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치료제의 진화⑥ - 김재현 대한당뇨병학회 총무이사
- 당뇨병 약물의 심혈관 안전성 검증에 대한 경향은?
당 뇨병 약물에 대한 심혈관 안전성 연구 목적은 크게 2가지다. 당뇨병 환자의 약물 복용 유무와 상관없이 대상군을 정해놓고 혈당을 효과적으로 낮추는지를 관찰하는 것과 또 하나는 약제의 실질적인 안전성을 정밀분석하는 것으로 나뉜다. 올해 미국당뇨병학회(ADA)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리라글루타이드의 심혈관 안전성을 입증한 LEADER 연구를 비롯한 ELIXA 연구(릭시세나타이드), EMPA-REG OUTCOME 연구(엠파글리플로진), PROactive 및 IRIS 연구(피오글리타존), UKPDS(메트포르민) 등은 모두 심혈관 안전성 등을 포함한 약물 안전성을 알아본 연구다.
- 최근 리라글루타이드가 LEADER 연구를 통해 심혈관 안전성을 보였다. 이 연구결과만으로 GLP-1 수용체 작용제 전체 심혈관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나?
LEADER 연구만으로 GLP-1 수용체 작용제 전체의 심혈관 안전성을 담보한다고 말하기에는 아직까지 조심스럽다. 하지만 리라글루타이드를 복용한 환자에서 체중감소 효능이 우수했기 때문에 체질량지수(BMI) 30kg/㎡ 이상인 환자에서 GLP-1 수용체 작용제를 먼저 사용토록 권고하는 등 비만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치료전략에는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은 미쳤다고 본다.
- EMPA-REG OUTCOME 연구가 SGLT-2 억제제의 심혈관 혜택을 입증해 관심을 모았지만, 부작용 역시 포착됐다. 처방 시 주의해야 할 사항은?
EMPA-REG OUTCOME 연구에서 엠파글리플로진 복용군에서 신장기능 악화 속도가 지연된 반면 소변량이 증가했다. 소변을 통해 당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염증이 생길 수 있고 질염, 신우신염, 패혈증 등의 발병 위험이 있어 특히 고령환자는 처방 시 주의가 필요하다. 소변량 증가 외에도 케톤산증 발병위험도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금식을 오래하거나, 알코올을 과도하게 섭취한 환자에서만 발생하는 것일 뿐 모든 환자들을 케톤산증 발병 위험 범주로 보는 것도 곤란하다. 환자들이 식습관을 엄격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피오글리타존은 최근 IRIS 연구에서 심혈관 혜택을 보였다. 심부전이나 골절 위험이 증가해 안전성을 따져봤을 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을 것 같다.
IRIS 연구에서는 혈압을 제외한 혈당과 뇌졸중 위험이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등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이면에서는 심부전 위험과 골절 위험도 함께 보고됐다. 결과를 세부적으로 보면 치명적·비치명적 뇌졸중과 심근경색증 발병 위험이 위약군 대비 20% 이상, 당뇨병 발병 위험 역시 52% 감소했다. 반면 수술이나 입원이 필요한 골절, 체중증가 등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결국 환자들에게 피오글리타존을 처방할 때 약물의 이득과 부작용 위험을 평가함에 있어 신중히 고려할 수 있는 정보가 늘어났다고 봐야 한다.
- 최근까지 발표된 당뇨병 약물의 심혈관 안전성 연구결과가 앞으로의 약물 처방 패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나?
약물 간의 선택 기준에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처방 패턴, 즉 치료 지침서가 전반적으로 바뀌는 데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하지만 우선 고위험군 환자를 위한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심혈관 안전성을 입증한 연구들을 소개하는 아주 작은 변화는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ADA 가이드라인은 각 약물의 심혈관 아웃컴 결과를 가이드라인에 반영해 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