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의사회, 한국 대법원에 화이자 폐렴 백신 독점 이의제기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가 한국 대법원에 화이자의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PCV·제품명: 프리베나13) 특허 승인을 재고해 달라는 내용의 청원절차를 밟고 있다.

7일 의사회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한국 특허법원은 화이자의 프리베나13의 특허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2012년에는 특허를 거절했으나 화이자 측의 재신청 이후 특허 승인을 내준 것.

그러나 프리베나13의 특허는 이미 유럽특허청(EPO) 및 중화인민공화국 국가지식산권국(SIPO)에서 취소됐다. 독창성을 인정받을 만큼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의사회는 "폐렴은 매년 100만 명, 1일 평균 2500명의 아동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질병"이라며 "과평가된 특허는 아동들의 폐렴 감염 예방을 위해 노력하는 개인, 정부, 국경없는의사회를 비롯한 치료 제공 단체들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의사회는 이번 한국 대법원 청원을 통해 과평가된 특허를 뒤집고 많은 제조업체들이 저렴한 프리베나13 제네릭을 개발해 시판함으로써 세계적 경쟁이 늘어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의사회는 한 아이가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한 전체 예방접종 패키지를 접종받으려면 2001년보다 68배나 높은 비용이 들지만, 고가의 폐렴 백신 및 세계 시장의 경쟁 부족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경없는의사회 티에리 코펜스(Thierry Coppens) 사무총장은 "우리 단체는 매일 고가의 폐렴 백신이 야기하는 영향을 보고 있으며, 공중보건에 앞서 과도한 이익을 내세운 결과로 나타나는 불필요한 사망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적정 가격의 고품질 폐렴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이다. 이 백신은 전 세계 취약 아동을 살릴 수 있지만 화이자의 특허와 세계 독점으로 인해 저렴한 백신을 제조해 시판하길 원하는 백신 개발업자 앞길이 가로막혔다"고 말했다.

요르단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소아과의 아나스 쇼르만(Anas Shorman) 박사는 "현장 활동을 하면서 생명을 위협하는 호흡기 감염에 걸린 아동들을 많이 만난다. 더 많은 아동들에게 PCV를 접종하기만 했어도 그 많은 사망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50여 개국이 고가의 백신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인도네시아, 요르단, 튀니지 등 국가의 아동은 폐렴 백신을 구할 때까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프리베나13에 특허에 대한 이의제기는 인도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를 대표해 인도 특허청과 법원을 상대하고 있는 리나 멘가니는 "인도 특허청은 제약회사들로부터 끊임없는 압박을 받고 있다"며 "이 특허는 에버그리닝을 부추길 뿐이고, 기존 7가 백신에 몇몇의 혈청형만 덧붙이는 것으로 기술적 향상이 전혀 관여되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2026년까지 화이자의 독점만 보존될 뿐이다. 제약회사들이 요구하는 사소한 특허들을 승인해 줌으로써 생명을 살리는 의약품과 백신을 전 세계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일이 직접적인 방해를 받는데, 현장의 환자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대부분 특허청은 이를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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