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폐경학회, 체계적 문헌고찰 통해 안전성 재차 강조

가장 효과적인 폐경 증상 치료로 꼽히는 호르몬대체요법. 하지만 효과가 우수한 만큼, 따라오는 부작용도 간과할 수 없다는 우려 역시 만만치 않았다.그렇다면 2012년부터 호르몬대체요법의 안전성을 검증하고 있는 북미폐경학회(North American Menopause Society, NAMS)의 올해 입장은 어떨까?학회는 10월 일부 공개한 성명(position statement)을 통해 60세 이하 또는 폐경 후 10년 이내의 여성에서 호르몬대체요법은 '실'보다 '득'이 많다는 결론을 내렸다.NAMS 위원장인 미국 버지니아 대학 JoAnn Pinkerton 교수는 "2012년부터 발표된 호르몬대체요법과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정밀 분석한 것은 물론 학회 전문가들의 개별 의견도 함께 수렴해 결론을 내렸다. 최종 성명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과거와 비교했을 때 호르몬대체요법의 안전성이 더욱 명확히 입증됐다"고 설명했다.즉 호르몬대체요법과 유방암, 골다공증, 인지기능 등의 연관성을 알아본 연구결과를 분석했을 때, 호르몬대체요법만으로 이들 질환위험이 높아진다고 할 수 없고, 오히려 감소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유방암 증가 위험 걱정 뚝"

현재 국내외 모두 폐경 증상 치료 방안으로 호르몬대체요법을 일차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부족한 호르몬을 외부에서 투여하는 호르몬 요법은 폐경 증상을 완화시키고 비뇨생식기계의 위축을 예방하며,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을 막는 데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으로 인한 자궁내막증식증 및 자궁내막암의 발병 위험 증가(ISBN 978-0-692-26135-4) △에스트로겐+프로게스틴 병용요법 장기 사용 시 유방암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JAMA. 2010;304(15):1684-92)가 발표돼 호르몬대체요법 안전성을 다시 검증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NAMS가 이들 연구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 병용요법을 5년 이상 지속한 환자에서 유방암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반면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은 7년까지의 연구기간 동안 유방암이 증가하지 않았다.

즉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EPT) 병용요법을 평균 5~6년 동안 시행 후 유방암 위험도가 다소 증가했지만 호르몬요법을 처음 시작하는 여성의 경우 7년까지 유방암 위험도가 증가하지 않았다. 에스트로겐(ET) 단독요법은 오히려 7.2년간 사용 후 유방암 위험이 감소했고, 13.2년간 추적관찰 후 유의하게 유방암 위험이 감소했다.

Pinkerton 교수는 "자궁적출술을 받은 환자 또는 자궁이 있는 환자 모두 60세 이전에 호르몬대체요법을 시행해도, 유방암 발병 위험을 상승시키지 않았다"면서 "그래도 폐경기 환자의 증상, 위험도, 치료 목적에 따라 치료가 개별화돼 진행돼야 하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세의대 서석교 교수(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도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3~5년, 혹은 5~7년과 같이 기간을 정해 놓고 사용을 권고했던 이전에 비해 증상이 있으면 기간에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추세로 변했다"면서 "3~5년 이상 호르몬치료제를 사용하면 유방암 위험이 증가한다는 결과를 고려해 '1년마다 재평가를 해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경우 기간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최근 지침이다. 1년마다 재평가를 실시하는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치료 중단 시 효력 소실"

이번 NAMS의 주요 골자는 호르몬대체요법이 골밀도를 증가시키는지 여부다.

NAMS 분석에 따르면, 호르몬대체요법 시행 환자에서 골다공증 예방 및 골절 위험 역시 감소시켰는데, 흥미로운 사실은 이 같은 효과는 약제를 중단한 순간 사라진다는 점이다.

실제로 2003년 미국국립골다공증재단에서 시행한 대규모 연구인 NORA(national osteoporosis risk assessment)에서 당시 여성 호르몬 투여를 받고 있고 골다공증 진단을 받은 적이 없는 폐경여성 2만 160명을 추적관찰한 결과 새로운 골절 위험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ET 단독요법 또는 EPT 병용요법을 시행 중인 여성은 대퇴골, 척추, 상환, 손목, 흉골의 임상적 골절 위험이 줄었다. 반면 5년 동안 호르몬대체요법을 중단한 여성에서는 효과가 지속되지 않았다. 척추와 대퇴골 골절은 각각 33%, 35% 유의하게 감소했고 ET의 경우에도 척추와 대퇴골 골절에서 각각 38%, 39% 유의하게 감소했다.

현재 국내외 폐경학회는 지침서를 통해 호르몬대체요법이 폐경과 관련된 골소실을 예방하며 저위험군에서도 척추골, 호르몬요법은 골절위험이 증가된 특히 60세 이하 폐경 여성에서 적절한 일차 치료제임을 명시했으며, 조기 난소부전 여성에서 호르몬요법은 골손실을 방지한다고 했다.

하지만 60세 이후 여성에서는 골절 예방 목적으로만 호르몬대체요법을 시작하는 것은 권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Pinkerton 교수는 "65세 이상 폐경기 여성에서 호르몬대체요법을 절대적으로 권고하지 않은 것도 분명 재고할 부분이다. 이들 여성에서 안면홍조 또는 골 소실 등의 폐경기 관련 증상이 자주 동반되기 때문에 이를 사전에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라도 호르몬대체요법이 필요하다"면서 "호르몬대체요법 시행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환자와 상담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초기 요법 인지기능 감소 예방"

NAMS는 호르몬대체요법이 인지기능에 영향을 주는지를 알아본 연구결과도 함께 분석했다.

사실 유방암, 골다공증, 관상동맥질환 등과 비교했을 때 인지기능에 대한 관심은 낮다. 하지만 초기 호르몬대체요법 시행을 통해 인지기능개선 등의 긍정적인 효과는 꾸준히 입증되고 있다는 게 NAMS 측 부연이다.

미국 스탠포드대학 Victor W. Henderson 교수도 폐경기 여성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호르몬대체요법 시행 시 치매 등의 발생 위험을 50~63세에서 65% 감소하고, 64~71세 및 72~89세에서는 감소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했다.

즉 연령대가 젊을수록, 초기에 호르몬대체요법을 시행할수록 인지기능개선 효과에서 나아가 치매까지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Womens Health (Lond Engl). 2011 Jan; 7(1): 81-93].

NAMS 회장인 미국 토마스제펀슨대학 Peter Schnatz 교수는 "현재까지는 호르몬대체요법이 인지기능개선, 우울증 등을 유의미하게 개선하는 것은 물론 유방암 등에도 안전성이 입증됐다. 단 잊지말아야 할 사실은 개별화된 치료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피력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