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택 교수, 인공지능, 보다 정확한 진단-의료비 절감 가능

다가오는 ‘알파고’ 시대에 의사들이 살아남으려면 기존 질병과 진단 및 치료방식보단 윤리적, 환자와의 관계 등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세의대 전우택 교수(의학교육학과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지난 2일 대한의사협회에서 진행된 의료윤리연구회 55차 강의에서 ‘인공지능시대와 의료 프로패셔널리즘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 통해 이같이 밝혔다.

최근 이세돌 대 알파고라는 세기의 바둑 대결 이후,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고, 의료계라고 예외가 될 수 없는 상황이다.

전 교수는 “인공지능이 의료계에 접목된다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물론 국가적인 의료비 절감도 가능할 것”이라며 “현재 미국은 의료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할 경우 전체 의료예산의 8%를 절감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IBM의 ‘Watson’을 예로 들었는데, Watson은 자연어 형식으로 된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지난 2011년 2월 전설적인 퀴즈의 달인들을 물리친 바 있는 슈퍼 컴퓨터다.

그는 “Watson은 환자의 증상, 약물치료 반응, 의료기록 분석을 통해 더 나은 진단을 가능케 하며, 최신 치료 정보를 분석해 조합된 방법을 제안하고 약물 상호 작용의 정보까지 제공해 의사의 인식적 오류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Watson은 세계 10여개 암 연구소들과 맞춤형 치료 활용 프로젝트로 DNA 정보 및 개인별 유전 정보를 해석하고 치료 가이드라인을 검토 중이며, 우리나라의 경우 국립암센터가 IBM과 계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인공지능의 발달이 의사들의 역할과 영역을 축소시키는 결과를 낳지 않을까? 이 물음에 대해 전 교수는 ‘의사들은 살아남을 수 있다’라고 답변했다.

의사가 살아남는 이유에 대해 ▲예외적이거나 불의의 사고 대처 ▲새로운 질병에 대한 연구 ▲환자에 대한 인간적 접근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대응 ▲오류에 빠지지 않도록 컴퓨터 균형 제어 ▲인간의 진화에 따른 컴퓨터의 업데이트 ▲돌발적 한계상황 대처 등 7가지 이유를 들었다.

기존 질병과 진단 및 치료방식에 집중하기 보다는 논리적, 윤리적, 환자와의 관계, 치료 과정에 집중하는 것으로 의사들의 역할이 바뀔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지금 같은 발전 속도라면 향후 단 한 번의 스캔으로 모든 질병을 제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며 “이에 대한 적응, 환자와 과학기술의 중간 매개역할을 의사들이 해줘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빅데이터로 의료가 효율적인 부분도 생기겠지만 정책에 있어 경제적 효율성을 따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 환자의 현실과 동떨어진 판단을 하게 될 수도 있다”며 “의사들이 이를 주도할 수 있게 더 큰 역량을 모아야할 때”라고 조언했다.

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라 미국 유명 의과대학 교육의 형태도 변화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전 교수에 따르면 듀크나 허버드는 1학년 때 모든 기초교육을, 2학년(기존보다 7개월 일찍)부터 장기간 환자와 동료들과 관계를 경험할 수 있는 임상실습을, 3~4학년부터는 인공지능 시스템에 맞춤형 의사를 내놓기 위해 근거 등을 리서치하는 데 집중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연세대 3년 전 도입했고 최근 인제의대가 도입을 시작했다. 전국 대학에서 10년 안에 따라올 것으로 예측된다”며 “추후 강의시간과 평가,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을 바꾸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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