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대 서석교 교수(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최근 폐경 치료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폐경 증상을 치료하거나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약물이 적극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폐경 증상을 완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호르몬 치료'가 권고되고 있는 가운데 호르몬 치료제의 효과뿐 아니라 안전성 등도 중점적으로 고려한 약물이 개발되고 있다.

연세의대 서석교 교수(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를 만나 폐경 치료의 트렌드를 점검해보고, 호르몬 치료제의 효능 및 안전성을 점검해봤다.

- 폐경 환자에게 호르몬 치료제 처방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

연세의대 서석교 교수

가장 중요한 것은 자궁의 유무이다. 자궁이 없는 환자에게는 에스트로겐을 사용한다. 반면 자궁이 있는 사람에게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병용요법과 함께, 티볼론 제제도 처방한다. 체내에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대사작용으로 마치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병용하는 효과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프로게스테론이 없는 결합형 에스트로겐/바제독시펜 계열 치료제가 출시됐다. 유방에 안전하다는 장점 때문에 일차 치료제처럼 사용되고 있다.

- 최근 나온 결합형 에스트로겐/바제독시펜 계열 치료제는 어떤 약물인가?

결합형 에스트로겐/바제독시펜은 바제독시펜이 프로게스틴처럼 자궁과 유방에서 여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작용을 해 기존 호르몬 치료제 대비 더욱 안전한 치료제로 평가받고 있다.
프로게스틴 성분을 포함하지 않아 프로게스틴이 자궁내막을 증식시켜 발생하는 자궁내막암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프로게스틴과 같은 역할을 하지만, 프로게스틴이 아니면서 자궁내막에 대한 작용은 억제하는 성분을 찾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약제를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SERM)라고 한다. 타목시펜과 같은 약제가 바로 SERM 제제이다.
SERM 제제에서 조금 더 개발돼 유방과 자궁 모두에서 여성 호르몬에 반대되는 작용을 하는 것이 바제독시펜이다. 이 바제독시펜과 여성 호르몬을 복합한 것이 결합형 에스트로겐/바제독시펜이다.

- 호르몬 치료제를 복용해야 하는 기간은?

과거 호르몬 치료제를 5~7년 이상 복용하면 유방암 발병률이 증가한다는 연구들이 발표된 이후 5~7년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 일반적인 입장이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 폐경 증상이 심해질수록 심혈관 질환 또는 골다공증 위험이 높아져 유방암 발병위험 역시 높아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견들이 나왔다.
폐경 증상이 심한 사람들에게는 동반되는 질환 위험 역시 증가해 호르몬 치료제가 증상 조절은 물론 동반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퍼졌다는 말이다.
세계폐경학회나 국내폐경학회에서 3~5년, 혹은 5~7년과 같이 기간을 정해놓고 사용을 권고했던 이전에 비해 증상이 있으면 기간에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추세로 변했다.
3~5년 이상 호르몬치료제를 사용하면 유방암 위험이 증가한다는 결과를 고려해 '1년마다 재평가를 해서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경우 기간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최근 지침이다. 1년마다 재평가를 실시하는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갱년기 증상을 완화시켜준다고 알려진 건강기능식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실제로 폐경 치료에도 직접적인 효과가 있나?

▲ 연세의대 서석교 교수

건강기능식품은 폐경 증상만을 조절할 뿐 동반되는 질환 치료에는 효과가 없다. 증상 조절의 의미는 증상의 강도를 낮춰준다는 의미로 치료효과가 있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여성호르몬 감소로 나타나는 폐경 증상에는 발한, 안면홍조, 우울증 외에도 여러 다른 증상들이 동반된다. 예를들면 폐경 후 4~5년이 지나면 비뇨 생식기계 위축, 10년이 지나면 골다공증, 심혈관, 뇌혈관 질환들도 생길 수 있다. 때문에 폐경 증상뿐만 아니라 골다공증이나 비뇨 생식기계 위축 등도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
건강기능식품은 간단한 증상완화 및 조절에만 효과가 있고 골다공증, 비뇨 생식기계 위축과 같은 질환에 효과를 보려면 호르몬 치료가 적절하다.

- 호르몬 치료 외 폐경 증상 완화를 위해 환자들에게 권고하는 사항 있다면?

운동을 기본으로 권고한다. 다만 발열이나 안면홍조와 같은 증상들로 인해 심한 운동을 하면 오히려 환자들이 힘들어할 수 있어 중증도 강도 수준의 운동을 추천한다. 이 밖에 명상, 요가 같은 정적인 운동도 폐경 증상에 많은 도움이 된다.
식습관의 경우 가급적이면 여성호르몬이 풍부한 음식을 비롯한 칼슘, 비타민D가 풍부하게 함유된 음식을 섭취할 것을 권유하는데, 환자에게 이러한 생활습관교정이 호르몬 치료과정 중 반드시 동반돼야 함을 인지시켜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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