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 관리의 당위성
국내외 폐경 관련 가이드라인에서는 폐경 발생연령을 평균 52세로 정리했지만, 실제  연령범위는 40~58세로 다양하다고 기술하고 있다. 우리나라 여성 평균수명이 82.3세라는 점은 폐경으로 인한 영향이 오랜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폐경이 삶의 질에 관련된 증상뿐만 아니라 주요 만성질환 위험도 높인다는 점은 폐경 관리의 중요성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폐경여성에서 관리가 필요한 영역은 크게 혈관운동증상 등 폐경 관련 증상과 주요 만성질환에 대한 내용으로 분류된다.

북미폐경학회(NAMS)는 2014년 중년여성 임상 관리 권고사항(Menopause. 2014;21:1-25)에서 혈관운동증상, 자궁출혈, 비뇨생식기증후군, 요실금, 성기능, 수면장애, 두통, 인지기능, 정신건강학적 증상 등을 주요 임상 이슈로 정리했다. 그리고 심혈관질환, 당뇨병, 골다공증, 류마티스관절염, 갑상선질환, 뇌전증, 천식 등 만성질환, 유방암, 자궁내막암, 자궁경부암, 결장암 등 암도 폐경 및 호르몬대체요법(HRT) 시 주의해야 할 질환으로 정리했다.

혈관운동증상
홍조, 야간발한 등 혈관운동증상은 대다수 폐경여성에서 나타난다. 미국내분비학회(ENDO) 2015년 폐경 증상관리 가이드라인에서도 혈관운동증상을 가장 흔한 증상으로 꼽았다. 홍조는 약 75% 여성에서 보고됐고, 홍조가 발현할 경우 폐경 이행기  연장과 연관성을 보였다. 가이드라인에서는 “65세 이상에서 혈관운동증상이 발현할 경우 관상동맥질환,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적절한 관리를 주문했다. 또  수면의 질과도 연관성을 보여 삶의 질 악화까지 일조하는 증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 발표된 연구결과(Int J Reprod Contracept Obstet Gynecol. 2016;5:757-761)도 폐경여성에서 혈관운동증상의 높은 비중을 확인해주고 있다. 2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크지 않은 규모의 전향적 임상시험으로, 폐경 관련 증상이 발현되는 기간은 1~10년으로 나타났다. 혈관운동증상은 65%, 정신건강증상은 62%, 질건조증은 45%, 비뇨생식기 증상은 40%에서 나타나는 걸로 보고됐다. 이와 함께 요실금, 외음부 수축도 높은 빈도로 나타났다.

 

비뇨생식기증후군
비뇨생식기증후군(Genitourinary syndrome of menopause)도 혈관운동증상과 함께 빈번하게 나타난다. 혈관운동증상은 원인이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은 반면, 비뇨생식기증후군은 폐경 후 에스트로겐 감소 및 기타 성기능 관련 스테로이드의 변화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ENDO 가이드라인에서는 “비뇨생식기증후군은 삶의 질, 나아가서는 일상생활 수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뇨생식기증후군에 해당되는 증상은 외음부 통증·소양증, 질건조증, 질분비물 관련 증상, 성교통, 요로감염 재발, 배뇨통, 성교 후 통증 등으로 폐경 이후 중증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기타 호발증상
요실금도 중년여성의 50%가 경험한다. 폐경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지만 고령여성에서 발생빈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함께 관리할 필요가 있다. 만성 수면장애도 여성의 일상생활 유지 및 안전성 차원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폐경 이행기 여성에서는 혈관운동증상보다 높은 빈도로 나타나기도 한다. 폐경 이행기에 나타나는 불면증, 수면무호흡증 등은 우울증도 야기할 수 있다.

두통 및 편두통도 여성에서 호발하는 질환이다. 2014년 NAMS 가이드라인에서는 전조(aura)가 없는 편두통의 경우 폐경여성에서 빈도 및 중증도가 더 크고, 전조가 동반된 편두통은 뇌졸중 위험증가와도 연관성이 있다고 정리했다. 한편 인지기능에 관련된 기억력, 집중력 등 증상도 폐경 이행기 및 폐경 초기에 일반적으로 나타난다. 특히 수면장애, 우울감, 홍조, 피로, 약물사용, 중년여성의 스트레스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심혈관질환
심혈관질환은 여성 제1위의 사인이다. 연령,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심혈관질환 가족력, 흡연, 생활습관 등 일반적인 위험인자에 임신성 당뇨병 또는 고혈압, 임신 경험 등 여성 특이 위험인자가 연관돼 있다. 2014 NAMS 가이드라인에서는 “폐경 후 호르몬 변화가 LDL 콜레스테롤 증가를 가속화시킨다”고 설명했다.

NAMS 가이드라인에서는 여성의 심장발작,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위험관리를 위해 운동, 식습관 등 생활습관개선을 기본으로 60세 미만 여성은 수축기혈압 140mmHg, 이완기혈압 90mmHg 초과일 경우 치료를 시작하고 60세 이상 여성의 경우 150/90mmHg 초과일 때 치료하도록 했다.

지질은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환자, LDL 콜레스테롤 190mg/dL 이상, 40~75세 당뇨병 환자 중 10년 ASCVD 위험도가 7.5% 이상일 경우 스타틴을 투여한다. 한편 아스피린은 심혈관질환이 없는 65세 이상, 모든 연령의 심혈관질환 환자, 10년 ASCVD 위험도가 10% 이상인 이들에서 반드시 고려한다.

당뇨병
폐경 후 호르몬 변화로 인해 당뇨병도 발생 또는 악화된다. 중년여성에서 전기 당뇨병 및 당뇨병 유병률이 높게 나타나고, 고령화 및 중년의 체중증가로 인해 혈당대사는 악화된다. NAMS는 “당뇨병이 심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인자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그 위험도는 높은 편인데 지속적으로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관리를 강조했다.

NAMS 가이드라인에서는 45세 이상 여성에서는 당화혈색소(A1C), 공복혈당을 통해 당뇨병 선별검사를 시행하고 과체중 또는 비만일 경우에는 적극적인 검사를 권고했다. A1C 타깃은 7% 미만이고, 약물치료가 필요할 경우 1차 치료전략은 메트포르민을 권고했다. 이와 함께 LDL 콜레스테롤 수치에 상관없이 40~75세 당뇨병 환자에게 ASCVD 위험도 감소를 위해 스타틴을 투여한다.

골다공증
골다공증도 폐경 후 호발하는 질환이다. 골다공증 진단 및 치료의 목적은 골절예방이다. T-Score -2.5 이하일 때 골다공증으로 진단하고 위험도 감소를 위해 적절한 약물요법을 시행한다. 단 NAMS 가이드라인에서는 “골감소증이 있는 여성에서는 약물치료를 통한 골절 예방효과가 크지 않다”는 단서를 달았다. 폐경여성 골다공증 치료전략은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은 치료전략을 권고했다. 해당약물은 에스트로겐 / 바제독시펜 복합제, 데노수맙, 페리파라타이드, 칼시토닌 등이다.  

갑상선질환·뇌전증·천식
갑상선질환은 여성 호발 질환인데 폐경 이행기 증상과도 연관성을 보인다. 연령이 높을수록 잠재적 사망위험도 증가한다. 뇌전증 환자에서는 일반 여성보다 폐경이 조기에 발생한다. 조기 폐경은 뇌전증 발작 빈도를 높여 상호 위험도가 증가한다. 즉 항뇌전증약물, 에스트로겐 수치 모두 해당 여성환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천식 발생률도 여성에서 높다. 특히 폐경 전 월경주기에 영향을 받는다. 폐경 후 천식 유병률 증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자료가 없지만 폐경 후 폐용적은 감소하고 폐 관련 증상빈도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여성 특이암종 위험도 폐경 및 폐경 후 HRT로 인해 영향을 받는다. 유방암은 연령이 증가하면서 위험도가 높아지고 폐경 후 에스트로겐-프로게스토젠 3~5년 치료로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자궁이 없는 여성에서 장기간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은 유방암 위험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지만 7년까지는 유의한 증가가 없었다.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SERM)는 고위험 여성에서 1차 유방암 발생 위험도를 낮춰준다. 타목시펜은 폐경 전 및 폐경여성, 랄록시펜은 폐경 후 여성의 위험도 감소에 효과적인 연구로 나타났다. 한편 아나스트라졸, 엑세메스탄 등 아로마타아제 억제제도 폐경여성의 유방암 재발, 생존율 개선, 유방암 위험도 감소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자궁내막암도 폐경여성에서 주의해야 하는 암이다. 자궁내막암은 에스트로겐 단독요법 시 위험도가 증가한다. HRT 시 자궁내막암 위험도 감소를 위헤 에스트로겐 + 프로게스토젠 병용요법을 시행하고, HRT 시행 여성 중 자궁이 있을 경우 최소 12개월 단위로 자궁내막암 여부를 평가해야 한다. 주요 증상은 비정상적인 자궁출혈이다.

한편 결장암, 췌장암도 여성에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 NAMS 가이드라인에서는 “결장암은 연령, 흡연, 결장 용종, 염증성장질환, 가족력, 식습관 등과 연관성이 있고, 췌장암은 산부인과 관련 인자들과 경구용 피임약, 호르몬요법 간 연관성이 명확치 않다”고 정리했다.

비만
국제폐경학회(IMS) 가이드라인에서는 중년여성의 주요한 변화로 체중증가를 꼽았다. 체중증가가 폐경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폐경으로 인해 위험도가 높아지는 심혈관질환, 당뇨병, 골다공증 등의 주요 위험인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주요하게 관리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체중증가가 폐경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역으로 폐경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는 체지방 및 복부지방 증가와 연관성을 보인다.

IMS 가이드라인에서는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RCT)에서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이 체중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고, WHI 연구에서는 에스트로겐 + 프로게스틴 병용요법이 3년째 체중증가 없이 마른 체형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한편 경구 에스트로겐은 소폭이지만 지방량을 높인 반면 경피 에스트라디올은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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