투석 시작 시기를 늦춰주는 효과뿐만 아니라, 저단백식이 등으로 인해 영양 상태가 안 좋은 환자들의 영양을 개선시키고 혈중 알부민 농도도 높여주는 작용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의미에서 케토아날로그인 케토스테릴은 질소가 없는 아미노산 유도체로 대사과정에서 아미노산으로 전환되지만 요소 발생을 최소화한 약물이다. 또한 질소의 재사용을 가능하게 해 질소 섭취량과 요소 생성을 감소시켜준다.

초저단백식이와 함께 이를 복용할 경우 투석까지 가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올해 미국신장학회가 발간하는 저널(J Am Soc Nephrol 27: 2016)에는 케토스테릴과 초저단백식이 병용에 대한 연구가 실렸는데 단순히 초저단백식이를 했을 경우보다 투석 시작 시기를 1년가량 유의하게 늦춘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케토스테릴은 단백뇨도 감소시키며, 칼륨 및 인산염 대사를 개선해 만성콩팥병 환자의 갑상선기능항진증도 예방할 수 있다. 인슐린 저항성 개선과 콜레스테롤 개선 효과도 지니고 있다.

이러한 효과로 국내에서도 케토스테릴은 1일 단백섭취량이 40g 이하인 만성신부전 환자에게 저단백식이와 병용할 경우 보험급여를 해주고 있다.

 

임상결과 JASN 발표…부작용 우려 적어
흔히 초저단백질섭취와 더불어 약물요법을 진행하면 부작용이 더 높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체중변화도 차이가 없었고, 피부 관련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근육량 감소도 없었으며 알부민 수치와 관련된 변화도 나타나지 않았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단백질 섭취 관리와 더불어 콩팥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만성질환을 관리하면 투석단계 환자라도 투석 시작 시기를 크게 늦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기능을 보존해 투석치료 시작을 늦출수 있는 경우, 환자와 사회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 측면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투석치료 시작지연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초저단백 식이요법과  케토스테릴 병행 투여를 상당히 유용한 치료법으로 인식하고 있다. 

전 대한신장학회 회장 노정우(한림의대 신장내과) 교수는 2016년 JASN(Journal of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에 발표된 Garneata 연구가 케토산 투여 시 초저단백식이요법을 식물성 식이만으로 행했다는 한계점은 있으나, 이전 연구와 달리 초저단백식이와 케토산 병행치료가 투석치료시작 지연 효과가 있음을 임상적으로 확실히 입증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케토스테릴의 경우 투석 전 만성 신부전 환자 중 혈청 크레아티닌 2~5mg/dL인 환자에서만 급여가 가능해, 크레아티닌 2mg/dL 미만인 만성 신질환 환자에게 조기 투석 지연 치료의 기회를 주지 못하므로 의료급여시작 혈청 크레아티닌 농도를 좀더 낮춰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케토스테릴 투여 시 주의사항으로, 투석 전 자주 발생하는 고칼륨혈증 때문에 이미 대부분의 투석전 만성신질환 환자들이 칼슘염인 칼륨저하제를 투여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에서 자주 발생하는 이차성부갑상선항진증과 고인산혈증 치료를 위해 칼슘과 비타민 D까지 같이 투여받는 경우도 적지 않아, 여기에 칼슘염제제인 케토스테릴까지 더 투여받게 되면 고칼슘혈증이 쉽게 발생할 수 있으므로, 케토스테릴을 투여하는 경우, 혈중 칼슘농도를 잘 모니터링 하며 투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참고로 케토스테릴 1정에는 칼슘이 약 50mg 포함돼 있으므로 한 번에 4알씩 하루 3번 12알을 투여받는 경우에 하루에 600mg의 칼슘을 섭취하는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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