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가이드라인 발표

 

 

계절적 요인과 미세먼지 확산으로 비염환자가 크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가 임상의를 위한 알레르기비염 진료가이드라인을 내놨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서술형 지침 형태를 벗어나 임상현장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이슈를 중심으로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만들어 실용성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알레르기내과, 소아청소년과,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참여했고, 질문 개발과정도 개원의와 전문의들의 설문조사를 통해 최종 완성했다. 이를 통해 임상에서 가장 궁금해 하는 40개 핵심 질문을 만들었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조상헌 이사장은 "알레르기비염은 대학병원보다 일차 의료기관에서 더 많이 본다는 점에서 이번 가이드라인은 개원의가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간단명료하게 기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서 "향후에는 대한의학회 진료지침개발 권고에 따른 체계적 문헌고찰을 통한 근거중심 내용을 수용하고, 국내 데이터가 보강된  가이드라인으로 보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단검사
가이드라인은 우선 알레르기비염을 의심할 수 있는 특징적인 증상을 맑은 콧물, 재채기, 코막힘, 코 가려움증 중 2개 이상의 증상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경우로 정의했다(근거수준 A). 증상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어 진단에 필수적인 진찰과 검사법은 임상 증상과 병력 청취 및 전비경 또는 내시경을 통한 비강 검진이며 피부단자시험이나 혈청 특이 IgE 항체 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근거수준 A, 강력 권고).

혈청 특이 IgE 항체 검사 시 알레르겐 선택기준은 나이, 병력, 환경, 지역, 직업, 활동 등을 고려해 선정하고, 최소한 집먼지진드기, 반려동물털, 나무, 잔디, 잡초 꽃가루, 바퀴벌레, 곰팡이 등을 포함할 것을 추천했다(근거수준 B, 권고 고려).

구체적으로 2월 말부터 5월까지는 나무 꽃가루, 8월부터 10월까지는 잡초 꽃가루 알레르겐을 검사에 포함시키는 것이 좋고 제주도, 경상도, 전라도 등 남부 지역은 일본삼나무, 우산잔디, 귤응애 알레르겐을 포함시킬 것을 권고한 점이 눈에 띈다(근거수준 B, 권고 고려).

중증도 평가 및 치료 효과 판정에 도움이 되는 검사로는 시각아날로그척도가 유용하며(근거수준 A, 강력권고), 코막힘 정도는 음향비강통기도검사와 비강통검사로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근거수준 B 권고 고려).

이와 함께 식품알레르겐은 알레르기비염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명확히 하면서도(근거수준 A), 꽃가루 알레르겐에 양성인 환자 중 구강알레르기증후군이 있는 경우 특정 과일 또는 채소에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근거수준 A).

 

감별진단
감별진단의 핵심은 알레르기비염과 비교해 국소알레르기비염, 호산구성 비알레르기비염증후군, 그리고 혈관운동성 비염, 비후성 비염, 감염성 비염 등을 구별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국소알레르기비염은 병력과 진찰소견은 있지만 피부단자시험과 특이 IgE 항체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오거나 비유발검사 또는 비즙 특이 IgE 항체검사에서 양성이면 최종 확진을 내릴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근거수준 B, 권고고려).

또한 호산구성 비알레르기비염증후군은 피부단자시험과 특히 IgE 항체 검사에서 음성반응이고, 비즙도말검사에서 호산구가 20% 이상일 때 진단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근거수준 B, 권고 고려).

그 밖에 혈관운동성 비염은 알레르기비염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계절적 변화나 눈 증상이 없고, 비후성 비염은 주로 하비갑배가 커져 있고 코막힘, 콧물, 후각저하 등을 보이는 특징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감염성 비염은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고 발열 등 전신증상이 자주 동반되는 경우로 설명했다.

 

동반질환
동반질환의 핵심은 알레르기비염이 있는 성인과 소아가 천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것인데 가이드라인은 일반인에 비해 3.5배 높기 때문에 발병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에 따른 천식검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구강알레르기증후군 진단으로는 상품화된 식품 추출물을 이용한 피부단자시험, 혈청 특이 IgE 항체 검사, 생과일, 채소를 이용한 prick-to-prick 검사를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근거수준 B, 권고 고려).

 


2세대 항히스타민제 강력권고
중이염·부비동염 동반 땐 항생제 사용 가능…
코막힘엔 비강내 스테로이드제 가장 효과적

치료
알레르기비염 치료는 임상의가 가장 궁금해 하는 핵심 부분이다. 때문에 회피요법, 약물요법, 면역요법, 수술요법, 기타치료, 특수 상황 치료로 나눴고 다시 각각의 핵심질문으로 구성하는 방식으로 완성했다.

회피요법
먼저 회피요법은 말 그대로 원인 알레르겐을 없애는 것을 말한다. 가이드라인은 근거는 부족하나 반려동물 유발 알레르기비염이 있는 경우 키우지 않는 것을 권고했다. 그 외에 곰팡이, 바퀴벌레 등 주변환경 개선만으로 실내 관련 알레르겐 농도를 줄일 수 있고 특히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점에서 추천했다(근거수준 C, 권고 고려).

약물요법
▶ 항히스타민제
치료약물의 핵심인 항히스타민제 사용과 관련해서는 1세대보다는 2세대를 강하게 권고했다(근거수준 A, 강력권고). 항히스타민제로 치료효과가 없는 경우 증량이나 두 가지 종류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비강 내 스테로이드제 등 다른 치료약제의 병용을 권장했다(근거수준 C, 권고고려).
현재 2세대 항히스타민제는 로라타딘(loratadine), 데스로라타딘(desloratadine), 세트리진(cetirizine), 레보세트리진(levocetrizine), 펙소페나딘(fexofenadine) 등이 있다. 이들은 H1 수용체에 더 선택적이며, 혈뇌장벽 통과가 상대적으로 적어 다른 약제와 병용치료 시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 감기가 있는 경우 2세대 항히스타민제 효과는 약하나, 직업상 집중을 요하는 경우 처방 가능하다고 했으며, 비알레르기비염 치료 또한 효과가 약하지만 비강 내 항히스타민제는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는 알레르기비염의 중요한 염증매개체인 류코트리엔이 수용체에 작용하는 것을 차단하는 약제다. 따라서 알레르기비염 환자에서 코 증상과 눈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는 약제로 널리 쓰이고 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도 알레르기비염 치료에 사용할 것을 적극 추천했다(근거수준 A). 다만 항히스타민제제와의 병용투여 시 상승효과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는 상태임을 감안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사실상 처방권고를 하지 않은 것이다.

▶ 스테로이드 제제
스테로이드제제는 사용상 논란이 많은 만큼 다른 약물과 비교해 관련된 질문도 많다. 모두 6개로 구성돼 있다.
우선 핵심은 비알레르기비염 치료 시 비강 내 스테로이드제 효과 여부인데 가이드라인은 효과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근거수준 A, 강력 권고).
이어 알레르기결막염이 동반된 알레르기비염 환자에서 비강 내 스테로이드제와 스테로이드 점안액을 같이 사용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에 대해 가이드라인은 비강 내 스테로이드제제와 다른 비염 치료 약제를 사용했음에도 결막염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단기에 한해 점안액을 사용할 수 있지만(근거수준 B, 권고 고려), 장기간 사용할 경우 녹내장, 백내장, 눈 감염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강 스테로이드의 전신적 부작용은 없다고 평가했다. 전신흡수가 거의 없어 시상하부-뇌하수체 축에 영향이 없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고(근거수준 A), 아울러 소아의 최종 신장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
알레르기비염 치료에 경구제제를 사용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비강 내 스테로이드제 사용에도 조절되지 않는 환자로서 단기간 사용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근거수준 C, 권고고려). 이는 단기간 사용 시 전신 부작용은 거의 없다는 근거에 따른 것이지만 소아, 임산부 및 스테로이드 금기 환자는 주의할 것을 명시했다.
또 최근 중중 알레르기비염 환자에 고용량 스테로이드 근육주사를 사용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았다(근거수준 D, 권고하지 않음). 근거가 없고, 부작용과 합병증이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 혈관수축제
국소 혈관수축제는 일주일 이내로만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 부가적으로 7일 이상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알파 교감신경 수용체의 하향조절로 인해 반동성 비갑개 비대를 유발하므로 장기적인 치료제로 추천되지 않는다고 단서를 달았다.

▶ 실전 사용약물
실전사용은 임상의가 실제로 약물을 사용할 때 가장 많이 궁금해 하는 내용을 별도로 구성한 것이다. 따라서 실제 처방 시 핵심적인 질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두 세 개로 구성돼 있다.
우선 알레르기 약물인 항히스타민 치료 시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인가에 대해 가이드라인은 간헐적 치료보다 알레르기염증과 증상 조절에 더 효과적으로 봤다(근거수준 B, 권고고려). 다만 부작용을 고려해 2세대를 권고했고, 무조건적인 지속 유지치료보다는 환자 특성에 따른 맞춤 치료를 권고했다(근거수준 D, 강한 권고).
비강 내 스프레이제 효과는 분무 후 4~7일 이후에 나타나므로 간헐적 치료는 적합하지 않고, 계절성 알레르기비염에서는 꽃가루가 날리기 2~4주 전부터 끝날 때까지 지속적으로 치료를 유지할 것을 강조했다.
두 번째 실전질문은 알레르기비염 치료 중 감기에 걸렸을 때 어떻게 치료하느냐는 부분인데, 기존 알레르기 치료를 유지하면서 증상에 따라 대증적 치료를 추가하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근거수준 B, 권고 고려). 특히 중이염이나 부비동염 동반 시 필요에 따라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마지막 실전질문은 알레르기비염에서 코막힘이 심한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 비강 내 스테로이드제는 코막힘 치료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경구 혹은 국소 혈관수축제, 또는 비강 내 항히스타민제를 3~4일 이내로 단기간 사용하는 것도 코막힘 증상을 빠르게 해결하고, 비강 내 스테로이드제의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근거수준 B, 권고 고려).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만성 코막힘이 있는 경우에는 하비갑개 부피를 감소시키기 위한 수술적 치료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근거수준 B, 권고 고려).

면역요법
면역요법의 핵심은 피부단자시험 혹은 IgE 항체검사를 통해 원인 알레르겐 노출과 증상 간의 연관성이 증명된 알레르겐을 찾는 것이다. 가이드라인은 알레르겐 선택방법에 대해 효과가 입증된 알레르겐은 나무, 잔디, 잡초 꽃가루와 집먼지진드기, 동물털, 일부 곰팡이로 정의했고, 다수의 알레르겐에 감작된 환자에서는 한 종류 혹은 가능한 적은 숫자의 알레르겐을 포함시킬 것을 권장했다(근거수준 C, 권고고려).
아울러 설하면역요법도 피하면역요법만큼 알레르기비염에 효과가 있고, 특히 천식 발생과 새로운 알레르겐에 대한 추가 감작을 예방한다고 추가적인 이점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신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어 새로운 옵션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근거수준 A).
면역요법의 적정 치료기간은 3~5년 이상으로 명시했다(근거수준 A, 강력권고). 3년 이하로 시행한 경우 그 이상에 비해 재발위험이  높아진다는 근거를 반영한 결과다. 또한 치료기간이 길 경우 치료 중단 효과도 더 오래 지속된다고 밝혔다.

수술요법
알레르기비염에서 수술이 고려되는 경우는 적절한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고 하비갑개의 비대가 심해 코막힘 증상이 심한 경우와 비중격만곡이 동반돼 있는 경우로 제한했다(근거수준 B, 권고고려). 충분한 치료를 우선하고 차선책으로 선택하라는 의미다.
특히 알레르기비염 환자에서 비중격만곡이 동반된 경우 비갑개 수술과 함께 비중격교정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근거수준 B, 권고 고려).
단 대상이 학령 전기나 학동 초기(초등 저학년)인 경우는 무작위 대조군 연구가 없다는 이유로 사실상 권고하지 않았으며, 학동 후기(초등 고학년) 소아 중 수술 후 처치에 대해 협조가 가능한 환자들에 대한 제한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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