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의약단체장 상견례…공급자, 경영 어려움 및 수가협상 구조 개선 호소

▲ 국민건강보험공단과 6개 의약단체장은 10일 상견례를 갖고 본격적인 내년도 수가협상 수싸움에 돌입했다.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2017년도 유형별 환산지수 계약(이하 수가협상)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과 공급자 6개 단체 간의 상견례를 시작으로 치열한 수싸움에 돌입했다.

건보공단은 10일 서울가든호텔에서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약사회 등 6개 공급자단체와 상견례를 가졌다.

이날 건보공단 성상철 이사장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7조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건강보험 누적흑자를 기록했지만, 기획재정부의 추계에 따르면 오는 2025년 재정은 고갈될 우려가 있다”며 “가입자와 공급자, 건보공단이 함께 논의해 건보재정 안정화를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급속한 고령화로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이에 따른 노인진료비가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성 이사장은 “국민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서로 지혜를 모으고 OECD 국가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보장률 강화를 위해 힘을 쏟는다면 이번 수가협상에서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가 제일 어려워”
이날 상견례 자리에서 공급자 단체들은 각자 서로가 가장 어렵다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은 “최근 10년간 의원급 의료기관의 요양급여비용 증가율은 5.4%로 전체 대비 66%에 불과하며, 진료비 점유율은 매년 감소추세에 있다”며 “특히 2015년 진찰빈도는 전년 대비 2%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추 회장은 “이 같은 상황은 의료계가 저수가를 메우려 근무시간을 늘리고 노동 강도를 높이는 데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정보상, 적정수가로 가능하다. 올해 수가계약은 일차의료 활성화에 중점을 뒀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한병원협회 박상근 회장은 “보장성강화 정책으로 병원계의 살림살이가 나아졌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관행수가의 75% 수준으로 수가가 책정되면서 사실 더 어려워졌다”면서 “그동안 곳간을 채워왔으니 이제는 풀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대한약사회 조찬휘 회장은 “약국들은 마진이 전혀 없는 전문의약품을 2.5%의 카드수수료를 부담해가며 운영 중이며, 이로 인해 매년 0.9%씩 신규개업 약국의 수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의사들의 잦은 처방변경으로 인한 불용재고약 손실은 연간 56억원에 달하며, 이에 따른 영업이익도 2007년 13.8%에서 2014년 9.9%로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조 회장은 “건보공단은 해답은 현장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동네약국의 실상을 들여다보는 연구를 통해 실상을 파악하고 협상에 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가협상, 합리적 개선 필요”
이날 상견례 자리에서 공급자 측은 수가계약 구조의 합리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병협 박상근 회장은 “건강보험 발전과 건보재정의 안정화는 공급자들도 함께 노력해야 할 사안”이라며 “건보공단은 재정운영위원회에 공급자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한한의사협회 김필건 회장은 “보다 합리적인 수가협상을 위해서는 수가협상 논의 구조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며 “밴딩 폭을 공개하고 서로 논의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 건보공단은 좀 더 오픈마인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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