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이보다 비만 위험 15% ↑

제왕절개를 하려는 산모들이 우려할만한 연구가 나왔다.
JAMA Pediatrics 9월 6일자 온라인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이가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이보다 비만해질 확률이 15% 더 높았고, 특히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형제·자매와 비교해도 비만 위험이 64%나 컸다.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이가 비만해질 위험이 있다는 점은 2014년에 발표된 연구에서도 밝혀졌지만, 교란인자를 보정하지 않은 결과였기 때문에 명확한 상관관계를 밝히지 못했다(PLoS One. 2014;9(2):e87896.).
이에 미국 하버드 공중보건대학 Jorge E. Chavarro 교수팀은 교란인자를 보정한 후에도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이가 비만해질 위험이 높은지를 평가했다.
연구는 전향적 코호트 연구로 디자인됐다. 1996년 9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GUTS(Growing Up Today Study) 연구에 등록된 1만 5271명 여성 참가자를 대상으로 했고, 이들에서 태어난 아이는 총 2만 2068명이었다. 이중 백인은 2만 950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남아가 9359명, 여아가 1만 2709명이었다.
연구팀은 태어난 아이들을 9~14세가 됐을 때와 20~28세가 됐을 때 설문조사를 시행해 추적관찰했다. 결과 분석은 작년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진행됐다.
1차 평가변수는 국제비만대책기구(IOTF) 또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설정한 BMI를 기준으로 평가한 비만으로 설정했다.
2차 평가변수는 모계의 분만형태에 따른 비만 위험과 함께, 분만형태가 다른 형제·자매 사이에서도 비만하게 자랄 확률이 다른지로 정의했다.
태어난 아이 중 22.3%인 4921명이 제왕절개로 태어났다. 분만형태와 관계없이 연구가 종료될 때까지 아이들에서 축적된 비만 위험은 13%였다.
제왕절개한 여성은 자연분만한 여성보다 임신선 당뇨병, 자간전증, 임신성 고혈압, 제왕절개 과거력이 더 많았고 임신 전 BMI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 조산, 과숙출산을 더 경험했고 저체중이거나 거구증 아이가 많이 태어났다.
연구팀은 먼저 교란변수를 보정하지 않고 비만 위험을 평가했다. 그 결과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이가 비만하게 자랄 위험이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이보다 30% 높았다(RR 1.30; 95% CI 1.21~1.41; P<0.001).
연구 목적이 교란변수를 보정한 후에도 이러한 상관관계가 계속되는지를 보는 것이므로, 연구팀은 잠재적 교란변수를 보정해 위험도를 분석했다.
교란변수에는 임신부의 출산 당시 나이, 인종, 출산한 년도, 출산 전 BMI, 임신성 당뇨병, 자간전증, 임신성 고혈압, 출생 시 체중, 임신부 흡연 여부, 제왕절개 과거력, 아이 성별, 태어난 순서 등이 포함됐다.
교란변수를 보정해 분석한 결과, 보정 전보다는 위험도가 조금 약화됐지만 여전히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이가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이보다 비만해질 위험이 15% 더 높았던 것(95% CI 1.06~1.26; P=0.002). 특히 제왕절개 적응증이 없는 임신부에서 태어난 아이에서 위험도가 30% 더 높아 강력한 상관관계를 입증했다(adjusted risk ratio 1.30; 95% CI 1.09~1.54; P=0.004).
또 제왕절개 과거력이 있던 임신부에서 다시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이는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이보다 비만해질 위험이 31% 높았다(95% CI 17~47).
이러한 상관관계는 가족 내에서 더 뚜렷했는데,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형제·자매보다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이가 비만해질 확률이 64% 더 높았다(95% CI 8~148). 단 신뢰구간이 다른 결과보다 넓어 해석에 주의가 필요했다.
Chavarro 교수는 "교란변수를 보정한 후에도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이가 비만하게 자랄 위험이 더 높았기 때문에 제왕절개를 고민하는 산모들은 이 부분을 고려해서 분만형태를 결정해야 한다"며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이들은 모계의 질 또는 위장 내 장내 미생물에 노출되기 때문에 건강하면서 비만 위험이 낮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