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리타존 계열 당뇨병 치료제인 피오글리타존이 방광암 유발 오명에서 완벽히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몬트리올 주이시종합병원 Marco Tuccori 박사팀이 "당뇨병 환자 14만 여명을 대상으로 한 결과 피오글리타존 복용 환자에서 방광암 위험이 63% 가까이 상승했다"고 밝혔기 때문. 이번 연구결과는 BMJ 3월 30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000년 1월부터 2013년 7월까지 새롭게 당뇨병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를 받은 14만 5806명을 대상으로 약물별 암 발병 위험도를 약 4.7년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피오글리타존을 복용한 당뇨병 환자의 방광암 발병 위험도는 63%까지 상승했으며, 연구기간 중 622명이 새로이 방광암 진단을 받았다.

세부적으로 보면, 피오글리타존 복용군이 그렇지 않은 군과 비교했을 때 방광암 발병률이 10만 명당 121명 꼴이였다(hazard ratio 1.63, 95% CI 1.22-2.19). 복용기간이 길고 복용용량이 많을수록 그 위험은 더욱 상승했다는 게 연구팀의 부연이다.

단 같은 계열인 로시글리타존은 방광암 위험증가와 무관했다(HR 1.10, 95% CI 0.83-1.47).

Tuccori 박사는 "몇년 간 피오글타존의 방광암 유발 여부를 둘러싸고 상반된 연구결과들이 나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존재했다. 이번에 명확한 사실을 규명하기 위해 영국에서 당뇨병 치료제를 처방받은 환자 수십만 명의 데이터를 추적관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번 연구에서 대상군의 식이요법·운동요법 여부, 암 가족력, 인종 등을 확인하지 않는 등 제한점은 있다"면서 "하지만 피오글리타존을 복용한 환자 상당수에서 방광암이 진단됐거나, 위험이 상승한 점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메사스추대학병원 David Nathan 박사도 한 외신(medpagetoday)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연구는 이전 연구들과 비교했을 때 연구디자인부터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까지가 한층 더 체계적으로 설계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연구결과 발표가 가져올 향후 분위기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평했다.