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FDA 안전성 경고 중 심혈관 사건 입증

 

지난해 3월 미국FDA가 테스토스테론의 심혈관 안전성에 대해 경고하면서 남성 호르몬 대체요법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오랫동안 호르몬 요법을 해왔던 남성들은 당장 끊어야 하는지 아니면 치료를 지속적으로 해야하는지 고민인 상황이다. 처방을 내려야하는 의사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논란이 확산되자 같은해 5월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가 남성에서의 테스토스테론 치료와 심혈관 위험도에 대한 성명서를 내고 테스토스테론은 심혈관 위험성과 관계가 없음을 밝히긴 했지만, 사실 장기 투여시에도 안전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아직 그 누구도 시원한 답을 내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남성 호르몬 요법을 하는 중년들이 많아지고, 투약시기도 빨라지면서 장기적 투여시 안전성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다.

이와 중에 얼마 전 열린 미국비뇨기과학회(AUA 2016)서 대규모 인구기반 코호트 연구가 나오면서 장기간 테스토스테론 요법 논란이 서서히 풀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심혈관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 것은 물론 되려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오면서 반전도 일어났다.

관심을 반영하듯 주요 내용이 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에도 크게 실리면서 남성건강분야에서 최근 가장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Volume 4, No. 6, p498-506, June 2016)

▲대규모 인구기반 코호트 연구

이번에 실린 연구는 대규모 인구 기반의 코호트 연구다. 연구 대상자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간 캐나다 온타리오에 거주하는 66세 이상의 남성들이다.

분석을 위해 활용된 데이터는 온타리오 약물정보데이터베이스(Ontario Drug Benefit database)를 비롯해, 캐나다 보건정보연구소(Canadian Institute for Health Information (CIHI) Discharge Abstract Database, 온타리오 보건보험계획 데이터 베이스(Ontario Health Insurance Plan database), 온타리오 심근경색 데이터베이스(Ontario Myocardial Infarction Database), 온타리오 당뇨병 데이터베이스(the Ontario Diabetes Database), 온타리오 암등록데이터 베이스(the Ontario Cancer Registry) 등 방대한데 이는 테스토스테론의 안전성을 검증하겠다는 노력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평가 목적은 테스토스테론과 사망, 심혈관 사건, 전립선 암 진단과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최종 분석에는 테스토스테론 대체 요법군 1만311명과 대조군 2만8029명을 비교 분석했다.

▲평균 5.3년 관찰 결과 심혈관 안전성 관련 없어

테스토스테론 대체 요법군의 평균 관찰 기간은 5.3년(IQR 3.6 - 7.5)이었으며, 대조군은 5.1년((3.4 - 7.4)이었다.

그 결과 테스토스테론은 심혈관 질환을 증가시키지 않는 것은 물론 예방효과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에서 호르몬 대체요법군의 사망률은 대조군보다 22% 더 낮았다(hazard ratio [HR] 0·88, 95% CI 0·84 - 0·93).

테스토스테론 노출과 관련한 연구에서는 다소 흥미로운 결과가 도출됐다. 노출량이 가장 낮은 환자는 대조군보다 사망률을 높은 경향을 보였지만 노출량이 가장 높은 환자군에서는 사망률과 심혈관 사건이 발생이 적게 나타난 것이다.

노출량이 가장 낮았던 환자군은 대조군과 비교해 심혈관 사망을 11% 증가시켰고, 또 심혈관 사건도 26% 증가시켜는 것으로 분석됐지만 이와 반대로 노출량이 가장 많았던 환자군은 사망위험이 33% (HR 0·67, 95% CI 0·62 - 0·73) 감소했다.

또 심혈관 사건은 16%(HR 0·84, 95% CI 0·72 - 0·98) 감소했다(p<0·0001). 즉 단기적으로 심혈관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득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으로 나온 것이다.

그밖에 전립선암 위험도 감소했다. 노출량이 가장 많았던 환자군은 대조군과 비교해 암발생 위험이 40%(HR 0·60, 95% CI 0·45?0·80) 더 낮았다. 그러나 그외 노출량이 적었던 군에서는 이러한 상관관계는 관찰되지 않았다.

▲"장기적 투여 안전하다"

연구를 진행한 캐나다 써니브룩보건과학센터(Sunnybrook 보건과학센터 Health Sciences Centre) Robert Nam 박사는 "FDA의 경고가 있었지만 이번 연구의 결론은 FDA 경고와는 반대였다"면서 "결론적으로 장기적으로 테스토스테론 대체 요법은 사망률을 낮추고, 심혈관 사건을 줄이는 것과 연관이 깊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단기간 호르몬 대체요법군에 대해서는 사망위험과 심혈관 사건 발생이 다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이부분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내에 적용하려면 테스토스테론 수치 검사 필수

이와 관련 국내 비뇨기 관련 학회에서는 테스토스테론 호르몬 요법 전 수치 검사를 우선적으로 시행하고 또 주기적으로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비뇨기과학회 민승기 보험이사(국립경찰병원 비뇨기과)는 "해외 부작용 보고 사례에 따라 국내에서도 호르몬 대체 요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하지만 검사와 관찰만 잘하면 심각한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민 보험이사는 "만일 호르몬 검사를 하지 않고 무작정 투여하는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특히 전립선암 환자를 놓친 후 호르몬 투여는 암을 빠르게 진행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계는 장기전 안전성 문제는 연구를 해봐야지만 국내에서도 적극적인 관찰을 유지하면 해외에서 나온 연구와 같이 장기적 안전성이 확보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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