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약 챙기고 시간 지키고…환자는 괴롭다"

국내외 임상 속 장기지속형 주사제 역할이 심상치 않다. 날씨예보에 비유하자면 '흐리다 맑음'이라는 표현이 맞겠다. 조현병에서부터 당뇨병까지 그 역할 범위가 점차 확대되면서 효능 및 안전성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발표된 임상연구들을 보면, 같은 시간 같은 간격으로 매일 먹어야 하는 경구 약제와 비교했을 때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경우 당뇨병 환자는 매주 1회, 조현병 환자는 매달 1회 주입으로 질환 관련 증상 개선도가 우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된 평가다.

이에 장기지속형 주사제가 가장 활발히 개발 및 처방되는 조현병과 당뇨병을 대상으로 주사제 종류와 이들의 효능 및 안전성 면에서 어떠한 평가를 받고 있는지 정리했다.

[기획-상] 조현병 '장기지속형 주사제(LAI)' 복약순응도 낮아 재발 위험 높아
[기획-하] 당뇨병 '주1회 GLP-1 유사체'  체중감소 효과도 뛰어나 효과적 치료옵션

 

'장기지속형 주사제(LAI)' 연관 검색어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키워드는 단연 조현병이다.

조현병은 만성 정신건강질환으로 재발이 흔하고 약물치료반응이 떨어진다. 장기간 관해 상태에 있던 환자도 약물치료를 중단할 경우 재발률이 평균 73%에 달한다는 수치가 이를 증명해준다.

이 때문에 낮은 복약 순응도가 문제되는 환자의 재발방지를 위해 1회 투여로 장기간 효과가 지속되는 장기지속형 주사제가 1960년대부터 도입되기 시작했다.

현재 국내에 허가된 장기지속형 주사제에는 △항정신병 약물을 기반으로 한 할로페리돌데카노에이트(할돌데카노아스주사 1mL)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을 기반으로 한 리스페리돈(리스페달콘스타주사 25mg) △팔리페리돈 팔미테이트(인베가 서스티나) △아리피프라졸(아빌리파이 메인테나)이 있다.

4주 1회 투여효과 입증한 팔리페리돈 팔미테이트

이 중 팔리페리돈 팔미테이트(2011년 국내 허가)와 아리피프라졸(2015년 국내허가)은 기존 주사제와 달리 초기에 경구약물을 보충할 필요가 없고, 4주에 한 번 투입하는 치료제로 적응증을 획득했다.

 

특히 팔리페리돈 팔미테이트는 현재까지 다양한 연구결과를 통해 급성기 치료에서 효능을 보였고, 부작용이 기존 약물보다 더 심하지 않으며, 장기적으로 유의한 재발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Schizophr Res 2010;116:107-117].

비순응 조현병 환자를 대상으로 벌인 임상시험에서도 재발방지 및 비용 효과성을 입증했다.

경구용 비정형 항정신약물군에 비해 환자 1명당 기대수명을 약 0.39년 연장하고, 재발률은 약 2.93배 낮췄기 때문. 1년간 발생한 약제비, 입원비, 외래비를 포함한 총 의료비용도 약 451만원으로 519만 원인 경구용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군보다 68만원을 절감시켰다.

치료 중단율 낮춘 아리피프라졸, 2파전 예고

이처럼 탄탄한 임상 근거로 무장한 팔리페리돈 팔미테이트 자리를 위협하는 신상 LAI 제형이 등장했다. 바로 아리피프라졸이다. 아리피프라졸 역시 기존 항정신병 약물보다 환자의 재발을 유의미하게 낮췄다는 2015년 판 근거를 공개했기 때문.

2015년 엘스비어(ELSEVIER)에 게재된 QUALIFY 연구는 조현병 환자 295명을 아리피프라졸군과 팔리페리돈군으로 분류해 비교·분석했다[Schizophrenia Research 2015; 168:498-504].

28주 시점에 비교한 결과 삶의 질(Heinrichs-Carpenter Quality-of-Life 척도)은 비열등성은 물론 아리피프라졸군에서 혜택이 컸고, Clinical Global Impreesion(중증도 척도 및 연구자 설문조사 등)에서도 아리피프라졸이 유의한 혜택을 보였다.

이는 35세 미만 환자에 대한 하위분석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모든 원인으로 인한 치료 중단율도 아리피프라졸군에서 치료 내인성 측면에서의 강점으로 증명됐다.

서울의대 김의태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LAI는 약물 순응도를 높여 조현병 환자의 사회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효과와 안전성에서 경구제와 큰 차이가 없고, 주사제가 입원율·재발률을 막아줘 비용을 감소시켜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 만큼, 보다 많은 환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주사제 처방이 확대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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