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폐구균 백신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한국화이자제약이 경쟁사를 상대로 하는 태도가 껄끄럽게 느껴지는 건 기자만의 생각일까?

현재 폐구균 백신은 한국화이자제약의 프리베나13과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신플로릭스 두 종이 판매되고 있다.

표면적으로 경쟁구도이기는 하나 프리베나13가 전체 매출의 85% 가지며 사실상 시장을 이끌고 있다. 한때 1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기도 했으며 현재도 700~800억원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국가예방접종 사업에 포함되며 국공립병원에서 더 많은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시장을 이끌고 있으면 경쟁제품의 홍보활동도 넓은 아량으로 받아줄 만도 한데 그 행위는 덩치에 걸맞지 못하다는 느낌이다. 우선 19A 혈청형에 대한 예방효를 놓고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이 대표적 사례다.

프리베나13는 혈청형 1, 3, 4, 5, 6A, 6B, 7F, 9V, 14, 18C, 19A, 19F, 23F으로 인해 생기는 침습성 질환, 중이염, 폐렴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고, 신플로릭스는 혈청형 1, 4, 5, 6B, 7F, 9V, 14, 18C, 19F, 23F에 대한 침습성 질환, 폐렴예방효과를 갖고 있다.

게다가 프리베나13는 소아와 성인 모두에, 신플로릭스는 소아만 가능해 출발선이 다르다. 혈청형도 부족하고, 대상도 제한적이라서 경쟁에서 밀리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GSK 입장에서는 적극적인 홍보가 그 어느때 보다 절실할 수 있다.

이런 와중 최근 신플로릭스가 19A 형에 대한 유효성 데이타가 추가돼 모처럼 홍보할 기회를 잡고 보도자료를 냈는데 이에 제동을 건 것이다.

19A 형에 대한 유효성 데이타가 "효능효과" 항목이 아닌 "사용상주의사항" 중 "기타" 항목에 들어갔다는 이유로 화이자는 예방효과로 볼 수 없다며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급기야 GSK가 관련 문서를 언론에 다시 보내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는 보는 사람에 따라 해석이 가능하다. 허가 변경 등을 담당하는 식약처 담당자도 유효성을 언급돼 있는 만큼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예방효과로 볼 수 있다며 크게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또 이미 유럽과 캐나다서는 효능효과로 인정받고 있어 외국사례를 언급한다면 문제될 것도 없다.

따라서 넒은 아량으로 봐준다면 경쟁자의 허가사항 추가를 축하해줄 수도 있고, 선의의 경쟁자로 환영해 줄만한테 그런 마음은 생기지 않는 모양이다.

또 최근 경쟁사의 미디어 트레이닝 후 돌연 참고자료를 내며 경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리더로서의 자세라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다.

GSK는 언론인 대상 '커뮤니티(Communi-TEA)'를 진행하면서 신플로릭스의 중이염 효과를 소개하는 자리를 열었는데, 얼마뒤 화이자가 참고자료를 보내며 자사의 제품도 급성중이염 적응증을 보이고 있다고 홍보했다. 누가봐도 쓸데없는 견제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조금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또는 신경이 쓰인다고 해서 타 제약사의 홍보행위에 제동을 걸는 행위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경우는 한번도 없다. 늘 언론의 먹잇감이 되고 결국은 매출을 향한 제약사들의 욕심과 같은 부정적인 인식만 남을 뿐이다.

사사건건 개입하고 작은 것에 집작하기 보단, 시장을 키우기 위한 역할로 상대를 선의의 경쟁자로 인정하고 이러한 부분을 홍보에도 잘 적용해 모두가 승리하는 전략을 짜야하는게 진정한 견제가 아닐까? 노련한 홍보전략이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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