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임신부에서 뇌졸중 위험↑ 고령 임신부는 차이 없어

임신 시기가 빠를수록 뇌졸중 위험이 높다는 연구가 공개됐다.

지난 2월 미국 지나트 쿠레시 뇌졸중연구소 Adnan I. Qureshi 박사팀이 40세 이후에 임신한 산모일수록 뇌졸중, 심혈관질환 발병률이 최대 4배 가까이 높다고 발표한 보고와 상반된 결과다.

미국 컬럼비아의대 Eliza C. Miller 교수팀은 "같은 나이대의 임신부와 임신하지 않은 여성을 비교한 결과, 젊을수록 뇌졸중 위험이 증가했지만 고령에서는 증가하지 않았다"고 JAMA Neurology 10월 24일자 온라인판에 실린 논문을 통해 밝혔다.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12년까지 뇌졸중으로 입원한 환자 자료를 바탕으로 임신과 관련된 뇌졸중과 임신과 관련되지 않은 뇌졸중 위험도를 연령별로 비교했다.

총 1만 9146명이 뇌졸중으로 입원했고, 이 중 4.2%인 797명이 임산부 또는 산후 여성이었다. 평균 나이는 임신부가 31세, 임신하지 않은 여성이 48세였다.

연구팀은 환자들의 나이를 △12~24세 △25~34세 △35~44세 △45~55세로 세분화해 뇌졸중 위험을 평가했다.

12~24세 임신부에서 뇌졸중 위험 2배↑

그 결과 가장 어린 나이인 12~24세에서 임신에 따른 뇌졸중 위험도는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뇌졸중 발병률은 10만 명을 기준으로 임신부에서 14명이었지만 임신하지 않은 여성에서 6.4명으로 임신부에서 뇌졸중 위험도가 2.2배 더 높았다(IRR 2.2; 95% CI 1.9~2.6).

반면 25세 이후부터는 뇌졸중 위험도는 점차 감소하는 추세였다.

25~34세 임신부에서 발병률은 10만 명당 21.2명이었고, 임신하지 않은 여성에서는 13.5명으로 위험도는 임신부에서 1.6배 높았다(IRR 1.6; 95% CI 1.4~1.7). 35~44세 임신부에서는 10만 명당 33명, 임신하지 않은 여성에서는 31명으로 위험도는 비슷했다(IRR 1.1; 95% CI 0.9~1.2).

반면 45~55세 임신부에서 발병률은 10만 명당 46.9명, 임신하지 않은 여성에서는 73.3명으로 다른 나이와 달리 뇌졸중 위험도가 역전됐다(IRR 0.6; 95% CI 0.3~1.4).

35세를 기준으로 임신부의 뇌졸중 발병률을 분석하면, 35세 이하에서는 18%였고 35~55세에서는 1.4%로 젊을수록 발병률이 12배 더 높았다.

임신부의 나이에 따라 뇌졸중 발병률을 평가했을 때에는 고령에서 그 비율이 낮았는데, 구체적으로 △12~24세 15% △25~34세 20% △35~44세 5% △45~55세 0.05%였다.

뇌졸중 관련 혈관성 위험요인은 임신부에서 적어

이어 연구팀은 뇌졸중 환자가 혈관성 위험요인인 고혈압, 당뇨병 등을 가졌는지를 임신 여부에 따라 평가했고, 그 결과 나이와 관계없이 임신부에서 위험요인이 더 적음을 확인했다.

35세를 기준으로 뇌졸중 관련 혈관성 위험요인을 평가했을 때, 만성고혈압은 35세 미만 임신부에서 9.8%였던 반면 임신하지 않은 여성에서 15.7%로 약 2배 더 낮았다(P<0.001). 35~55세에서도 각각 19.3%와 48.6%로 30%가량 차이가 났다(P<0.001).

당뇨병은 35세 미만 임신부에서 1.5% 임신하지 않은 여성에서 3.7%였고(P=0.002), 35~55세에서 각각 6.4%와 16.8%였다(P<0.001). 흡연자도 35세 미만에서 각각 4.8%와 11.3%, 35~55세에서 5.3%와 17.9%로 임신부에서 흡연자가 2~3배 더 적었다(P<0.001).

사망률 역시 임신부에서 낮았는데, 35세 미만 임신부에서 6.5% 임신하지 않은 여성에서 11.3%(P<0.001), 35~55세에서는 각각 6.1%와 13.4%였다(P<0.001).

Miller 교수는 "고령 임신부는 여러 합병증 위험 때문에 건강 관리를 잘 해야 하지만, 뇌졸중 위험도 높은지는 재고가 필요하다"면서 "향후 젊은 임신부에서 뇌졸중 위험이 증가하는 이유에 대한 메커니즘 등을 밝히는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번 결과는 향후 임상에서 뇌졸중 위험이 높은 환자군을 구체화하고 뇌졸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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