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 교수 "고위험군 참여군 많아 극명하게 나타나"

 

리라글루타이드의 LEADER 연구발표를 계기로 GLP-1 유사체 작용제간 심혈관 예방효과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미국당뇨병학회(ADA 2015)에서 발표된 ELIXA 연구에서 릭시세나타이드는 심혈관 예방효과를 입증하지 못한 반면 리라글루타이드는 완벽하게 심혈관 예방효과를 얻어냈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 연구는 올해 ADA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때문에 앞으로 왜 서로 다른 결과가 나왔는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여론으로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은 ELIXA 연구보다 LEADER 연구에 좀 더 많은 고위험 환자가 참여했다는 점과 여러가지 대사적 개선효과가 높았다는 점으로 분석할 수 있다.

실제로 환자 기준을 살펴보면 심근경색 이력 환자들의 비율이 ELIXA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보다 LEADER 연구에 참여한 환자보다 많았다. 각각 참여비율이 22.1%와 31.4%로 차이를 보인다. 또한 뇌졸중 이력 환자도 각각 6.2%와 15.6%로 월등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런 이유로 심혈관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 비안정형협심증 등 복합변수 사건 발생률은 ELIXA 연구에서 거의 동등하게 나온 반면, LEADER 연구에서는 리라글루타이드가 13% 예방하는 것으로 나왔다.

또 심혈관 사망, 심근경색도 ELIXA 연구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던 반면, LEADER 연구에서는 모든 사망 15% 예방, 심혈관 사망 12% 예방, 심근경색 14% 예방 등 일부 주요 개별 항목에서 유의성이 관찰됐다.

대사적 위험요소도 LEADER 연구가 더 많이 포함하고 있다. 두 연구에서 연령과 성비는 유사하지만 당뇨병 이력과 헤모글로빈, 비만도, 혈압 등을 종합했을 때 모두 LEADER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이 더 고위험군에 속한다.

ELIXA 연구에 환자들의 평균 당뇨병 유병기간은 평균 9.4년이며, 평균당화혈색소는 7.6%다. 또 체중과 BMI 지수는 각각 85kg과 30kg/㎡이다.

반면 LEADER 연구에서는 12.8년의 당뇨병 유병기간을 갖고 있었음며, 당화혈색소도 8.7%로 1% 이상 높다. 체중과 BMI도 각각 91kg과 32kg/㎡로 전반적인 비만도 또한 ELIXA보다 더 높았다. 수축기/이완기혈압도 LEADER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의 수치가 평균 6~7mmHg 더 높았다.

그밖에도 고혈압, 관상동맥시술, 심부전, 말초동맥질환, 심방세동 등 여러 심혈관 질환 이력 기준이 서로 다르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유사하거나 더 높다. 따라서 약효군과 위약군간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났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서울의대 임 수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는 "지금까지 연구를 보면 GLP-1 유사체 작용제라 리라글루타이드가 약효면에서 더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조건에서 두 연구의 참여기준이 조금 달랐고, 최종 결과에서 서로 다른 결론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그는 "특히 ELIXA 연구와 차이점은 환자가 약물을 단계적으로 조절할 수 있었던 부분인데, 특히 최대 1.8mg까지 쓸 수 있었다"며 "따라서 ELIXA  연구보다 약효면에서 더 좋았고, 게다가 효과를 보여줄 수 있는 고위험군이 결론을 가른 것으로 보인다"고 첨언했다.

실제로 ELIXA 연구에서 릭시세나타이드군과 위약군간 당화혈색소 차이는 0.27%이었고, LEADER 연구에서 리라글루타이드와 위약간 차이는 0.4%로 나타났다. 또 체중변화도 ELIXA 연구에서 두 군간 0.7kg 차이가 난 반면, LEADER 연구에서는 2.3kg이었다. 혈압 변화도 각각 0.8mmHg과 1.2mmHg 였다.

▲ ELIXA 연구와 LEADER 연구 결과

이번 연구로 앞으로 당뇨병 환자 처방패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당뇨병 환자의 최종 목적이 혈당 안정화가 아닌 심혈관 예방에 초점이 맞춰져 이러한 기능을 보유한 약물들의 처방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약물간 선택기준도 분명해질 전망이다. 같은 인크레틴 기반제제라고 해도 DPP-4 억제제의 경우 심혈관 안전성만 입증한 반면 GLP-1 제제는 안전성 확보는 물론 심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약으로 정의됐다는 점에서다. 게다가 같은 계열이라도 심혈관 예방기능여부에 따라 선택기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변화는 불가피하다는 예견이다.

임 교수는 "엠파글리플로진의 경우 EMPA-REG OUTCOME 연구 이후 현재 미국에서 심혈관 예방 적응증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후 유럽과 아시아가 추가되면 처방 패러다임이 일 가능성이 크다"며 "혈당도 떨어뜨리고 심혈관 기능도 개선시켜주는 좋은 약을 안쓸 이유는 없을 것이다"고 피력했다.

이어 그는 "이전까지 당뇨약이 심혈관 사건까지 낮출 필요가 있느냐라는 보수적인 시각이였다면 이제는 아니다"라면서 "대부분의 당뇨병 환자들이 심혈관 질환으로 합병증 또는 사망하는 만큼 혈당만 낮추는 것은 의미없으므로 심혈관 예방을 입증한 약들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연구 약물인 리라글루타이드는 타 제제와 달리 국내에 출시가 되지 않은 약물이라서 처방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추후 인슐린 디글루덱 성분이 포함된 복합제로 나올 것으로 보여 LEADER 연구의 수혜를 받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ADA 현지 전문언론들은 심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GLP-1 유사체 작용제의 탄생을 축하하는 전문가들의 평론을 쏟아내며 당뇨병 치료제의 처방에 빠른 변화가 올 것이라는 내용을 앞다퉈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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